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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마라톤 역사의 새 장을 연 킵툼의 족적
작성자 운영자


2020년 코로나 팬데믹중 여름날.  관중이 없는 낯선 경기장속에서 스포츠적 의미를 찾기 위해 브뤼셀 다이아몬드 리그는 1시간 달리기 세계 기록 수립을 위한 다소 드문 기획을 했다.  

비록 13명의 남자들이 King Baudouin 경기장 출발선에 줄을 섰지만, 그 경기는 단지 영국의 4회 올림픽 챔피언인 모 패러(Mo Farah)를 중심으로 한 한 사람의 타임 트라이얼에 불과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의 '대의'를 돕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

얼굴 없는 12명의 케냐 선수 중에는 알려지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  그 시점에서 켈빈 킵툼(Kelvin Kiptum)의 국제적 경력은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년 전 그는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한동안 선두를 달렸는데, 다른 선수들의 가슴에는 이름이 적혀있었지만 그의 가슴에는 '페이스(Pace)'라는 단어가 적혀있었고 그것은 그의 '낮은 지위'를 노출시키는 것 같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킵툼은 브뤼셀에서도 한 시간 동안의 달리기를 마치지 못했고, 페이스가 너무 거칠어지기 전에 18분 내내 파라의 발뒤꿈치를 따라가다가 곧 레이스를 멈추었다.  지켜보는 사람들 중에 아무도 그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런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육상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지만 킵툼의 이야기가 영원히 끝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거의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언젠가 그가 2시간 벽을 깼을 때 소개하려고 모아두었던 자료들이 이제 쓸모가 없게 되었다.

2022년말부터 2023년에 걸쳐 10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그의 놀라운 3개의 마라톤 위업에는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것이다.  역사상 가장 빠른 데뷔 마라톤을 기록하고, 런던 마라톤에서 자신의 기록을 28분 당기며 코스 기록으로 우승, 그리고 그해 가을 위대한 엘리우드 킵초게의 세계기록을 깨며 그를 2인자로 강등시켰다.  11개월 동안 세계 역대 6위 기록중 3개를 혼자서 수립했다.

24세의 나이에 두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 스포츠계가 이제 막 그의 베일을 벗기며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는데, 다시 베일에 가려지게 되었다.

잔혹한 특성을 가진 장거리 로드 레이스는 킵툼이 그의 아주 짧은 경력 동안 거쳐갔던 과정과는 아주 다르게 펼쳐진다.  선수들은 로드로 이행하기 전에 트랙에서 점차적으로 거리를 늘려 가는 정해진 루틴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술을 배우고, 정상으로 가는 길을 탐색한다. 하지만 킵툼은 그것 중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킵툼은 자신이 마라톤을 달리게 된 것은 순전히 정황적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킵툼은 엘도레트의 남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쳅코리오(Chepkorio)의 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난 후, 수년에 걸쳐 수많은 장거리 전설들의 본거지인 케냐의 리프트 밸리(Rift Valley)에서 달리는 선수들에 둘러싸여 자랐다.



그는 캅타가트 숲 근처에서 소와 염소를 키우면서 자신의 달리기 재능을 깨달았다고 소개했지만, 돈이 부족해서 40km 떨어진 엘도레트에 있는 트랙에 갈 수 없었다.  트랙에서 훈련을 하지 못해 남들이 거치는 정통 코스를 밟지 못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그는 초등학교를 마친 후 전기 기술자가 되기 위해 공부했지만, 그의 대부분의 시간을 육상에 할애하며, 그의 동네 선배인 제프리 캄워르의 뒤를 잇는 꿈을 꾸었다.  캄워르는 뉴욕 마라톤에서 2회 우승자이자 결국 작년 런던 마라톤에서 킵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선수였다.

겨우 십대였던 킵툼은 집 근처의 산책로와 도로를 따라 수십 개의 그룹을 따라 다녔다.

이번 사고로 함께 목숨을 잃은 킵툼의 르완다 코치인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는 두 사람의 초기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가 그의 집 근처 숲에서 언덕훈련을 했을 때, 그는 어렸지만 염소와 양을 보살핀 후 맨발로 우리를 따라왔다."

불과 13살의 나이에 킵툼은 엘도레트 하프 마라톤에서 10위를 차지했고, 5년 후인 2018년에 다시 그 대회에 출전하여 초기 경력으로 첫 번째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면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때 그는 신발을 구매할 여력이 없어 다른 선수들로부터 신발을 빌린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한동안 하키지마나가 조언자에 불과했고 표면적으로 킵툼은 독학으로 훈련했다. 하키지마나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르완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케냐에 갇혀 있을 때 그들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좀더 공식적이 되었다.

그는 아직 10대였던 2019년 국제 무대에 데뷔했는데 리스본 하프마라톤에서 59분 54초를 기록해 5위를 차지했다.  클래식 거리로 올라서기 전, 킵툼은 2020 발렌시아 하프 마라톤에서 하프 마라톤 PB를 58분 42초로 줄였다.  2019년과 2021년 사이에 킵툼은 하프 마라톤에서 6차례에 걸쳐 60분을 돌파했다.

예년에 비해 괜찮은 하프 마라톤 결과에도 불구하고 킵툼은 2022년 12월 발렌시아에서 마라톤에 데뷔했을 때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2시간 1분 53초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은 물론 데뷰 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하면서 그 모든 것이 바뀌었다.  2시간 2분벽을 깬 세 번째 남자 선수가 되었다.  그때도 하키지마나는 전속 코치가 아니라 조언자에 가까웠다.  그래서 코치없는 우승자라는 사실이 세계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몇 달 후, 그는 런던 마라톤에서 비가 오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후속 선수를 거의 3분 차이로 제치고 세계 기록에 불과 16초까지 따라잡으며 우승했다.  그리고 6개월 후인 2023년 10월 시카고에서 2시간 35초로 킵초게의 세계기록이 경신했는데 이 해는 마라톤 역사상 가장 놀라운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몇 개월만에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고 세계육상 연맹이 선정한 [2023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후 하키지마나(Hakizimana)는 킵툼(Kiptum)의 마라톤에 대한 집념을 일주일에 7일 "달리고, 먹고, 자는 것" 외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조용히 말하고, 변함없이 겸손한 킵툼은 공개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신비로움을 더했다.

그가 위대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레이스 방식이다.  그의 세번의 마라톤 모두 후반을 더 빨리 달렸다.  발렌시아에서 1시간 00분 11초라는 놀라운 후반 기록을 세우며, 그는 2시간 01분 53초의 코스 기록으로 피니시라인을 넘었는데, 이로써 역사상 가장 빠른 데뷔 마라톤이자 장거리 전설인 엘리우드 킵초게와 케네니사 베켈레에 이어 세계 역대 3위의 자리를 꿰찼다.

빠른 후반전(negative split)은 곧 마라톤에 대한 킵툼의 트레이드마크인 접근법이 되었다.  2023 런던 마라톤에서 30km에서 결정적인 스퍼트를 보였고, 후반을 59분 45초에 주파하여 코스 레코드인 2시간 1분 25초로 우승했다.  그는 불과 6개월 후 시카고 마라톤에서도 비슷한 접근법을 채택하여 1시간 00분 48초와 59분 47초의 스플릿을 달려 2시간 00분 35초의 세계 기록을 세웠다.  보통 네가티브 스플릿으로 달려도 불과 몇 초 정도 기록차를 보이지만 킵툼은 1분 이상의 기록차를 보인다.  첫 발렌시아에서는 1분 23초, 런던에서는 1분 55초, 시카고에서는 1분 1초를 후반에 더 빨리 달렸다.

그는 공개적으로 4월 로테르담에서 공인 코스에서 2시간 벽깨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5년전 무명으로 다른 선수를 위해 페이스를 맞추었던 그 코스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그후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킵툼과 킵초게가 세기의 대결을 펼칠 것이 예상되었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세계적 명장과 그를 퇴위시킨 젊은 영건의 한 판 승부를 전 세계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킵툼의 사망 소식에 킵초게는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전 생애를 바쳐온 선수"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 기회는 사라졌지만, 그의 흔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명복을.. 출근길에 사고소식을 들으면서 정말 현실인가 생각했는데, 사무실에 들어와서 실제로 확인을 하게되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2/13   
마라톤 지존 킵툼의 사망소식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마라톤의 큰 별이 이렇게 지다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2/13   
RIP 약 20년 전에 이 곳을 자주 찾던 마스터스입니다. 포커스마라톤에서 이리로 넘어왔던 것 같은데... 너무나 허망한 소식에 이 사이트를 열어보았네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02/14   
60대아줌 킴툼선수와 하키지마나코치의 명복을 빕니다^^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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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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