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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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0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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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의 하늘은 티 없이 맑고 높았습니다.
초행길이라서 반포 운동장을 찾아가면서
두어 번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넉넉히 잡고 휴일을 즐기러 나온 터라
조바심은 없었습니다.
조금은 이른 시간임에도 운동장은 활기가 넘칩니다.
달리기 위해서 몸을 풀기 보다는
대부분의 가족들은 소풍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진행자의 목소리도 경쾌해서
고음의 앰프도 오히려 축제의 장을 들뜨게 합니다.
현장 접수가 시작되고
기념품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장롱에서 잠자던 옷가지들이 모여지고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부의 손길도 보입니다.
경품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채 가시기전에
오늘의 한판이 시작됩니다.
그리 많지 않은 하프 주자들 틈바구니에서
아내의 열렬한 응원을 뒤로하고 힘차게 발걸음질을 합니다.
지난주 장기출장으로 인해
오늘의 몸 상태를 익히 알기에
2km지점까지의 비포장도로를 흙냄새를 맡으면서
물소리에 흔들리는 풀냄새에 취하면서
천천히 여유 있게 달려갑니다.
앞서 달리는 이가 몇 안 되는 걸로 봐서
새삼스레 어린이날임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한강변은 벌써 여름 냄새를 물씬 풍깁니다.
공원을 가득 메운 가족 단위 행락객들을 보면서
이제는 훌쩍 커서 지 엄마의 친구가 되어버린 딸애와
아참마다 면도기를 돌리는 아들 녀석을 생각하게 합니다.
올 여름에는 애들과 63빌딩도 한번 가보고
한강 유람선도 한번 타보고
가능성은 없지만 마라톤도 같이 해보고...
꿈을 꾸면서 달리는 가운데 벌써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풀코스 같으면 이제 시작인데 장단지에 노란색 신호가 켜집니다.
안정을 찾기 위해 한강 물결에 시선을 흘립니다.
앳된 자원봉사자와 미소를 나누고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운동장에 들어섭니다.
웃는 아내와 시원스럽게 손바닥을 맞추고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마무리 운동을 위해 천천히 뜀걸을 합니다.
누군가 바쁘게 다가와서 목에 번호 줄을 하나 걸어 줍니다.
평소 기록에 다소 못 미치는 1시간 35분대 기록에도 남자 7위 였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나 뛰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내는 어린애가 되어서 축하해줍니다.
잠시 후 방송에서 제 이름 석자가 흘러나옵니다.
상장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상금 5만원은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를 한답니다.
4년간 달리면서 이런 행운은 처음입니다.
이런 기분은 정말이지 짱입니다.
첫 풀코스 완주때 보다 더 기분이 좋습니다.
어딘가에 기부를 했다는 기쁨의 맛을 알았습니다.
나에게 이런 날이 또 오리오마는...
그래도
상을 타는 영광은 받지 못 하더라도
기부의 즐거움은 누리고 살아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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