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No. 631

Read: 2543, Vote: 12, Date: 08/05/12

	글 제 목		인제 내린천 마라톤...

	참가대회		인제 내린천 마라톤

	작 성 자		황태식 (hts55@hanmail.net)

	카테고리		풀코스



	밤 1시 넘어 잠자리에 들게 되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될까 봐 마음 졸이게 된다. 5시에는 일어나야 차 시간에 닿을 터이니...<5시기상>을 주문처럼 외워 본다...그러다 번쩍 눈을 뜨니 5시 15분전...이만하면 대성공이 아닌가...? 언젠가 공부하러 갔다가 선배뻘 되시는 분이 자기는 언제나 일어나자 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일어난다..고 우세 비슷이 하시던게 생각난다...뭐 나이들면 다 하게 되는 거 아닌가...? 속으로 떨 떠름하게만 받아 들였는데..하하 나도 이제 그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가...? 스친다. 대충 식사하고 짐챙겨 잠실에서 버스를 탄다. 마침 옆자리가 지난 번 대회에서 안면 있는 분이라 이것 저것 재미난 이야기에 홍삼 절편도 얻어 먹고...주최측에서 나눠 준 김밥까지 먹으니 배도 든든하지만 맘도 든든해진다...히딩크 감독이 정신력이란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반드시 강한 체력에서 나온다 해서 공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비슷한 차원일 것인가...? 잠시 눈을 붙이니 인제 운동장인데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게 눈부신 신록이며 전면에 우뚝 솟은 늠름한 산봉우리가 아닌가...? 식전행사 에서 전통 무용과 태권도 자세를 결합한 듯한 몸풀기가 인상적이다...배경 음악도 그렇고...난삽한 서양음악이 주지 못하는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베풀어 주듯하는 점이 그럴법 하지 않은가...? 지난 해보다 참가자가 적은 듯 하니 전국적으로 매우 많은 대회가 여러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기 때문인가...? 나는 <하늘 내린 내린천>이 너무 좋아 다시 찾은 건데...9시30분 드디어 출발이다. 얼마 되지 않아 10분 뒤 출발한 하프 주자들이 무수히 추월해 가며 가쁜 숨을 몰아 쉬는데 나는 발밑에 내려보이는 인제천 에만 마음을 빼앗긴다...작년보다 수량이 많이 줄어 든 것은 왜일까...? 레프팅 하던 사람들 구령 소리가 아직도 마음속에 아련히 들리는 듯 한데 금년에는 아직 시즌이 시작하지 않은 걸까...?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새겨 본다. 아무튼 <하늘 내린 내린천> 이란 이름에 걸맞은 천변경개는 무한한 감동을 안겨 준다. 양안이 완전 산악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산그늘이 그윽히 뿜어주는 서늘한 기운에 맑디 맑은 공기가 더 없는 치유와 격려를 베풀어 주고 마음은 한없이 자유스럽고 편안하며 즐거워 진다... 펀런이란 게 단지 기분 만으로 되는 건 아닐터이고 이리 자연경관과 청정한 공기가 갖추어지고서야 진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닐손가...? 새삼 감탄하게 되는 것은 공기가 워낙 맑으니 더위마저 반감된다는 점이다. 반환점이 작년보다 상당히 앞당겨져 있어 부담을 덜어주는데...그렇다면 작년이 잘못된 것인가...? 금년이 잘못된 것인가...? 석연찮은 기분이 든다. 아무튼 걸음을 되돌리고 처음으로 물 한 모금한다. 지난주에는 후반에 너무 많은 음료를 마셔 완전 퍼지고 말았는데...오늘은 자제해야지 다짐한다. 술이 술을 부르듯..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다음에는 더 많이 마셔야만 만족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다행히 아침을 든든히 먹어 두어선지 그리 허기도 없이 그리 많이 지치지도 않고 고르게 달리다 보니 어언 30킬로도 지나고... 문득 내려다 본 내린천에 레프팅 팀들이 서넛 보여 눈 요기감이 된다. 아직 수량이 못 미치니 그리 다이내믹한 물살을 느끼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별 쓸모 없을 남의 걱정까 지 다 해주며...내린천과 작별하고 40킬로 이젠 도심으로 접어든다. 한둘 골목에서 불쑥 솟아 나오는 차량에 신경 쓰인다. 그러고 보니 종일 차를 그리 만나지 못했던 거 같네...홍보 등이 대형대회에 미치지 못하였지만 참으로 훌륭한 코스가 아니었던 가? 재삼 방점을 찍어 두게 된다. 자봉하시는 학생, 아주머니들 인심도 순박하고... 멀리 하늘에 에드 벌룬이 눈에 들어 오자 마지막 스퍼트...남은 힘을 다 쏟아 낸다... 텅빈 트렉을 힘차게 질주...4시간 8분대...라는 사회자 의 맨트에 만족한다...뭐 기록이 그리 훌륭한 건 아니지만 어떠랴...? 정말로 즐겼던 마라톤 아니었나? (118회)

김귀병 211.107.84.217	황형! 방점 두개 찍었으니 내년에는 함께 합시다. 보성에서 메타세퀘어 가로수길 달리는 운치도 그만이었소.	08/05/13

박청우 121.164.18.219	코털님 늘 건주하시길......	08/05/13

내적갈등 61.73.97.159	언제 읽어도 건강한 맑은 기운이 넘치시는 님의 참가기 항상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08/05/13

황태식 124.136.92.24	귀병형님 이번엔 한강에서 뵙게 되나요...? 저도 보성과 인제를 두고 갈등했었답니다...박청우님 늘 우당탕 우람하게 뛰시는 모습 반갑습니다...내적 갈등님 감추우신 고운 자태를 살며시 드러내 주실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하하...감사합니다...	08/05/13

이해영 211.212.221.62	같은날에 나는 남쪽 보성에서 풀을 베였는데 님께서는 북쪽 인제의 내린천 에서 레프팅 팀들의 모습과 초여름의 검푸른 경광을 만끽하면서 자봉학생들과 아주머니들의 인심좋운 열띤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힘을쏟아 스포트하여4:08 [나의최고기록인] 으로 118번째풀을 베였슴을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08/05/14

황태식 124.136.92.179	에고 못난 후배가 자꾸 선배님의 최고기록 근처를 버릇없이 침범하게 되어 죄송합니다...본의는 아니었습니다만 앞으로는 좀 멀치감치 발 디디도록 조심하겠슴다...담주에 뵙겠습니다...	08/05/14

객꾼 123.140.0.123	황선생님 평소 Full,Ultra 마라닉 메니아 님 글솜씨 맛깔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 근데 한가지 조언드릴말씀은 Full 을 곁에서 달려보니 근력이 부족한지 초반보다 후반기록이 너무 차이가 나는것 같구요 착지가 너무 안정이 되지못해요 신발값 꽤나 감당해야 겠도군요 착지시 좀부드럽고 유연하게 해보심이 어떨런지요 곁에서 달리다 보면 착지시 소리가 많이나고 신발을 끌면서 달리시더군요 근력운동과 자세교정을 좀 레슨받으심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휘리릭	08/05/16

황태식 124.136.92.12	객꾼님 충고 감사합니다. 근력부족 자세엉성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저는 레슨받는 거 선천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제멋대로 인생이라 그게 늘 발전의 걸림돌이랍니다. 누군가 한수 지도해 주시려 하심 멀리 도망가는못된 성질머리이지요...하하	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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