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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46

Read: 2368, Vote: 11, Date: 07/04/10

	글 제 목		31초의 여유로움

	참가대회		2007 서울국제마라톤

	작 성 자		문주성 (skin5164@naver.com)

	카테고리		풀코스



	2006.10.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3:23:54를 기록하고 겨우내 꽁꽁 얼어있는 한강을 주무대로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집에서 적극적으로 말리는 통에 제대로 된 훈련은 할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짬짬이 시간을 내 훈련하면서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욕심이겠지만 당당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를 바랬다 결전의 날이 다가옴에 따라 집사람의 방해공작이 점점 심해졌다 같이 안놀아 준다고 투정을 부리지 않나 고3 수험생을 둔 아빠로서 자격이 있다 없다 꿍시렁 대는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사다놓은 계란은 부재중일때 두판을 전부 삶아서 이웃집과 나눠먹었다고 한다 닭이며 생선이며 아예 주지를 않는다 그래도 아예 못뛰게 하지 않는것만도 행복이라 생각해야지 집사람 친구 주변사람이 달리다 죽었다고 달리는것만 보면 무조건 죽는줄 안다 가까운 친구가 만나기만 하면 달리다 사고나고 죽은사람 이야기만 한다고 한단다~ 이를 어째야 할지 고민중이다 예전에 중거리 선수출신이란 사람이 이래도 되는건지... 우여곡절끝에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그래도 아침에 찰밥은 못해주더라도 밥상은 차려줄줄 알았는데...ㅋㅋㅋ 식탁은 깨끗이 치워져있고 밥통에 밥도 없다~ 아침에 일찍 출발하여 동대문에 도착하자 마자 파워젤을 사서 한개를 홀짝거리면서 먹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홀쭉해진 배를 부여안고 출발 10분전에 다시 한개를 비웠다 한개는 뒷주머니에 꽂아 비상용으로 준비했다 하나만 더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개를 위해서 세개를 사기는 아까워서 그냥 주로에 섰다 출발 축포와 함께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썹-3를 향해 출~발! B그룹에서 치고 나가는 맛도 정말 맛깔스럽다 어깨를 부딪히면서도 짜증이 안난다 발걸음은 가벼웁고 주변사람들이 다 정겨웁다 하프 통과 1시간26분56초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A그룹에 달림이 한분이 따라 붙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기도 써브-3를 노린다면서 얼마에 통과했냐고 물어보면서 함께 뛰시겠다고 한다 이렇게 뛰시면 A그룹에서 써브-3 할수 있겠냐고 하면서 바보같이 함께 속도를 올렸다 경기전에 그렇게 오버페이스 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건만 쉬어주어야 할때 오버페이스를 하고 말다니... 28km 지점에서 먼저 보내주고 나머지 파워젤 한개터뜨리고 잠깐의 휴식주를 즐겨본다 30km 급수대에서 물을 집지 못한 주자의 발에 걸렸다 힘들어지니 정겨움이 아닌 짜증이 난다 결국 안해도 될 말을 하고 말았다 "뒷사람 좀 보고 다닙시다 " 성깔머리하곤 다시 물집고 나오면서 어깨로 부딪혀 온다 정말 할말이 없다. 멍청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보니 잽싸게 튀어서 도망가버린다~ 그러던지 말던지 이제 나도 뛰어야지 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가벼웁게 떼보지만 이미 다리는 풀렸는지 배만 고파온다 20, 30km 지점에 설치해놓은 간식은 쳐다도 안보고 지나왔는데... 후회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온다 풀코스 두번째인 초보가 이런걸 어찌 아남 하는 자책 37km 지점에서 반가운 마라톤114 카페 회원분이 한손에 뭔가를 들고 한소리 외친다 아침에 농담삼아 한말이다~ "맥주한잔 하고 가!" 그래도 쌩뚱맞다 약간은 맥풀리는 소리같기도 하고...ㅎㅎㅎ "안먹어" 말은 했지만 뭔가를 먹어야만 할 시기였다 결국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배를 움켜쥐고 40km 지점까지 오니 더이상은 써브-3에 대한 미련도 아쉬움도 없어져 버렸다 이번에 못하면 다음에 하지~ 그래도 여운이 남는다 더이상 고개를 쳐들수도 없는 배고픔이 모든것을 털어내 버렸다 운동장 진입하면서 시계를 보니 아직도 1분이 남았다 아~~ 이게 뭬야^^ 운동장 트렉이 길기는 왜이리 길어보이는지... 마지막 안간힘을 써볼까 하는 무식한 발상이 떠오르는데 피니쉬라인 150M 전방에 두고 3시간이 넘는 어처구니 없음이여~^^ 3:00:31 이게 왠 날벼락 같은 기록이란 말인가? 마라톤 그만두라는 집사람의 성화를 써브-3에 대한 미련으로 커버해야지 하는 위안 아닌 위안으로 생각하고 다시 마라톤에 정진해봐야지 어쩌겠는가 고3인 딸이 내년엔 응원을 오겠다는 희망적인 말도 들었다 이제까지 해본적 없는 언덕훈련, 인터벌 훈련, 스피드 훈련도 가끔은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집사람을 설득하는게 관건이다 그렇다고 집사람 친구를 사귀지 말라는 소리를 할수도 없고 날이면 날마다 함께 뛰어보자는 꼬심에도 꿈쩍도 않는 저 돌부처를 목표를 썹-3가 아니라 이 돌부처를 넘어뜨리는것에 걸어야 할까보다 31초가 지금은 여유로움으로 다가온다~^^

윤여창 59.5.116.111	31초때문에 아깝지만 이미 한거나 다름없는 기록인데 아마 다음엔 훨씬 앞선기록으로 할 수 있을겁니다.	07/04/10

얼시구 210.95.196.230	ㅎㅎㅎㅎ 31초가 뭐가 자랑이라고.....그런데 글 잘 쓴다...마라톤 접고 소설이나 쓰세요...ㅎㅎㅎ	07/04/10

자카리아 58.143.62.199	힘~~~ 그 맥주마시고 달리라고했던 장본인입니다... 사실 그때 오른손엔 꿀물, 왼손엔 파워젤을 들고 있었지요 그때만헤도 여유롭게 달리셔서 섭3는 충분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중마땐 두 지가 열심히 응원 할께요... 아자아자 문주성님 화이팅.... 힘~~~~~	07/04/10

사냥꾼 58.224.62.203	이제와서 다시 읽어보니 새롭네요..그때 같이 달렸으면 좋았을텐데..가을에 다시 한번 역사를 이루어봅시다...	07/04/10

이선주 203.247.145.6	사모님 아침밥 얻어먹을 수 있도록 평상시 좀 잘하셔야겠네요. 아침밥=써브3 아자 화이팅! 찰밥을위하여!!!	07/04/11

애완범 220.72.186.171	31초... 단 두번만에 그렇게... 누군 몇년만에 겨우 그 선 넘어선건데... ㅎ~ 하여튼 그 기본이 부러울 뿐... 아자아자 문주성 힘~!!!	07/04/11

태허 203.244.221.2	담엔 아침밥만 먹으면 썹쓰리 하겠네요. 힘~~~! 아니, 밥~~~~!	07/05/08

(((힘))) 218.159.88.123	풀코스 뛰는 데 자꾸만 뒤에서 누군가 힘~ 힘~ 조용히 뛰다가 갑자기 (((힘))) 하면 왜 이렇게 깜작 깜작 놀라는지 심장이 약한가. 앞으론 힘 하시는 분 있으면 거리를 떨어 트리던가 앞질러 보내던가 해야지 가슴이 뛰어서 ㅎㅎㅎ (((힘))) 덜컹	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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