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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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9,
Date: 0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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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아침 4시 기상!
경건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42,195km,105리길을 무사완주 하게 하소서"
간단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리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경주 동마! 오늘을 위해 얼마나 땀을 쏟았던가? "
충분한 연습으로 준비하고 내 앞에 주어진 길은 끝까지 뛰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정신무장을 했지만 두렵다.
온몸으로 소금 꽃을 피워내야 할 길고 긴 여정 앞에 사뭇 숙연해진
마음으로 들어선 공설 운동장 안에는 형형색색 마라톤 복을 입은 달림이 들로 초 만 원을 이루고 있었다.
8시정각
요란한 축포소리와 함께 초청 선수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10분 뒤에 전국에서 모여든 마라토너들이 출발했다.
거대한 인간띠 이루어 운동장 밖으로 쏟아져 나가는데
나도 따라 밀려나갔다.
언제나 처럼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앞으로 ~~전진을 하고
나 혼자만 뒤로 밀려나는 것처럼 거대한 인간 띠는
내 앞으로 길게~~길게~~ 늘어났다.
“42.195km, 풀~마라톤 ”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이라고 해서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각오를
내 두 다리에 각인시키고 인파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
적당한 기온과 맑은 가을 햇살~!
산들 산들 ~~시원한 바람까지 적당히 불어주는 것이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달리는 주로 옆에는 태극기를 들고 나와 응원을 보내주는 경주시민들과 풍물 놀이패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척 척 척....
짝 짝 짝....
힘차게 달려가는 마라토너들을 응원하고 손을 흔들어 주는 인정과 열정이 어우러지는 축제의 향연~~
이 대열에 서서 함께 달려보지 않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희열에 쌓여
경주역을 지나 형산 강변로를 따라 앞으로~~앞으로 달려 나간다.
연도에 늘어선 경주 시민들이 외쳐주는 파이팅~에 답하며 즐겁게, 신나게 달리노라니
어느새 8km 지점, 오릉 앞을 지나 신라 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군로를 달리고 있다.
"아~!" 두팔을 쭉 뻗어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깊은 숨을 들이켰다.
천년의 혼과 그 넋을 느껴보기 위해~~
수정처럼 맑은 하늘, 노랗게 익은 황금 벌판이 가슴 가득 안겨왔다.
풍요로워진 마음은 오늘 이 잔치 마당에서 마주치는 모든 이들을 사랑해 주고 싶은
열정으로 뜨거워지면서 시 한편이 떠올랐다.
중략.....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 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 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법정-
10km,를 지나고 20km,를 지나면서 시름 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 같이
힘겹게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도 달리는 모든 눈길에 인사를 보낸다.
히~임! ” “파이팅!”
주 먹을 불끈 쥐어 힘을 보내는 것뿐이지만
진심으로 힘을 나눠주고 싶었다.
이번 경주 동마 풀 ~코스는 강변로를 따라 오고 가는 반 복 코스로
되어 있어 길고 긴 꼬리쯤에 겨우 붙어 따라가는
나 같은 사람은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낮익은 크럽 이름만 붙이고 지나가도 반갑고
우리 크럽 회원이라도 마주치는 순간은
달려가 힘껏 안아주고 싶은 것이 어찌 그리 반갑던지...
달리는 것은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지만
최선을 다해 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힘을 주고 기쁨을 주기 위해
힘껏 소리쳤다.
“히~임 ! 파이팅!”
힘을 나눠주고 기쁨을 주는 일이야 단연 내가 일등!
응원하러 나온 사람인양 기쁨조 인양...
얼마나 열심히 힘을 보냈던지 내 곁에서 달려가는 사람들이 충고를 했다.
“완주하려거든 힘을 아끼세요” 하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는 사실을 그분들은 모르셨나 봐요.
저는 쉼 없이 파이팅을 외치면서 배가 되는 기쁨으로
분황사 뒷길로 접어들어 2반환점을 돌아 30Km에 이르렀습니다.
달린 시간을 계산해 보니 세 시간을 넘게 뛰었나 봐요. .
주변에는 걷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뛰었다.
“히~임 ! 힘내세요.”
바나나와 초코파이 물을 준비해 놓고 힘내라고 외쳐주는
내 딸아이 같은 봉사자들이 너무 고마웠다.
목청껏 힘을 외쳐주고 간식을 챙겨주는 그 아름다운 손이 없었다면
길고 긴 고행 길을 어찌 끝낼 수 있었으랴?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예쁜 여학생이 챙겨주는 바나나 두개를 먹었다.
사랑의 기가 통했는지 바나나의 힘인지 새롭게 힘이 솟는다.
35Km지점,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오고 계속 아파왔던 어깨가 천근 만근 무게로 짓눌렀다.
하지만 나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풀코스의 매력은 지금 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견뎌보자 “나도 할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다.”
한번 멈추게 되면 다시 달리지 못할 것 같아 있는 힘을 다해 발을 땠다.
고통이 극에 달하는 37km,
우리 크럽 땡초님 부부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주고 사과한쪽을 받아먹은 것뿐이었는데
비아그라라도 받아먹은 양 이미 바닥이 나버린 줄 알았던 힘이
다시 솟아올랐다.
"이제 다 왔다. 37km를 뛰었는데 5km를 뛰지 못하랴... "
나는 할 수 있다. 이제 다 왔다. 그렇게 용기를 주고 열심히 ,부지런히
발을 떼었는데 남은 5km가 이제껏 달려온 37km처럼
길고도 지루하게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한 방울의 기름까지 다 태워버린 등불 마냥
가물 ~~가물 ~~
정신까지 흐릿해져 마지막 힘을 다해 기도를 올렸다.
한걸음을 내 딛으며 -내 가정을 평안케 하소서.
두 걸음을 내 딛으며- 내 아들 딸을 세상 한 가운데 우뚝 서게 하소서.
세걸음을 내 딛으며 .- 정의가 꽃피고 선이 승리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게 하소서.
네 걸음을 내 딛으며- 천하 만민이 모두 복되게 하소서.
자신의 몸을 태워 빛을 내는 한자루 촛불이 되어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쏟아 기도를 올리며 운동장에 들어섰다.
삐이~~“
4시간 33분
내 생에 첫 풀~은 그렇게 끝이났다.
달리는 순간은 정말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이 가을이 더 할 수 없이 풍성하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깨우치고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볼수 있게 해준 42,195km가 있었기에....
2007년 10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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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푸
218.154.16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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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백마라톤의 자랑 햇님 화이팅. 히~~이~~임..^^; |
0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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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완식
152.99.2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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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리드미칼한 완주기 감명깊데 잘 봤습니다.. |
0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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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
203.238.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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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게 올려주신 글 재미있게 감상하였습니다. 온 몸으로 기도하면서 달려 첫 풀코스를 완주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파이팅! |
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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