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No. 630
Read: 10363, Vote: 13, Date: 2008/05/12 12:54:34
글 제 목 달팽이가 해낸 마라톤 완주
참가대회 2008 경향신문 마라톤
작 성 자 박진홍 (oepjh2329@naver.com)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kmcmarathon (Visit : 620)
카테고리 풀코스


달팽이가 해낸 마라톤 완주!!

                          박   진   홍

난 꼴찌 달팽이 아줌마.

아담한 작은 키, 나이 마흔에서 열손가락 중 다섯 손가락 하고도
몇 개 더 꼽아야 되는 나이, 100미터 달리기조차 힘든 약골의 체력
초등학교 시절 3등까지 손등에 찍어주는 스 템 퍼 도장 한번 받아 본적
없었다. 늘 꼴찌 다보니 당연히 상품으로 주는  
내차지의 그 흔한 공책 한권 당연히 없었다..
이쯤 되면  왜 내 별명이 달팽이 인줄 아시겠죠?

마지막 학창 시절과 갓 처녀가 되서 살았던 서울시흥이란동네는
그 이름만으로도 날 설레게 하는데. 어느 날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가나다마라톤카페. 그곳 회원님들과의 만남이
내 생애 잊을 수없는 대망의 마라톤풀코스 완주로 이어진다


풀코스 완주목표 당찬 결심을 했지만....

약 2년에 걸쳐서 10키로 세 번, 하프 네 번 참가 등등
차근차근 훈련을 쌓아왔죠  그야말로 달팽이처럼 아주 천천히
나의 목표를 높여 갔지만 그러면서도 난  풀 완주만큼은 내가
오를 수 없는 것이라 여겼였다

그러면서도 마라톤 이란 것을 한다면 언젠가 한번은
풀코스를 도전을 해야 하지 않느냐 는 회원님들의 권유와
내 가슴속에서 자라던 느림보 달팽이의 달리기 욕구가 드디어
2008년 4월 13일 경향마라톤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다
그 후 금년2월 들어서  본격적인 30키로 장거리 훈련 두 번을
소화했고 언덕훈련 등등 한달 200키로를 넘는 훈련에 임했더니
입술이 두 군데나 터지는 평생 처음 사고?를 접한다

더 큰 적은 대회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에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또 다른 나와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급기야 대회 일주일 전
감기몸살이 찾아오더니 3일을 남겨놓고는 장염에 걸리기까지...
그동안 고생하며 준비해왔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닌가
허망감에 심약한 달팽이는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제8회 경향마라톤 풀코스 부문 스타트 라인에 서다

일요일 비가 온다는 뉴스에 잔뜩 걱정을 했지만 새벽 6시경 몇 방울
떨어지던 비도 멎는다 맞아 하늘이 나를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랬을 것 같다 나 역시 전날 잠을 못자고 뒤척이고...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감기몸살에 달린 다는것 사실 자신없었다.
그러나 오늘 나의 첫 풀코스 도전에 함께 달려주기로
회원 세분이 함께 하고 있는데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회원님들은 나의 몸 상태를 잘 모르시고 4시간 59분을 목표시간을
잡는데 사실 나는 완주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되니 출발 포성이 울린다.  “그래 나는 풀코스 참가자다.”
이왕 저지른 것 한번 해보는거다. 처음으로 하프, 10키로 참가자들을
내 뒤에 두고 달린다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훗훗 작은 미소를
느낄때 이미 내몸은 북강변 도로위를 씽씽 아니...쪼물딱 쪼물딱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마라톤 풀코스 고통의 극치 감을 맛보다.

5키로 쯤 지났을까? 긴장감이 풀리는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출발 전 해결했는데 이게 웬 일이람 ! 미안해서 말을 꺼내기 어려웠지만
경혜님께 살짝 말했더니 얼른 다녀오라고 한다. 일을 보고 나오니 내뒤를
따라오던 5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민준님, 성오님이 재촉한다. 5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놓치면
오늘 5시간 내 완주목포는 물 건너 간다고 .....속으로 말했다
“오늘 완주만 해도 좋겠다고”

아리수!!
한강의 옛 이름이란다. 일년에 단한번 경향마라톤 참가자 들에게만
온전하게 도로를 내준다는 강변북로정말 경치가 좋다지만 내 눈에
그런 게 들어오지 않는다. 자동차만 달리는 이곳을 내발로 직접 달려보는
기분이 어떠냐 다들 묻는데. 그런거 느낄 여력도 없었다
출발부터 무겁던 몸이 좀체 풀릴 생각을 안하더군요 런하이 그런 것
나에게는 없었다  지나는 다리 이름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민준님
그러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어서 반환점이 보였으면 하는 마음뿐
15키로가 지나자 슬슬힘이 들기 시작한다 반환점도 아직 오지 않았는데 언제나 갈까, 오늘하루가 언제나 지날까, 갑자기 머릿속이 캄캄해 진다
그무렾 멀리 반환점이 보였다 나의 비축된 힘중 절반만 썼어야
될 것 같았는데 이미 다 써버린 듯 힘이 없다. 여기서 끝이람 얼마나좋을까.

“반환점을 돌면 이젠 거리가 계속 줄어드니 더 힘이 날거라고”
경혜님 용기를 주지만 제 대답은 “저 완주 못할 것 같아요 지금 너무 힘이 들어요“
경혜님 들은 체도 안 한다. 아마 무언의 회초리였으리라.
만약 거기서 경혜님이 날 위로 해 주셨다면 더 힘들다고 주저앉았을지도  
모를일.....나중 말씀들 해주시는데 힘들어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모두들
오늘 완주나 제대로 할 수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하셨단다.


이렇게 힘이 들어도 마라톤 그만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 었 다

30키로를 넘어서면서 급수대가 있는 5키로 마다 10초 동안 걸을 수
있게 해 주신다고 용기를 주신다 얼른 30키로 에 도착해 조금이
라도 걷고 싶었지만 이제는 내몸속이 힘이 이미 모두 빠져버린 것 같
았다 30키로를 두 번씩이나 훈련해봤으니 30키로까지는 힘들지
않게 갈수 있을 줄 알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연습했을때 보다 더 힘들었다. 30키로 지점까지 어떻게
달려왔는지 모르겠지만 급수대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약10초간 걸었다
꿀맛 같았던 10초의 여유 그러나 뒤에서 다시 달리라는 불호령이 떨어
지는데 정말 죽을맛 이란 것이 바로 이맛 이야 라고 느껴진다

30키로 통과 지금부터는 내가 평생 한번도 달려보지 않은 길이다
힘들어 찡그린 모습 보여 주기 싫어 모자를 푹 눌러 써본다
또다시 속도가 쳐지기 시작했던가보다 민준님이 뒤따르며 한마디 하신다.
풀을 완주하는 동안 수없는 고비가 온다고....
그 고비를 넘겨야 만이 진정한 마라토너가 될 수 있다고......
다들 그렇게 이겨내서 완주 하는 것 이라고....
고통스러우면 차라리 울라고... 울면서 뛰라고....채직내리시는  민준님
성오님은 당근을 주신다. 정말 대단하다고....할수 있다고...힘내라고..
당근과 채찍에 다시한번 이를 악물어 달리고 또 달렸다.
35키로 표지판을 넘어서면서 올때 까지 온 것 같았다
  그야말로 한계상황..
그러나 35키로 지점부터가 진짜 마라톤이라고 그러는데
정말로 지금까지 느껴왔던 고통과는 전혀 또 다른 숨이 막힐 것 같은
괴로움이 엄습한다
다리에 감각이 전혀 없었고  그냥 밀려가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제발 누가 건드려 줬으면 좋겠다
그저 픽~ 쓰러져 눕고 싶은
생각 뿐밖에 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발목 접지른 것처럼 주저앉아 버릴까!
배가 아파서 도저히 못 뛰겠다고 핑계를 대볼까!  
아~ 남은 거리  7키로 어떻게 가야할지
7키로 가아닌 70키로가 남은 것만 같았다 그때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 지금 내가 왜 뛰고 있는 거야?”



달팽이 천신만고 끝에 42.195 여행길을 끝내다.

40키로 표지판앞을 지나간다.  성오님이 이제 굴러서라도 갈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이제 다 왔구나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나와함께
내 옆에서 달려주고 있는 민준님, 성오님, 경 혜님이 그제 서야 눈에
들어 온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 마라토너가 되었기에 힘이 안들줄 알았다
그러나 그들도 굵은 땀방울을 연신 쏟아내고 있었기에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나에게 이소중한 휴일을
내 옆에서 이렇게 힘든 고통을 함께해주는 그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5시간여의 긴 여행을 마치면서 이제야 느끼다니 참 염치도 없다

민준님 카메라 들고 뛰시며 나의 모습을 계속 카메라에
담느냐 바쁘셨고, 성오님 급수, 의무역할 하시느라 고생하셨고,
경혜님 집에서 꿀물까지 챙겨와 배낭에 담아 메고
달리시면서 구간마다 지치지 말고 힘내라고 챙겨 먹여주면서
달팽이 같은 나와 동반 주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고마움이 한꺼번에 느껴지고 있을때 멀리 피니 쉬 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심장은 터질 것같이 벅차오르고 목에선 무언가가
울컥거린다 눈앞가득 뿌연 것이 커튼을 치며 고이기 시작한다.
삐~~~익 5시간의 고행길을 축하하는 빵빠레가 너무 보잘 것 없나?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단다.  4시간 57분 07초 목표했던 5시간내
기록을 달성했고, 내년 동아마라톤 참가 자격도 획득했단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생애 첫 번째 풀코스 완주 아니던가?


달팽이가 이루어낸 환희의 풀코스 완주 에필로그

회원님들과 조촐한 알 콜 축하 파티를 했다.
그토록 달릴  때 힘이 들던 것이 완주 후엔
5키로 달린 것 보다 더 기운이 나고 피곤함도 없다.

이제 나는 개선장군이 되어 집에 천안으로 돌아간다.
의기양양 하게 플랫 홈 에서 나의 황금마차(기차)를 기다린다.
누군들 내가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토너 인줄 모르겠지만
그냥 어깨가 으쓱 해진다
새마을호가 도착한다. 휴일인 탓에 좌석이 없었지만
다섯 시간을 달렸는데 1시간가량 서서가는 것이 뭔 대수랴~
출입문 한쪽에 서서 다시금 나의 완주 메달을 슬며시 꺼내본다.
대견한 나에게 다시금 감사 하며, 그리고 피니 쉬 라인에
들어섰을 때의 격했던 감정의 모습들이 떠올라 다시 눈물이 난다
마침 내곁을 지나던 역무원 아저씨가 다가와 말을 건네다..

“마라톤 뛰셨어요? 아!메달 이군요 풀코스 완주하셨군요
내 가방을 빼앗듯이 받아들고 따라오라 한다.
“힘드실 텐데 여기 앉아 가세요”
마라톤을 해본 경험자인 듯 그 역무원의
호의에 뜻하지 않게 역무원전용 의자에 앉아 왔다.
천안 역에 다다르자 그 역무원아저씨 내 가방을 들어주며 열차에서
내려 잘가시라 인사 까지 하며 배웅을 잊지 않는다.
정말 고마운 그 역무원에게 다시금 감사 인사드리고 싶네요

앞으로도 나는 달팽이 실력으로 계속 달릴 겁니다
지금은 라르고(아주느리게) 실력 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실력밖에 되지 않겠지만...
프레스토 같은 빠르기의 실력이 될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는 나도 아다지오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을까도 싶네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 달리고 싶어요 그냥 아주 편하게...

x털팽이
121.164.18.219
달팽이님 다음에도 대회참가기 부탁합니다. 08/05/13
내적갈등
61.73.97.159
짝~ 짝~ 짝~ 짝~ 짝 저도 아직 왜 달리는거지? 명쾌한 대답을 못찾아서 계속 구르는중입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즐런하십시요 08/05/13
강성오
125.133.93.141
줄리님 그날에 감동이 다시한번 느껴집니다.
도전은 아름답고 도전이 끝나면 우리모두는
저세상사람이 되겠지요.도전은 게속된다."홧팅" 줄리님
08/05/14
부산맨
210.103.83.29
진한 감동이 느껴지며 첫 도전을 훌륭하게 완수하셨네요.
나의 마라톤 첫 출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요. 언제나 초심 잃지 마시고 즐런하시기 바랍니다.
08/05/15
도ㄹ
210.95.187.43
역시 줄리지부장님! 달리는 실력만큼이나 후기도 맛나게 쓰시는군요
생생한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다음에는 더 큰 도전과 감동 느끼시기를 바랍니다.........힘.
08/05/15
아짐이
59.4.17.104
당신은 이미 승리자 이십니다.. 제가 5년전 마라톤을 처음 접했던 그때가 생각 납니다..감회가 새롭습니다..가슴 뭉쿨함이 밀려드네요.언제나 건강하시고 즐런 하시길바래요..40대초반 달림이 아짐이... 08/05/18
얼씨구
125.176.246.164
성북마라톤대회에서 하프3위에 입상하셨지요? 성북일보에 났더군요 축하드립니다
멋진 후기 잘 읽어 보았습니다.
08/05/19
홍영인
211.255.188.234
진한 감동과 울컥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달림이 입니다~처음 30키로를 뛰고 힘들어 했었는데.......대단하시네요~장하세요~~구구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군요~~ 08/06/17
전~~하
61.81.248.194
그 대회 저도 참가 해 달렸어요 축하합니다 지금도 왜 뛰는지 모르고 뛰고 있습니다
아침에도 중마를 위한 연습으로 8km 뛰고 출근했구여.... 그래도 친구나 도우미가
있었어니 힘이 났겠어여 저는 혼자 했는데 그때 그기분 지금도 생생합니다
11/10/26
달림이
220.71.233.15
아직 하프도 중간에 몇번걸었는데 저도 풀코스 도전하고 싶네요~
멋진완주 축하합니다~
11/12/01
이경우
203.228.38.125
눈물이 핑 도네요.......부상없이 오래 오래 달려 보입시더.^^ 08년 작성하신글을 이제사 보네요. 11/12/30
윤현주
175.196.71.189
정말정말....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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