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 마라톤의 역사와 드라마라를 연도별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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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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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맨발의 영웅 아베베에게 누가 신을 신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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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020 올림픽도 종반을 맞아 삿포로에서 오늘 아침 여자 마라톤이 실시된 데 이어 내일 아침에는 남자 마라톤이 열린다. 오늘 8월 7일은 1964년 도쿄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에티오피아 아베베 비킬라의 탄생일이기도 하다.
아베베는 도쿄 올림픽을 4년 앞둔 1960년 로마 올림픽에 출전해 2시간 15분 16초 2로 당시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아프리카 흑인으로는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이다. 황제 하일레셀라시에 1세의 신변 경호를 맡은 친위대 병사였던 그는 아직 무명 선수였으며 대부분의 기자는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가 1km 남았을 때 저게 누구냐며 기자석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아베베가 맨발로 달린 까닭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아베베가 맨발로 달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마라톤화를 못 산 건 아니다. 로마에 가지고온 신발을 닳아 못쓰게 되었기 때문에 현지에서 새 것을 사서 신어 익숙해지려 뛰어보았지만 발이 아파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에서 뛰었던 것처럼 맨발로 레이스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는 신발을 신고 달려 2시간 12분 11초 2로 역시 세계 최고 기록으로 연패를 이뤘다. 이때 마라톤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되었는데 후반 아베베의 독주로 TV 중계차가 1대밖에 없기도 했지만 화면에는 거의 그의 모습만 잡혔다. 골인하고 나서도 쓰러지지 않고 정리 체조를 시작해 대회 관계자와 관객을 놀래킨다. 무엇보다 체조를 한 것은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눈이 아찔할 정도의 통증이 있었다고 아베베는 후에 회고했다.
아베베 비킬라의 고향은 셈계 암하라족으로 불리는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부족이 사는 마을로 부모님은 소작농사를 지어 생활했다. 그가 태어난 1932년 8월 7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었는데, 바로 그날 열린 마라톤에서 아르헨티나의 후안 카를로스 사바라가 우승했다.
에티오피아 황제의 호위병이었다
아베베가 3살이 되던 1935년 에티오피아는 파시스트 정권하의 이탈리아의 침략으로 전 국토를 점령당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의 이탈리아군은 제2차 세계대전중인 1941년에 영국의 공격에 의해 패퇴당하면서 에티오피아는 재독립을 완수한다. 후에 로마 올림픽에서 마라톤의 골지점이 된 베네치아 궁전은 옛 파시스트 정권의 지도자 무솔리니가 에티오피아 침공을 선언한 장소였다. 에티오피아 황제의 호위병 아베베가 그런 유래가 있는 곳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아베베가 친위대에 들어온 것은 19세 때였다. 가난한 소작인의 아들이었던 그는 친위대에 10년이면 40ha의 땅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원했다고 한다. 친위대에서는 통상적인 훈련인 무기와 차량 취급, 스포츠도 훈련의 일환으로 활용되었다. 그곳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1957년 국가 육해공군과 친위대의 4군 육상경기대회 마라톤에서 우승해 로마올림픽의 강화선수로 뽑힌다. 이때 전임 스웨덴 코치 온니 니스카넨의 지도 아래 괄목할 만한 성장과 두각을 나타내며 훌륭한 결과를 냈다. 나라의 영웅이 된 그는 로마 올림픽 이후 병장으로 승진한다.
올림픽에 서서히 파고드는 상업주의의 그림자
아베베는 로마 올림픽 이후에도 몇 개의 레이스를 맨발로 완주했다. 하지만 1961년 6월 일본 마이니치마라톤(현 비와호 마이니치마라톤)에서는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레이스에 나섰다. 이 때 슈즈를 제공한 것은 오니츠카(현·아식스) 사장 오니즈카 키하치로이다. 오니즈카는 일본 도로의 포장은 아직 빈약하기 때문에 맨발로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신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베베는 완강히 거절했지만 니스카넨 코치가 오니즈카의 말이 아마 틀림없을 것이라고 설득해 겨우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니즈카는 도쿄 올림픽에서는 자사의 트레이닝을 아베베가 입도록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 때는 니스카넨에게 거절당하고 만다. 아베베가 이미 독일 푸마와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니즈카는 그것을 알고 푸마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고 한다. 당시 올림픽에서는 아마추어리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선수 스폰서 계약도 엄격히 제한돼 있었지만 그래도 상업주의의 그림자는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었던 것 같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아베베의 담담하게 뛰는 모습에 많은 보는 이에게 감명을 주었다. 당시 이를 지켜본 한 작가는 후년에 "아베베는 땀도 흘리지 않고 마치 앉아서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눈빛으로 달려갔다"고 술회했다.
니스카넨 코치의 말에 따르면 아베베는 결코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훈련을 시작할 무렵엔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한다. 그랬던 니스카넨은 편안하게 달릴 것을 강조하며 장거리 달리기는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항상 달리기에 의식을 집중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달리는 철인으로도 불린 아베베의 달리기는 여기서부터 길러진 것일 게다.
발 부상, 마주 오는 차와의 충돌 사고
그런 아베베도 도쿄올림픽에서 연패를 이루며 귀국한 뒤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행동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 성향은 다른 선수들이 나타나 언젠가 추월당할까봐 조바심을 내면서 더욱 심해졌다. 그의 예감은 다음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적중한다. 이 때 아베베와 오랫동안 함께 훈련해온 마모 월데가 우승했고 그 자신은 다리 부상으로 레이스 도중 기권해야 했다.
한층 더 추격하듯 다음해인 1969년 3월, 아끼던 차 폭스바겐을 운전중에 마주 오는 차와 충돌사고를 내, 큰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아베베는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 휠체어로 생활하게 된다.
그래도 그는 황제의 명령에 따라 이주한 영국 런던 근교의 스토크 맨데빌 병원에서 열심히 재활훈련을 했다. 사고 넉 달 뒤 현지에서 매년 열리던 장애인 스포츠대회인 스토크 맨데블대회(18회)에서 양궁과 휠체어 경주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는 이듬해 제19회에도 에티오피아 선수단의 총감독으로 참가, 스스로 탁구와 휠체어 경주에서 활약했다. 또한 1971년 노르웨이 바이트스토렌에서 열린 장애인 스포츠 주간(週間)에서는 개썰매 경주에 도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스토크 만데블 경기 대회는 얼마 지나면서 1960년의 로마, 1964년의 도쿄 등 영국 밖에서도 개최되어 현재의 패럴림픽으로 발전해 갔다.
아베베는 거동이 불편해진 이후 가족과 친지들에게 엄살을 떨기도 했다고 한다. 어느 지인은 영국에서 귀국한 그가 "지금 이렇게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자신은 이미 옛날의 아베베가 아니고, 다른 몸이 듣지 않는 아베베라고 몇번이나 자신에게 주입하듯 말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프랑스의 옛 지인의 신문 기자의 취재에서는, '몸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마주보는 것도 괴로운 시련으로, 만약 하나님을 믿지 못한다면, 나는 살아갈 기운조차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영락없는 고투의 연속으로 이에 비하면 마라톤은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성원을 보내 주는 관객도 없고, 손에 쥐는 영예도 없이 나는 지금도 그 시련과 싸우고 있다'고 괴롭지만 더 싸우려는 자세를 보였다(팀 쥬다 「아베베 비킬라」).
아베베 등장 이후 치열해진 기록 싸움
이후 아베베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는 귀빈으로 초청받았으며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환호를 보냈다. 1년 후 1973년 10월 25일 그는 뇌출혈로 사망한다. 사고를 원인은 합병증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직 41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로부터 1년도 안 돼 군 쿠데타로 하일레셀라시에 1세는 폐위되고 제정은 끝난다. 에티오피아는 이후 극심한 기아를 안겨준 독재정권을 거쳐 90년대 내전 끝에 신정권이 수립됐고 현재는 에티오피아 연방민주공화국이 됐다.
아베베의 등장 이후 마라톤 기록 싸움은 치열해졌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직전에는 몇 차례 기록이 깨졌다. 아베베가 도쿄올림픽에서 기록한 기록도 불과 8개월 뒤 영국 윈저마라톤에서 2시간12분에 뛴 시게마츠 모리오에 의해 단숨에 깨지고 만다.
에티오피아나 케냐라고 하는 아프리카 제국에서는 잇달아 준족의 러너가 등장해, 현재도 그것은 계속 되고 있다. 현 국제육상경기연맹 공인 세계 기록 보유자로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를 기록한 엘리우드 킵초게 또한 케냐 선수다. 킵초게는 2019년에는, 인류 미답의 2시간 끊기를 목적으로 한 빈에서의 비공인 레이스에서 훌륭하게 챌린지를 성공시킨 바 있다(기록은 1시간 59분 40초 2).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아베베와 같이 연패를 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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