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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3,
Date: 0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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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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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운동화(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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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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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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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겨울은 유난히 길다.
남쪽에서는 벌써부터 개나리 소식이 들려오지만, 험난한 치악산
자락의 끝에 위태롭게 붙어 있는 원주시 신림면은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다.
멀리 보이는 치악산 정상엔 어느 달력에서 본 듯한 외국의 높은
거산처럼 아직도 눈이 덮고 있고, 아침이면 처마 밑에 고드름이
시골 할아버지가 널어놓은 곶감 타래처럼 메 달려 있다.
그 고드름에 끝에 수정이 고여 막 한 방울씩 떨어지려는 즈음,
치악산자락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겨우내 쌓인 모래먼지를
흩날리며 승용차 한대가 춘천으로 달리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감사관실...
호상이 무거운 표정으로 감사관실로 들어 선다.
두 명의 감사관이 호상을 기다리고 있다.
“정소장..., 앉지...”
“네..”
호상이 미리 준비된 자리에 앉는다.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를 한 젊은 감사관이 준비된 서류를 이리저리
뒤적인다. 그 옆에는 호상이 초임시절 문막파출소에서 소장으로
모셨던 한감사관이 백발이 허연 머리를 하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
이윽고, 예리한 눈매의 젊은 감사관이 질문을 시작한다.
“정호상 경위 맞습니까..”
“네, 경위 정호상입니다.”
호상의 말에 젊은 감사관이 빠르게 컴퓨터 자판을 두들긴다.
“경찰 배명일이 언제입니까..”
“1993년 4월 13일입니다.”
“현 계급 배명일은 언제입니까..”
“2003년 9월1일입니다.”
“본적이 어딥니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800번집니다.”
“지금 주소는 어딥니까..”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동산리 신림빌라 201홉니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영월에 홀어머니가 계시고, 형제들은 모두 출가했습니다.”
“결혼은 했습니까..”
“아직 미혼입니다.”
“최종학력은 어떻게 됩니까..”
“강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년 중퇴입니다.”
“그날 신림당구장 옥상에서 김기철을 총으로 쏜 사실이 있습니까?”
“제가 총으로 쏘았습니다.”
“어디를 쏘았습니까..”
“머리를 쏘았습니다.”
“김기철이 현장에서 죽었는데, 알고 있습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김기철의 머리를 관통한 것을 보면 조준사격을 한 것 같은데..
맞습니까..?”
“네, 조준해서 사격했습니다.”
눈을 감고 호상의 질문을 듣고 있던 머리가 허연 감사관이 마침내
입을 연다.
“어이.. 정소장...자네... 왜 그러나...”
“그 상황에서 조준사격 한다고 그놈 머리를 맞출 수 있었겠어...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고 대답을 해... 이 사람아...”
젊은 감사관이 다시 질문을 시작한다.
“당시, 정 경위의 권총에 첫발부터 실탄이 들어 있었지요”
“네, ”
“정경위가 첫발부터 실탄이 발사되도록 실린더를 돌려놓은 거
아닙니까..”
“네, 제가 실린더를 돌려놓았습니다.”
머리가 허연 감사관이 다시 나선다.
“이봐, 정소장... 자네도 모르게 실린더가 돌아 가 있었을 수도 있잖아..”
다시 젊은 감사관이 질문한다.
“그리고, 유성경이 신림면으로 전입한 사실을 알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잡아 보려고 그랬습니다.
호상의 답을 듣던 머리가 허연 감사관이 절망적으로 고개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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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이 그 식당에 나타날 것을 알고 있었지요..?”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김기철을 죽일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같이 있던 김민수 순경은 무얼 했습니까..”
“김순경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김순경은 제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입니다. 저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진급을 하지 못 할
거라고, 겁박했습니다. 그래서, 김순경은 저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김순경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놈을 향해 총을
쏜 것도 접니다. 다시 말하지만, 김순경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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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왜 총을 쏘았습니까...”
왜 총을 쏘았냐는 젊은 감사관의 질문에 호상이 한동안 말을 못한다.
그런 호상을 지켜보던 젊은 감사관이 다시 한 번 재촉하려고 하자,
머리가 허연 감사관이 이를 제지하며 나선다.
“이 사람아... 자네처럼 똑똑한 사람이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를
모르겠나...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잖은가... 자네도
그 놈한테, 회칼로 옆구리를 먼저 찔렸지 않은가...”
호상이 한참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어렵게 답을
한다.
“찢어진 운동화 때문에 그랬습니다.”
호상의 뜬금없는 대답에 젊은 감사관이 머리가 흰 감사관의 눈치를
슬쩍 보고 다시 답을 재촉한다.
“찢어진 운동화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호상을 지켜보던 흰 머리의 감사관이 의자에서 일어나 안타까운
표정으로 호상에게 다가온다.
“이 사람아... 내.. 자네.. 그 성격을 모르는 바는 아니네만...
지금은 그런 성격을 내 세울 때가 아니냐...자네 같이 아까운
사람이... 불이익을 당해서야 되겠나... 이 사람아..
좀.. 생각 좀 하고 답을 하게나..”
예리한 눈매의 젊은 감사관이 다시 질문을 한다.
“정호상 경위, 찢어진 운동화 때문이라니.. 무슨 뜻입니까..”
신림으로 돌아오는 길, 먼 발치로 치악산의 우뚝하고 당당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우뚝하고, 당당한, 그리고 당당하다 못해 우아하기까지 한 겨울
치악의 굵은 다리 사이를 돌고 돌아 신림으로 달린다.
호상이 담배 한대를 빼어 물고, CD체인저에 CD를 넣는다.
헬로윈이다.
호상이 제일 좋아하는 헤비메탈 그룹이다.
레스폴 기타의 강력한 디스토우션과 피키한 베이스 리듬이 당당한
치악산의 자태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동준이 주차장에서 호상을 기다리고 있다.
“한총경님한테서... 니 얘기 다 들었다...”
“그래?...그분이 전화했었냐..?”
호상이 아무렇지 않게 답을 하자, 동준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동준의
손을 붙잡는다.
“니.. 그렇게 대답을 하면 어떡하냐... 정당방위였다고 해야지...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해야지... 너 바보야...바보냐구...?”
동준이 격앙된 목소리로 호상을 몰아 부친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문 호상이 멀리 있는 치악산 자락에
시선을 고정한채, 긴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연다.
“동준아... 김기철이 그 놈이 죽일 놈이지만, 죽어 마땅한 놈이지만..
그 김기철이는 성경씨의 전남편이고, 미연이의 아버지다.
내가 김기철의 전처였던 성경씨하고, 김기철의 딸인 미연이를 다시
안본다면 모를까...
내가 성경씨와 미연이의 얼굴을 보는 한 나는 내 양심을 속일 수는
없다.... 내가 동준이 니를 친구로 생각하는 한, 나는 성경씨와 미연이를
언제든 다시 봐야 된다... 성경씨와 미연이를 바라보는 내 양심이
당당하지 못하면 얼마나 괴롭겠냐...
이제 홀가분하다... 이제는 성경씨와 미연이를 보더라도 당당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죽은 김기철이도 땅속에서 내 양심을 인정해 줄 거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나를 용서해 주겠지...
동준아, 내 걱정은 하지 마라...
설마, 짤리기야 하겠냐....“
호상이 동준의 어깨를 툭 치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선다.
동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한 참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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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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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나 당당할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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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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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우정이다. 내 곁에도 호상이와 같은 친구가 있을텐디.. 아직 어리석어 알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찢어진 운동화와 우정.그리고 말아톤이 함께 하는 피니쉬라인이 되었으면 하고
기원해 본다...호상.동준.성경이 함께 손집고 완주하는 상상을.........
이 소설은 계속되어야 할 것을 바래봅니다.."소백산에서"님~~~
너무 빨리 피니쉬라인으로 도달 하지 않았으면 ~~~~(지나친 소망인가요)
감사합니다..잘 읽었습니다..다음회를 기대합니다..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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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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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 안올라오나 몇번이고 마온을 들락 거렸는데 드뎌 올라왔군요 감사합니다.친구라는 단어가 요즘에는 부쩍 좋다는 느낌과 함께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연락을 하게되어 넘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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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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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에서님 ~
2편이 있나요?
새운동화~ㅎㅎㅎ~~감사합니다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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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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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심니데이...
계속해서 올리주이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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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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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간 산들은
오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치악산은 두 차례
올라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은
산이 좋아 설악산 대피소에서
산악 구조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산악인 친구와 함께 올라가 봤고,
또 한 번은 아내와 올라가 봤습니다.
그 산 정상에 세워진 돌탑에서
경이로운 감동의 전율을 선물 받았습니다.
맨 손으로 오르는 일도 힘겨운 일인데,
그 정상까지 돌을 옮겨 쌓은 그 수고는
얼마나 고단한 것이었을까요?
어쩌면 치악산 자락을 향해
담배연기 내뿜는 호상의 마음은
돌을 지고 힘겹게 산에 올라
돌탑에 보태며 소원을 빌었을
이름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며,
잠시의 휴식은 아니었을까요?
저는 아직 돌을 지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여전히 치악산의 돌탑은
사진의 여백을 채워주는 배경일 뿐입니다.
언젠가 저도 누군가를 위해
가벼운 돌 한 개라도 주머니에 담고
치악산에 올라 돌탑에 보태며
돌진 사람들의 그 간절한 소원을
더듬어 봐야겠습니다.
출장을 다녀오느라 이제 겨우
눈으로 읽기를 마쳤습니다.
마음의 눈을 뜨고, 가슴으로 읽는
열독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작가님의 건필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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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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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기위해서는 아픔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호상과동준이 서로의 아픔을 통해서
우정을 깨닫게되는 경지에 이르는군요
가슴이 짠하게 다가옵니다.
잘 읽고 다음편을 크릭합니다.
감사합니다. |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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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애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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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은 왠지 기분이 꿀꿀하군요..
잘 읽고 갑니다. |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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