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완주의 감동을 여러분과 나누십시오. 완주자는 물론 중도포기자,
자원봉사자도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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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e: 9,
Date: 0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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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1
찰밥을 해 달라고 어린아이처럼 아내에게 보챈다
대회 하루 전날부터 찹쌀 밥을 해 달라고 아내에게 보챈다. 그러나! 아내는 시쿤둥하며 다른때는 대회날 아침밥만 찰밥을 먹으면서 이번에는 왜 하루 전날부터 찰밥을 찾느냐고 흥국씨 들이대듯 들이댄다. 나는 구차하긴 하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찰밥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변명아닌 변명으로 아내의 입안에 침샘을 연다. 찰밥은 소화기능이 약해 조금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배가 부른 나 같은 사람에게 추천되고 속이 거북할 때 찹쌀 죽이나 떡을 먹으면 답답한 증상이 사라지며 찹쌀은 한방으로도 소화를 돕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하는 식품으로 친다 라고 넋두리를 틀며 침을 한 입 꿀꺽인 것을 본 아내는 부지락히 뽀얀 찹쌀을 개수물에 담구며 불쌍한놈 떡하나 더 준다는 셈치고 찹쌀 바가지를 개수통에 툭툭 턴다. 나는 다행이도 점심부터 찰밥을 내놓아 세끼니를 찹쌀밥을 먹고 대회를 임하니 속이 편하고 배 댕기는 일 없이 콘디숀조절에 이 찰밥만한 것이 없다.
어제밤 잠자리에 일찍히 들을려고 쾌종시계를 머리 맡에 놓고 잠을 청하나 째칵째칵 시계 톱니바퀴 맞 물려 돌아가는 소리에 잠이 선다. 이렇게 잠들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행해지는 일종의 고문같은 것이며 잠들지 않으므로써 꿈을 꾸지 못하는 것은 꿈은 뜀 길에서나 이루어지려는듯 긴 밤이 그렇게 백개의 눈을 뜨고 마주 앉은 식탁위의 하얀 감자를 기웃거리며 지새 우나 찰밥의 달척지근함이 그 모든 것을 상쇄시켰다.
출발선의 오색 포연
광화문거리를 꽉 메운 런너들속에 나는 B조에 속해있다. 엘리트선수들이 8시 정각에 출발을 하고 그 뒤로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다리를 들어 올려도 보고 몸을 굴신을 해봐도 가슴은 두근!두근! 한다.잠시후 오색포연이 광화문 아침을 수놓고 포성에 놀란 온몸에 심장이 붙은것 같이 나도 후끈 달아 오른다. 한기를 피하려 걸치고 있던 비닐옷을 벗어서 가장자리로 내 던진다. 오늘의 아침과 한낮의 일교차이가 10도를 넘나든다. 아침에 긴팔옷을 입고 집을 나올때 얼굴과 손발에 느껴지던 냉기는 런너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녹아 몸의 훈기가 산뜻한 기운으로 솟아 이제는 뛸만하다. 대포소리가 우렁차게 울리고 연막 폭죽이 터지면서 포연이 서서히 사라질즈음 나의 근육은 피끗이며 몸과 영혼 사이의 대화가 시작되며 출발을 한다.
이 오색포연은 이 길을 달리는 선수들에게 이러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주로에 스며드는 나뿐 기운이나,잡귀는 포성소리에 귀멀고 포연에 휘 날려 보내며 우렁찬 포소리가 동반돼야 포연을 하늘 높이 치 솟게하듯 마라톤을 완주할 려면 많은 고통을 인내하고 겸허하게 순응하여야 한다. 쌀쌀한 기온에서의 출발이지만 선수들의 뜨거운 기백이 포연처럼 하늘 높이 치 솟고 완주후의 기쁨 또한 오색포연에 실려 잠실뻘에 띄우려는듯 하늘에 둥실 떠 있다.
출발 ~ 10km 50.09
남대문을 돈다.
출발선수들에 등 떠다 밀려 남대문을 돌며 좌측으로 꺽이면서 카메라맨에 렌즈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갓 길로 나가 포즈를 취해도 본다. 우리나라의 숫한 마라톤대회에서 남대문을 돌며 달릴 수 있는 것은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유일하기 때문에서이다. 시장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간다. 시장안 상인들의 골라골라하는 소리라도 들리는듯 우리들은 숨을 고루고 주로를 꽉 메우며 달리는 런너들의 앞을 보아도 옆을 보아도 시장통 황금돼지저금통모양 배를 쑥 내민 주자들은 온데 없고 그 옆 족발집 주인이 내놓은 잘생긴 돼지머리에 배춧잎 하나 물려 있듯 모두가 환한 얼굴로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저 안쪽 시장안 돼지머리도 웃는 놈이 잘 팔린다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는듯 모두다 웃음띄운 패기넘치는 얼굴들이다.
청계천 입구로 들어서면 인공물로 만들었던 것들을 벗겨내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듯 도로에 깔아 놓은 자연석이 울퉁불퉁이며 잰 발걸음을 다독인다. 이제 시작일 뿐이니 서두르지 말라고 화강암 주먹돌이 불쑥이며 쉬엄 가란다. 청계천을 돌아 나오는 구간에서는 서울 도심속에서도 물소리를 들으며 달릴 수 있고 뽕끗이 나온 꽃망울들 만치나 설레임반,기대반을 간직한채 주로를 가르며 흐르는 물줄기처럼 물 흐르듯 평정을 이루며 흐른다.
10 ~ 20km 48.52, 1.39.01
햇볕이 빌딩사이로 갈마든다.
10km거리 표시판에 눈인사를 건넨다. 종로를 지나면서 빌딩사이로 햇볕이 갈마들며 음지와 양지를 교차한다. 로면 또한 울퉁불퉁이며 아스팔트가 차 바퀴자국으로 골이 졌다. 이 깊게 페인 골은 마치 근대 문명은 몸의 이동속도의 임계점을 자동차에 의지해 돌파 했다. 어쩌면 달리는 것에 보람과 흥미가 줄어들고 그 가치가 폄훼되자 몸 쓰는 일에 태만해졌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이 페인 골을 둔탁한 발 놀림으로 메우며 나는 뛴다. 이러하듯 모든 것엔 양면성을 지니며 오늘 뜀 길도 "시간과 공간을"몸으로써 전유한다. 그 전유는 곧 몸에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흐르는 시간속에 자신감으로 다가온다.
20 ~ 30km 51.39, 2.30.40
달리기는 그 시간 그 싯점이 지나면 그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다
종로를 벗어나 천호대교로 향하는 길은 직선코스로 길도 휑하니 뚫렸다. 중랑천을 접하면서 서울은 세계의 어느 대도시가 갖지 못한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다고 느낀다. 그 아룸다움을 우리는 인공물로 저마다 앞으로나서 소리를 질러대는 수많은 글자들로 덮여 있다. 온 갖 구호들중에 심지어 돈 받아드립니다 라는 전화번호도 버젓이 걸려 있기도 하다. 떼인 돈 말이다 돈은 떼이면 받아 주기라도 하지만.....이 달리기는 그 시간 그 싯점을 지나면 그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해서 오늘 이길을 달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0km를 넘어 서며 벌서 체력에 이상 징후가 와 정신력으로 버틸려 생각을 두어 보나 정신력도 한계가 잇는듯하다. 발굽에 힘을 줘 볼려고 허리궤춤에서 파워젤을 꺼내 25km지점에서 물과 같이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대다 꿀꺽인다. 그 맛이 꿀 맛이다.
오늘 내가 해 볼려 하든 나의 기록갱신 최고 기록이 이 구간에서 짚푸라기가 물에 사그라들듯 그렇게 물먹은 스폰치처럼 흐느적거리며 숲으로 돌아가는듯 했다. 25~30km까지의 구간 기록이 26.09로 전체구간중 제일 많이 걸렸다.
27.5km지점인 어린이대공원역을 지나면서 여기는 광진구입니다라며 가두에 설치한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의 주파수가 혼성음을 자아내고 뇌가 번뜩이며 우울하게 죽어 있든 내몸속의 세포들이 진저리를 치면서 생생하게 살아 용솟음치듯 감동을 주는 계기로 다가 왔다. 성수동으로 다가오며 아파트 꼭대기가 얼굴을 쑥 내밀며 나를 반기며 "집이야! 집! 하는듯" 속삭인다. 이 마라톤에서 집이라는 것은 쉴 수 있는 곳이라는 것에서 위안을 받고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내가 편하게 맞이 할꺼라고 암시(暗示)를 준다. 길 건너 뚝방의 개나리 가지에 맺힌 노란 꽃몽우리에서 아! 봄은 이미 우리동네 내 곁에 와 있다며 빵끗인다. 수 없이 땀을 흘린 그 뚝방길 연습주로를 힐끔거리며 내 두다리에 힘을 빌리려는듯 가까이 다가서며 뚝방에 기댄다.
30 ~ 40km 51.03, 3.21.43
주로 옆의 집이 마음에 위안을 준다
서울숲입구를 지나면서 집 주위를 한 바퀴 뺑 돈다. 집 주위의 도로 여건에 나는 익숙해져 있다. 지하철공사 복공판 쒸워져 있는 윗치나 갯수까지 손금 들여다보듯 뻔하다.또한 성수동을 지나면서 교통정리요원이나 경찰관과 실랑이 하는 주민들도 없다. 같은 동네 사람인 내가 대열에 합류해서 선수로 달리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는듯 간간이 서서 응원을 하고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보인다.
마의 구간이라는 이 구간에서 나는 연습과정을 통해 비축해 두었던 마지막 스피드와 지구력을 꺼내려 생각을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32.5km지점에서 근접해 있는 우리집 부엌 찬장서랍을 서캐잡듯 아득바득 뒤져 밥에 두어 먹을 려고 했던 검정콩을 한 웅쿰씩 움켜쥐고 25개나,50개 단위로 아내가 없을 때 슬쩍 호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그리곤 운동장(400m)을 한 바퀴 돌때마다 검정콩을 한알한알 내리며 셈을 셋다. 마치 투명한 꼬맹이 주판을 튕기며 뛰는듯 했다. 주머니가 텅비면 마음 또한 가벼워지며 뜀 길을 멈췄다. 그렇게 내동댕이친 콩이 뭇 얼마이며 밥에라도 두어 먹었더라면 오늘 같은 마라톤대회시 뒷심이라도 발휘하지 않았을려나 싶기도 하다.그러한 셈속에 운동장을 뱅글뱅글 돌아야 하는 지루함을 달래며 그 동안 흘린 땀을 잠실대교위의 강바람에 실려 보낸다. 마지막 2%남은 쇠심줄같은 뱃속의 지구력을 꺼내서 일까? 하프를 지난후로 30~35km까지의 구간기록이 25.13으로 제일 빠르게 통과한다.
잠실대교를 지나면서 동호회여성회원들이 건네주는 비법수를 마시며 꺼져가는 짚푸라기에 기름을 붓듯 힘을 실어준다. 37km를 지나며 매 키로메타(37~38~39)마다 표기되어 있는 표시판에 눈인사를 나눈다. 최후의 에너지를 쏟아내 달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남은 파워젤 하나를 마져 먹는다.
이렇게 마라톤의 벽이라는 구간에서는 여성주자들의 날씬한 몸매와 복장들을 눈사치로 즐기며 달리는 재미도 좋다. 뛰는 맵시가 있는 여성 선수는 기분을 좋게 한다. 달리는 뒷 모습이 예쁜 여자들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 여성주자들에 홀리듯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안다.그 들은 고수 이기 때문이다.어느정도 뒤따르고 아쉬웁더라도 한쪽눈 질끈 감고 미련없이 그냥 떠나 보내야 한다. 그러하기 때문에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다라고 생택쥐페리가 말 했듯이 마라톤에서의 사랑은 앞만 보고 함께 달리는 것이라고 본다.사랑하고 나누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보아야 한다.이러한 잡다한 생각들로 마의 구간을 헤짚고 나온다.
40 ~ 42.195km 11.12, 3,32.55
힘 없는 목소리로 힘을 외친다.
골인지점을 향해 가면서 동호회 회원을 앞세우며 뒤 따른다. 뒤를 따를뿐이지 빤히 보이면서도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나는 이 달리기로 시간이 공허하게 나를 관통하지 않게 나의 마음과 정신을 보듬는다. 내 안의 새로운 감각과 예지력을 갖게하는 힘이란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 아니다. 달리기로 나와 세상과 사물의 관계성을 들여다보며 달리는 의미와 완주후의 기쁨과 용기를 찾아가는 어떤 것이다. 자신을 성찰하는 "힘" 이 있다. 그래서 잠실운동장 타원형지붕아취가 빤히 보이면서 같이 뛰는 옆 선수에게 낮으막한 힘없는 목소리로 힘을 외쳐주고 나도 없든 힘을 짜아 낸다.
어언 3년동안 나의 속주머니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나의 바램이자 꿈의기록 "3시간 34분 43초"의 기록을 뛰어 넘는다. 동아마라톤 13년차 도전에 나의 최고기록인 3시간 32분 55초로 골인을 한다.
봄이 오는 길목 달림길에서 사랑을 줍는다
이렇게 광화문에서 쏜 화살을 3.32.55로 서울하늘에서 맴돌다 잠실뻘에 꽂힌다. 마라톤을 한 뒤 몇 년 사이에 나 스스로가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하여 뛴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할줄 알아야 나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찾게 되고 모든 일에 자신감도 함께 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랑을 한다는 것은 머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산 사람의 몫이니까 산 사람은 키와 머리칼이 자라고 주름이 깊어지며 하루에 천개의 세포를 죽여 몸 밖으로 쏟아내고 쉴 새 없이 새 피를 만들어 혈관을 적신다.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는 쇳물처럼 나 자신을 기꺼이 변화시키는 모험에 이 초로가 뜀 길에 뛰어든 것이다.
나는 오늘 봄이오는 길목 뜀 길에서 이만 명이 넘는 선수중에 하나의 점일지언정 내가 쏘아 올렸던 화살,나의 주위에 소소한 일상 속에 그 적대감이 숨어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의 생채기는 모두 원수이기 때문이죠 바쁜 출근길에 옆에서 끼어드는차,사소한 문제로 다투었던 아내, 의견 충돌로 삐끗한 직장동료 작든 크든 짧든 길든 내 마음에 박히는 모든 화살들이 나를 적대시 한다는 것입니다. 그 화살을 오래 끌어안고 살수록 상처는 깊어가기 마련 입니다.
광화문에서 활을 쏜 사람은 남이 아닙니다.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내 탓이오를 진심으로 인정하며 이 잠실뻘에서 박혔던 화살을 마라톤이라는 지팡이를 구실삼아 훌훌 털어버리는 것입니다. 성내는 마음이나 생채기가 모든 불행의 근원이 됩니다. 성내는 그 마음을 참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남을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차게 될 것입니다. 나는 내가 쏘아 올린 나만의 화살을 뽑게한 이 달림길을 나는 사랑하고 나에게 사랑을 준 것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 달림길에서 사랑을 줍습니다. |
지리산
222.111.56.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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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1세대이시군요^^광화문에서 쏜 화살을 3.32.55로 서울하늘에서 맴돌다 잠실뻘에 꽂힌다. 이 말이 무척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부상 없는 평생달리기 즐기세요^^ 힘ㅁㅁㅁㅁ |
0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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