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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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9,
Date: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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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이기에 달렸고 울트라맨이기에 완주했다…
마라톤 6년차.
풀 29번, 울트라 18번 완주.
스피드는 3.5의 벽을 못넘고 요즘은 썹-4도 숨차다.
내 나이 60 될때까정 풀 100회, 울트라 50회 완주가 목표. 그 외엔 부상없이 나누기…
올해의 목표는 시각장애 마라토너 이용술씨의 ‘한반도 횡단 308 km 완주’ 이다.
그는 1급 시각장애인이면서도 풀 151회, 울트라 30회 완주의 걸출한 경력의 소유자.
하지만 100 키로 이상의 거리에서는 한계에 부딪친다. 사하라나 고비사막을 다녀오는
경험을 가졌지만 무박3일의 한반도횡단 써바이벌 308키로는 그에게 있어서 아직
넘지 못한 산인 것이다. 2008년도 실패를 거울 삼아 올해 재도전을 꿈꾼다.
시각장애인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데에는 여러 제약과 고충이 따른다.
일반적으로는 대회장 주로에서의 안전과 완주를 생각하나 우선 대회장까지의 이동
동선부터 어렵다. 그 누가 태워다주는 것도 아니고 각자 대회장까지 나와야하니
그들은 정상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한다. 시각장애인 도우미 까페모임인
해피레그나 타 동호회에서 도움을 주느라고는 하지만 일단 대회장 근처까지는 각자
알아서 와야한다. 그러기에 대중교통이면서 안전한 지하철역을 일차 집결장소로 하곤한다.
대회장에서 달리고 귀가 문제도 역시 같은 어려움중의 하나이다. 그렇다고 데려다
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식사문제도 또 하나의 어려움일 것이다. 그래도 참가하는
시각장애 마라토너들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힘들지만 참가해서 달리는 것이
그들 삶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인원이 같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3월 6일 토요일. 대구 경산 무지원 100 km 대회가 있는 날.
대회명 그대로 주최측에서 지원하는 것이 없는 서바이벌 100키로 울트라 대회.
2010년도 국토횡단308 을 위한 첫단추는 이 경산 무지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코스는 대구아래 경산 자인면 계정숲에서 출발하여 운문호를 끼고 크게 한 바퀴
순환하는 코스로서 37키로(슈퍼)와 65.9키로(식당)에서 정비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해발 60m 지점에서 출발하여 54키로(500m), 57키로(340m), 60키로(600m) 의
언덕 2개가 있으며 경상북도 경산에서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계점을 거치는 코스로
완주 제한시간은 15시간이 주어진다.(18:00~09:00)
3월초의 이른 울트라라서 코스를 달리기에 춥다고 알려져있다.
이용술씨를 집에서 픽업하여 광명역에 도착, 차를 맡기고 해피레그 동지인 노희두아우와
KTX에 올랐다. 비행기만큼이나 빠른 고속철도. 1시간 반만에 동대구역에 우리일행을
내려주었고 마당발 이용술씨와 친분이 있는 대구지역 마라토너와 식사를 같이 했다.
그분은(대구 OO건설 김부장님) 식사만이 아니라 경산 대회장에 태워다주기까지 했다.
흐리기만 할꺼라는 기상 예보와 달리 대구에 도착무렵부터 빗방울이 날린다.
희두 아우는 2008년도 횡단때 용술씨를 강화 출발점에서 100키로지점 하남까지
도우미를 했던 울트라 주자로 그 당시 이용술씨가 175 에서 접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아쉬움을 가졌던 사람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초반 50키로정도 옆에서 자유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계정숲 대회장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는데 밤새 날씨가 어떨찌 궁금하기만 하다.
예보로는 밤에는 갠다고 했다는데 찌뿌둥한게 간단히 멈출 것같지는 않고…
참가서약서를 작성하니 배번과 우비를 하나씩 준다. 비를 각오해야 하나…
하기사 울트란데 비바람을 헤치며 달려 골인해야 그 맛이 있는것이지…
하지만 시각장애자인 용술씨를 생각하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완주만 하자…
김순임 누님께서 간식꺼리를 싸 갖고 와서 한 봉지씩 주신다.
음료수, 곶감, 개떡, 쵸코바… 비닐에 개별 포장한 거를 하나씩 준다.
오징어 다리까지 들어있다. 졸릴때 씹으라면서… 누님! 큰 마음~ 감사합니다~~
나와 같은동네(인천 남동)의 시각장애인 김미순님도 출전하러 왔다.
남편 김효근씨와 2명의 도우미가 같이하는데 이 팀도 올해 국토횡단308 을
목표로 한단다. 평소 주말에 인천대공원에서 훈련모습을 자주보곤 했는데
이용술씨와 함께 모두 완주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3주후에 열리는 제주200 도
참가한다하니 제주에서 또 만나리라. 간단히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 함성을 외친다…
이용술씨와 울트라에서의 달림은 처음이다.
하프는 도우미로 같이 달려봤었지만 단거리와 울트라는 주법자체가 다르다.
오늘 동반주의 주제는 ‘서로를 알자’이다.
앞이 안보이는 용술씨가 나와 308 키로를 달리자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상호 신뢰!
장애인은 도우미를 믿고 도우미는 따라오는 장애인과 한 맘이 되어야한다.
여러 경험의 준비된(?) 용술씨에게 주문하는 내 오더는 단 하나이다. – “천천히”
경험이 많은 그이기에 처음엔 의야해하는 듯하다가 이내 동조한다. ~완주시켜준다는데~
제대로 완주할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다. 하지만 작년, 재작년 완주 경험만은 갖고있다.
서두르지 말고 힘의 강약을 맞추자.
주로를 생각하며 부상없이 가자.
완주의 기쁨을 생각하며 과정을 즐기자.
혼자만의 기쁨이 아닌 같이하는 기쁨을 이루자…
올해 용술씨 도우미를 자청하게 된 것도 감사의 나눔을 실현하자는 맘이다. –I’m 해피레그~
1. 출발이 좋으면 위험한데… ( 출발 ~ 37.5 km 월성마트 )
평지 기준 키로당 7분을 외쳤다. 평소 달릴때의 5 ~ 6분대보다 늦지만 울트라니까
끈기있게 달리기 위해서는 풀 5시간 완주타임인 7분주가 가장 적당하다고 보았다.
처음 출발해서는 ‘천천히’에 적응이 어려운 듯 자꾸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마주 맨 줄(생명띠)을 당긴다. 달리는게 문제는 아니니까… 체중으론 자신있다.
같이 달리는 희두아우가 스피드에 대해 장단을 잘 맞춰준다. 하지만 조심하자~
자인4거리(4.5 km) 29분, 당리3거리(10.1 km) 1시간7분. 양호하다.
천천히 달려서인지 호흡도 못 느낄정도다. 되레 여유있는 농담까지하면서 거리와
시간을 쌓아간다…
코스도 달리기 좋게 적당한 구배가 이어지고 있다.
운문댐3거리(20 km)까지 소요시간이 2:18. 조금 빠른 듯하나 분위기상 좋다.
다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단타가 아닌 듯하다. 희두 아우가 우비를 입어 저체온에
대비하자고 한다. 용술씨는 춥고, 더운거에는 많이 취약하다며… 이겨내야 할 텐데…
배낭을 풀고 간단히 빵을 하나 물고는 우비를 챙겨 입힌다. 천천히 달리니까
우비에 답답해도 괜찮으리라. 되레 추워지는 날씨에 따스함을 더 원하고 있다.
큰 고개 넘어 지촌3거리(30 km) 통과에 3시간 42분 소요. 정확하게 가고 있다.
비바람은 더 거세졌으나 다행히도 옆에서 불어온다. 정면이 아님을 다행으로 삼는다.
하지만 느린 달림도 반복되다보니 힘들기 시작한다. 남은 7.5 키로가 점점 멀어진다.
밤 지형에 좌우 벌판이다보니 거리감이 약해진다. 다 갔다했을 때 이정표에 적혀 있는
갈림길 ‘1.5키로 전방’ 표지는 0.5키로를 예상했던 우리 맘을 빗나가고 말았다.
비바람의 추위는 용술씨를 더욱 힘들게 하고 이따금씩 걷는 경우가 발생한다.
마침내 37.5 월성마트의 불빛이 보인다. 여러 주자들이 있고 출발 주자들도 보인다.
빨리 컵라면 하나 먹고 출발키로한다. 예상 휴식시간 12분
~ 37.5 km (월성마트) 37.5 km 4:42 소요 ( 7분 31초 / km )
*** 슈퍼.
10여분만 쉬겠다고 했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우선 많은 주자가 일시에 몰리다보니 컵라면을 데울 더운 물이 떨어졌다. 66키로까지
중간 보급소가 없다하니 먹고는 가야하는데 빵을 먹자니 추위의 용술씨가 안될 것 같다.
또 용술씨가 슈퍼에 들어선 후로 몸서리를 계속 치고있다. 많이 추운 듯하다.
아마도 차가운 달림에 적응이 안되는 듯… 쪼그려 앉은 그를 일으켜 세우고 온몸으로
비벼준다. 주자가 많이 들어와 있어 혼잡하나 슈퍼가 넓어 따뜻하질 않다.
따스한 두유도 제대로 못마시고 다른 주자가 꿀물병을 내미는 데도 힘들어한다.
작전을 변경해야할 듯하다. 일단 제대로 먹게하고 장기전에 대비해야겠다. 중간부의
예정시간을 좀 여유있게 잡았었는데 좀씩 당겨서 시간내 완주만 해야할 것 같다.
(출발때의 예상 완주시간은 30분 여유가 있는 14시간 30분이었다.) 만일 그것이
안된다해도 횡단을 앞에 둔 첫 도전이니 시간외 완주라도 해야하리라…
슈퍼 옆 공간의 난로를 발견해서 용술씨가 불을 쬘 수 있게하고 컵라면도 공급했다.
다행히 약간 여유가 돌아온 모습.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가자! 짐을 챙기자!
용술씨도 목표가 무엇인지 알기에 추운데도 불구하고 다시 몸을 추수린다.
젖은 장갑을 방수(?) 코팅목장갑으로 바꾸고, 우비 단단히 챙기고, 맘을 다지며…
결국 12분정도 쉬겠다고했던 슈퍼의 휴식은 43분을 보내며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2. 이건 달림이 아니라 산악 행군이여~~ ( 37.5 km 월성마트 ~ 65.9 km 칠성가든 )
일단 따스한 국물이 몸안으로 들어갔고 쉬었었다는 여유인지 몸이 다시금 움직인다.
2~3키로의 가벼운 달림에 몸도 달궈지고 물이 괴어있는 지뢰를 피하면서 할 수 있다는
의지 속에서 달림을 계속한다. 희두아우는 용술씨의 의지력이 흔들릴 것을 염려하여
동반주를 이탈하였다. 이젠 용술씨는 나를 전적으로 의지해야만 한다. 꼭 완주시키리라~
바닥의 물들이 얼음 알갱이로 바뀌기 시작한다. 아예 얼었으면 좋은데 습기먹은 얼음이라
(먹는 샤베트처럼) 밟으면 얼음 물이 옆으로 튄다. 혼자 달릴 땐 깡총깡총하고 달리겠지만
둘이 같이하는 동반주에선 튀는 물에 방법이 없다. 결국 방법을 바꾼다. 빨리 걷자.~
걷는데도 발끝으로 미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직은 좀더 달려줘야하는데…
슈퍼에서 출발하면서 부지런하면 겨우 맞추리라 생각했었는데 또 걷고 있으니 시간내
완주는 어려울 듯하다. 얼음과 물이 섞인 바닥을 고르며 오르막 길이 너무 힘들다.
그래도 말없이 꾸준히 나아가는 용술씨가 대견스럽다. 그래 이 어려움만 넘기자!
지금이 최악이면 앞으로는 희망만이 나타나리니…
46.1 km (휴펜션) 통과에 6시간 29분이다. 원래 예상이 5시간 55분이니 아직도
해볼만하다. 걷는다해도 결코 떨어지고 있지않았다. 언덕일수록 시간을 절약시켰다.
지치지않고 계속 걸은게 되레 예상 시간보다 더 열심히 걸었던 것이다.
결국 1차 언덕인 54 km(정상휴게소) 를 7시간 42분, 예상보다 41분 늦게 통과하였다.
악천후 속에서 차량은 통제되었고 당연히 열려있는 가게나 쉴 곳은 없었다.
하지만 식당까지는 10키로 이상이 남았고 허기짐을 해결해야했다. 맹목적으로 달리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라는건 누구든 알고 있는 사항이다. – 실천이 어려워 그렇지…
언덕끝으로 버스정류소가 보였다. 눈보라와 바람만 피한 상태에서 용술씨가 추워해서
배낭을 풀질 못한다. 내 배낭의 찹살떡과 순임 누이가 주신 곶감을 용술씨에게 주었다.
물은 용술씨 배낭 물백의 빨대를 마시면 되므로…
나도 개떡(난 떡인줄 알았었는데)과 곶감을 입에 넣었다. 사정 따질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무조건 뱃 속에 넣어야한다. 먹고 체하지만 않으면 된다. 안 먹으면 안되니까…
아마도 맨 후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낙오되면 더 고생만 할 뿐이다.
용술씨의 몸은 다행히 양호하다. 많은 경험의 결과리라…
이제 내리막. 울주군 이름의 제설차가 지나간다. 그 뒤를 따라가자니 바닥이 훨씬 좋다.
아래로 내려오니 갈림길이고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멀리 앞 팀이 보인다.
씩씩한 용술씨, 당당한 용술씨. 잘도 간다. 당기는게 아니라 나란히 간다. 고맙다.
계곡길과 능선길을 지나노라니 드디어 언덕꼭대기에 오른 듯하다. 이름하여 운문령.
59.5 km (운문령) 8시간 51분 소요. 구간예상보다 12분 당겼다. 예정보다는 31분 지연.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30분 여유였으니 이대로 가면 시간 꽉 채워서 완주가 가능하다.
무리하진 않고 계속 이 흐름대로 가겠다고 속으로 다짐한다. 오바했다 지치면 안되므로…
이제부턴 다시 내리막. 미끄럽다. 살살 달리자니 어렵다. 걷다, 뛰다를 반복 한다.
6키로가 멀기는 멀다. 조금만 조금만 하다보니 저 앞쪽으로 빨간불의 통제차량이 보인다.
식당까지 왔다. 악천후의 험한 언덕을 넘어왔다. 이제 절반 성공은 했다…
37.5 km (월성마트) ~ 65.9 km (칠성가든) 28.4 km 05:00 소요 ( 10분 33초 / km )
누적 65.9 km 09:42 소요 ( 8분 49초 / km )
누적 예정소요시간 09:10 도착 09:42 . 예정 휴식(식사)시간 20분
** 식당
식당에 들어서니 온기가 확 들어온다. 살았다! 하는 느낌도 든다. 사막의 오아시스.
벌써 먹고 출발하는 앞선 주자를 보며 그래도 십여명이 있음을 확인한다. 살아들있다.
용술씨를 의자에 안내하며 식당 테이블을 보는 순간 안내판에 글씨가 적혀있다.
“완주시간 16시간으로 연장” 악천후라서 1시간 더 준다고 한다. 고맙다.
힘난다. 다시 한 시간을 벌었다. 정말 힘들 때의 여유시간 한 시간이 남았다.
일단 식사부터~ 비빔밥이다. 국물이 있으면 좋은데… 하지만 어쩌랴 환경에 맞춰야지
궁시렁하는 용술씨를 다독이며 된장찌게라도 더 받아준다. 하지만 입에 안 맞나보다.
사실 나도 반 그릇밖에 못먹었다. 무조건 다 먹어야 하는데…
따뜻한 물을 마시니 살겠다. 용술씨 물통에 따스한 물을 채워주고 양말도 바꿔신도록
했다. 비록 젖은 신발에 신는 마른 양말이지만 그래도 좀 나으리라. 나도 꺼내 바꿔신고
싶지만 테이핑 후의 발가락 양말이라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해서 그냥 가기로 했다.
이것쯤이야~~
아직도 우리 뒤에 들어오는 몇몇분이 있는게 위안이었다. 꼴찌인줄 알았었는데…
이분들도 남은거리와 시간 계산으로 분분하다. 포기하려는 김태억님에게 파이팅을
외쳐주고 문을 나선다. 식사포함 예정이 20분이었는데 35분을 보냈다…
3. 자! 완주는 이렇게 하는 것. ( 65.9 km 칠성가든 ~ 100.5 km 계정숲 )
혹시나하면서 조급히 달렸었는데 1시간의 선물을 받고 나니 여유감이 생긴다.
이제부턴 예정시간은 무시하고 시간내 안전한 완주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식사와 휴식한 뒤라 몸이 부드럽다. 역시 ‘천천히’를 반복하며 얼마간을 달리다보니
눈에 익은 간판이 보인다. 신원슈퍼(70.1 km). 약 4 키로를 편하게 달렸나보다.
이때의 시간이 10시간 53분. 이제 30키로에 5시간7분이 남았다. 바꿔 생각하면
키로당 10분주. 빠른 걸음이나 조금 살짝 달려주면 되는 속도면 된다.
어차피 횡단 308 을 대비한 도전이니 오늘의 100 키로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고
또 시작이므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 부상없게 안전하게 가자.
그렇게 맘을 먹고나니 몸이 좀 늘어진다. 용술씨는 더 안달린다고 아우성하는 느낌이다.
무리하지 말자, 즐기자~
오르막에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 오르고 내리막은 쏘자는데 내가 쏘질 않는다.
내리막은 당연 달려줘야 예의라는 용술씨의 의견에 양해를 구한다. 내리막을 쏴버리면
이 체중에 내 무릎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있기에… 무엇보다 시간이 충분하기에…
79.5 km (대천삼거리) 12시간 19분 소요. 용술씨가 힘들기 시작한다. 누구라도 다
그렇지만 하프에서 17, 풀에 36, 울트라에서 80… 다 체력 고갈을 느끼는 지점이다.
더욱이 밤새 눈보라 속에서 산악행군(?)을 하고 또 이 그칠줄 모르는 비바람을
마주하며 나아가는데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에 동조하면 같이 퍼지게 된다.
이제는 내가 끌어간다. 용술씨를 다독거려 본다. 겨우 80 에서 힘들어 할 것인가?
우리에겐 목표가 있지 않은가? 어려워도 참고 지금을 즐기자, 즐기는 방법을 찾자.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다…
용술씨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원하건만 야속케도 대천면에도, 다음 동곡3거리에도
편의점은 없었다. 길건너 주유소가 있기에 울트라 기질을 발동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휴식 좀… 커피 한 잔도… 다행히도 주유소 직원분은 친절하게 양해해 주셨고
잠시간이지만 기력을 돌릴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잘 쉬었습니다….
82.9 km (동곡3거리지나 s-oil) 12시간 49분 소요. 커피 한 잔. ( 8분간 휴식 )
달림은 계속 키로당 9분주 정도였고 남는 시간만큼 여유를 가졌고 혹시 모를 경우만을
대비하며 전봇대를 세면서 100~200미터 달리고 50미터 걷고 했다.
거리는 점차 줄어들었고 그에 비례하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우리 앞에서 달리는 주자도 50, 100미터 정도의 일정거리를 유지한 채 같은 달림이었다.
무슨 고개인가에서 휴게소가 열린 것을 보고 마지막 정비의 여유를 갖기로 했다.
91 km (OO고개휴게소) 13시간 14분 소요… 빵과 따뜻한 두유, 물… ( 10분 소요 )
눈은 참 많이도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바람이 그리 세질 않아서 달리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다만 계속 말을 하다보니까 근자에 최고 많이 눈을 먹고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계속 달림의 템포는 유지되었고 벌어졌던 앞 주자를 다시금 쫓아가서 4키로를 남기고는
추월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손목을 까만 비닐봉지로 감싸서 인상적이었다.
김태억님과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앞서 달렸다. 자인네거리(99.4 km)를 좌로 돌자니
이제다왔다하는 안도감에 온몸에 전율이 돋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계정숲 앞에 다 와서 우비를 벗게하고 배번을 앞세운다. 떳떳하게 완주했고 시간내에
정확히 들어왔다. 횡단 대비의 이용술씨에겐 큰 경험의 밤샘여행이 되었으리라.
축하 박수속에서 카메라 앞에 나란히서서 두 팔을 높이 올렸다...
이용술님 그대는 해냈소…
또한 나도 그대와 더불어 소중한 여행을 할 수 있었소…
다음달 대구성지순례 100 km 에서도 즐거운 울트라 여행을 만들어 봅시다~~
수고 많았고 축하해, 진심으로 완주를 축하하네~~
65.9 km (칠성가든) ~ 100.5 km (계정숲) 34.6 km 06:04 소요 ( 10분 31초 / km )
누적 100.5 km 15:48 소요 ( 9분 25초 / km )
악천후에서 주로를 살피시느라 고생 많으신 이태재 위원장님과
대회를 위해 고생 많으신 여러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완주를 밀어부치는 것이 다소 무모하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고
두고 두고 기억에 남길 무지원의 울트라 대회였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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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211.57.15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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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저도 충주호 100km울트라를 딱 한번 해봤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혼자 달리는 것도 힘든데 시각장애인과 동반 완주라~~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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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121.128.3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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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 혼자달리기에도 춥고, 미끄럽고, 힘들었는데 두몸이 한몸되어 끝까지 고락을 같이 하신 임정규님,이용술님, 진정 울트라맨이십니다, 다음대회에도 무사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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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재
211.253.1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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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힘들게 완주하신 두분께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이 하셨구요 다음대회에도 꼭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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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공
112.216.20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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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입니다. 축하드리며 빠른 쾌유기원합니다. |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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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125.7.19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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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규님 그리고 이용술 님 대단 합니다. 정말이지 혼자서 100 킬로를 달리는 것도 힘든데...두분이 함께 눈이 되고 다리가 되어 힘든 길을 무사히 완주 하셨군요..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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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203.142.21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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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친구 역시 대단한 뚝심이야. ㅎㅎㅎㅎ 마음이 착하니 좋은일도 많이하고... 올해 이용술님과의 동반횡단 꼭 성공하길 바래 임정규 힘!!!~~~ |
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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