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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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74

Read: 2169, Vote: 7, Date: 08/03/24

	글 제 목		봄비와 함께한 울산 마라톤...

	참가대회		울산매일 마라톤

	작 성 자		황태식 (hts55@hanmail.net)

	카테고리		풀코스



	울산까지 5시간이라니 토요일 일찌감치 터미날로 향한다. 그래도 도착하면 밤이겠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면 더 서글플테고...요즘 조선이랑 자동차 등 입지한 산업들이 다 호황이라 그런지 야간의 울산 시가는 활기에 넘치는 듯 하다. 온통 고깃집에 휘황찬란한 네온싸인이 성세를 자랑하지 않은가? 겨우 국수나 된장찌개로 요길하려는 나그네를 반길만한 소박한 음식점은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후미진 뒷골목에 칼 국수 집을 찾아냈는데 제대로 익지도 안했는지 굵다란 면발이 먹기가 영 아니다... 겉보기에도 여긴 비싼 집이요...모텔 대형간판이 위세하는데 과연 다른 지역에 비해 값이 5,000원은 더한듯 하다. 대충 씻고 버스에서 못 다 읽은 김성종 추리소설 <한국 국민에게 고함>2권을 펼쳐든다. <여명의 눈동자>로 이름을 알린 작가인데.. 한동안 이렇다 할 후속작이 없지 않았나...? 하지만 책날개에 소개된 작품목록만도 26권이니 이만하면 다작이다. 문장에서 작가의 힘이 알게 하지만 살해수법이 너무 잔인한데 비해 독자를 이끌어 줄만한 디테일은 외골수에다 거칠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다. <다빈치 코드> 등에서 볼 수 있는...고급한 문제의식이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잠깐 TV 일기예보...내일 아침부터 오랜 봄 가뭄을 후련히 적셔 줄 비가 내릴 거라는 소식...나그네는 늘 빗 소리에 약해지지 않은가? 시름한다...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비가 내리고 있다...이른 식사가 될만한 식당 찾으러 다니기도 그렇고 마침 집에서 가져온 찹쌀 떡으로 대신하고 대회장으로 향한다. 많은 지인들을 만나고 반갑게 인사 하는데...사회자가 묻길래 111번째 도전한다고 했더니...<뻬뻬로 데이네요...!!> 재치를 부린다. 허어 그런가...? 한번도 그 생각 못해 봤는데...? 제법 많이 내리는 비 로 흐렸던 마음이 일시에 밝아진다. 식순이라고는 대회장 본부석에 빼곡히 앉은 시장 과 국회의원들 또 이번에 나설 후보들...또 아직 확실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예비후보들까지 울산매일의 모 부장이 일일이 다 소개를 하는데 과연 정치의 계절이 란 걸 감안하더라도 그 숫자가 엄청나 입이 벌어진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대폭적으로 줄인다면 지망생들도 많이 줄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그래도 수요와 공급이 엇비슷해지지 않으면 세비나 권한을 터무니없을 만치 줄여 버리고...하지만 현 실은 그 반대로 가니 답답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고...하는데 이윽고 출발시간이 된다. 풀코스 하프 동시 출발이니 제법 인원이 많다. 5킬로 10킬로 까지 합한다면 6,000여명 이라고도 하고...아무튼 비가 이리 오는데도 달리겠다는 사람들 열의만은 알아 줄만 하지 않은가? 3킬로쯤 가니 속에서 열이 차올라 더 이상 비옷을 입고 뛸 수가 없네 길 가에 벗어 두고 과연 후련히 내리는 봄비를 만끽하는데..쉴새없이 나타나는 언덕에 발걸음이 한 없이 느려지는 걸 스스로 알게 된다. 수없이 추월을 당하다 보니 허어 이거 정말 완전 꼴찌로세...한탄하게 된다. 평지에서도 시원치 않은 다리에 경사심한 오르 내리막이란 완전 쥐약이 아닌가? 10킬로 하프 반환점을 지나니 오롯이 풀코스 주자들인데 저멀리 앞서가는 분은 70대 김무조님이 아닌가? 기를 쓰고 따라 가지만 좀체 거리를 좁힐 수 없고 오히려 또 다른 칠마회 석병환님께도 추월 당하는데...한때 청계산 다람쥐로 불렸던 분이니 만치 몸 놀림 날렵하기가 도저히 75세로 믿기 어려울 정도이고 언덕에서 오히려 강한 면모를 보이시니 족탈불급이다...16킬로에서 벌써 반환해온 선두 주자를 보내고 그 후에 무더기로 달려 나가는 분들을 하염없이 지켜 보 기도 하고 반가운 얼굴에 인사도 하는 동안 내 자신도 반환점에 도달했는데...시계는 없지만 이미 2시간 20분은 지난 것 같다. 잠시 요기하고 길을 되돌리는데 그래도 후미 주자가 대여섯은 되니 꼴찌는 면할 셈인가? 결승점까지 10명을 따라 잡겠단 목표를 세 워 본다. 풀코스 참가자가 얼마 안 되는 데다 워낙 많이 뒤쳐져 있었던 관계로 앞 사람 이 눈에 잘 띄지도 않은 상황이니 아마 이 정도도 최대한으로 잡은 것이다. 게다가 푸욱 젖은 옷이 묵직해진 데다 가슴에 차악 달라 붙어 호흡도 답답하고 온몸이 경직되 는 듯도 하지 않은가? 말하자면 몸상태가 거의 최악으로 가는 도중이라는 자기 연민도 일어 난 즈음인데...그래도 한 둘 추월하기 시작하자 조금씩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 한다. 30킬로까지 10명을 다 채우고...다시 다섯명 쯤에게 추월 당하다 다시 다섯명 쯤 추월하는 등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는데 멀리 문수 경기장이 보이고 결승점에서 사회자의 우렁찬 마이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다시 두명을 추월하며 골인... 4시간 31분 08초...탈의실에서 온몸이 와들 와들 떨려 젖은 옷을 벗어 젖히자 온기가 돌 아 온다. 대충 닦아 내고 보송보송한 옷에 양말에 신발까지 갈아 신으니 비참한 기분도 가시고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마침 운동장에서 빠져 나가는 차가 있어 시내까지 편승했는데...처음 만난 이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마음이 고맙다. 터미날에서 라면, 김밥으로 뚝딱 점심하고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111회)

이해영 211.212.221.62	봄비와 함께한 울마에서 님께서는 111회째 풀을 베였으니 의미있는 축하를 드립니다 나는 07년 111회 보스턴에 도전하였을때 봄비를 맞으며 완주하였던 새삼 기억이 새롭습니다 ,봄비를 흠뻑 맞으면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좋운기록으로 완주하시였슴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님의 111회째 울마와 나의 111회보스턴 도전과 봄비를 흠뻑맞은 것등이 공통의 분모가 된것같으네요 암튼 뜻깊은 축하 드립니다 .....	08/03/24

류병조 221.139.167.234	이번에도 하루전에 내려오셔서 낯선 음식에 낯선 잠자리에 주무시고....... 울산시청이나 주최측에서 특별상이라도 드려야할 텐데! 누구나 완주기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처럼 재미있게 쓰지만 완주때까지 겪어야하는 심리적 갈등이나 육체적 고통은 약간씩 다 숨어있는 것이지요?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니고요. 숫자도 멋진 111회 완주 축하드리고 다음에 또 주로에서 뵐 때까지 건강하게 계시기를 바랍니다.	08/03/24

김무조 125.143.6.149	연속해서 많은 대회를 참가하시면서도 무사 완주하시니 대단하십니다.주로에서 마주칠 때는 많지만 같은 방향으로 달리면서 황선생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쌓인 피로가 하루 속히 회복되시기를 기원합니다.	08/03/25

황태식 124.136.93.188	에고 이해영, 김무조 형님 감사합니다...다리가 말끔하지 않은 관계로 조금 천천히 달리다 보니 칠마회 님들께 잡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넉넉하신 인격에 동반주가 푸근했습니다...류병조님 특별상이라니요..? 하하 다음에 또 뵈옵시다...	0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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