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런닝 코치로 활약하며 역전대회나 마라톤 해설로도 친숙한 김철언(金哲彦, 59)씨는 와세다대 시절 하코네역전 5구간을 4번 뛰어 2번 구간상을 받았고 그중 한 번은 구간 신기록을 세웠다. 명장 나카무라 기요시(中村清) 감독과의 만남이 무명이었던 김 씨를 크게 성장시켰다.
체격 탄탄하여 산오리기에 적성보여 1983~86 출장
일반 입시로 와세다에 들어가 경주부 문을 두드렸다. 탄탄한 체격과 강한 정신력으로 산오르기에 높은 적성을 보였다. 1년차에는 구간 2위였고 팀을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2년째 구간상이야말로 고마대학의 오야기 히로아키에게 양보했지만 역시 구간 2위의 쾌주로 왕로 우승의 골테이프를 끊어 와세다대 30년 만에 종합우승의 흐름을 만들었다.
이 우승을 계기로 나카무라 감독은 겸임하던 에스비식품 감독에 전념하면서 와세다대학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 은사로부터 어떤 제안을 받는다. 당시 기노시타 테츠히코(木下哲彦)의 통칭 이름으로 활동하던 김씨는 재일교포였다. 나카무라 감독은 김 씨에게 한국 국적 취득을 권유했다. 염두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한국대표로 김씨를 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한국 국적 취득 권유에 망설이다 격분해 절연
고민 끝에 김 씨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아직 어렸고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 대답에 나카무라 감독은 실망하며 "네 얼굴 따위는 보고 싶지 않다"고 격노했다. 계속 지도를 받아야 했지만 인연이 끊겼다.
나카무라 감독에게 파문당해 약해졌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고집이 세 번째 5구간에서는 구간 신기록을 수립해 자신의 첫 구간상을 거머쥐며 와세다대를 종합 2연패로 이끌었다. 85년 5월 갑작스러운 비보가 날아든다. 나카무라 감독이 계류 낚시를 나갔던 니가타현의 강에서 익사했다. 조의를 표하며 달린 마지막 5구에서는 자신의 구간기록에는 2초가 못 미쳤지만 2년 연속 구간상을 차지했다.「하행에 들어가면서 맞바람이 너무 강해서, 저게 없었다면 또 구간신은 나왔을 것이다」고 되돌아보는 쾌주였다.
졸업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해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팀을 목표로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지도자로 변신해 여자 마라톤에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딴 아리모리 유코 등을 지원했다. 나카무라 감독과는 슬픈 이별을 했지만 그때가 없었다면 지금은 없었을 것이다. 대학시절 얻은 것은 압도적으로 크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도 인생을 헤맬 때면 은사의 묘소를 찾아 손을 모은다.
金哲彦(김 테츠히코) 1964년 2월 1일생. 기타큐슈시 출신. 후쿠오카·하치만대부고(현 큐슈국제대부고)에서 와세다대로 진학. 졸업 후에는 리크루트에 입사해 87년의 벳푸 오이타 마이니치 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은퇴 후에는 코치나 감독을 맡았고 퇴사하고 나서는 시민 러너 육성에 종사하고 있다.
김철언
1964년생.하치만대부고(현 큐슈국제대부고) 3학년 때, 고교 역전 후쿠오카현 예선에서 구간상을 획득했다. 와세다대 시절인 83년 무명이면서도 1학년이 하코네 역전의 5구로 발탁됐고 85년에는 동구간 신기록을 수립했다, 와세다대의 하코네 2연패에 공헌했다.
86년 리크루트에 입사한 뒤 벳푸 오이타 마이니치 마라톤 3위, 도쿄국제마라톤 3위 등 선수로 활약했다. 92년에 고이데 요시오 감독이 이끄는 러닝 클럽의 코치가 되어 아리모리 유코씨 등 수많은 올림픽 선수를 지도했다.
2002년에 NPO법인 「닛폰 러너스」를 창설했다. 2006년 대장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풀마라톤을 완주했다. 현재는 전국 각지의 마라톤 대회에 게스트로 참가하는 등 달리기 보급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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