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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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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바깥 기온이 달리기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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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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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는 운동선수를 강하게 한다고 하지만 더위만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저녁이나 밤에 달리기도 하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스포츠센터에서 달리기도 하지만 더운 날이라도 결과를 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참가한 포르투갈의 장거리 주자 마리아 페르난다 모레이라 리베이로(Maria Fernanda Moreira Ribeiro)는 섭씨 27.7도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10,000m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하버드대의 고명한 진화론적 생물학자이자 [The Story of The Human Body]를 집필한 대니얼 리버먼(Daniel Lieberman)은 생리학 전문지 'Comprehensive Phys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인류 조상들은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대낮부터 사냥과 식량 찾기에 분주했다. 낮에는 더위에 약한 육식동물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몸에도 이 더위에 강한 세포가 남아 있다. "인간은 무더위 속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진화해 왔지만, 그 환경에 익숙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고 리버먼은 지적한다.
30도를 넘는 한여름 날이 계속되는 한국에서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에게 취재한 내용을 러너스 월드로부터 소개한다.
기온이 10~15도일 경우
비교적 시원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래 달리면 달릴수록 덥다고 느끼는 것은 확실하다. 스포츠 의과학 전문지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운동생리학자 매튜 엘리(Matthew Ely)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십 년에 걸친 엘리트 마라토너와 서브 엘리트 마라토너의 경기력을 다른 기온에서 측정했다. 그 결과 기온이 섭씨 10도냐 15도냐에 따라 풀마라톤을 2시간 10분에 달리는 주자의 퍼포먼스가 1~2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 마라톤을 3시간에 달리는 남성 그룹은 기록이 4~8분 떨어졌다(그 이상 기록이 느린 주자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
생리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고온 환경에서는 근육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기점으로 한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오타와 대학(캐나다) 열인간공학연구소(Thermal Ergonomics)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야닉 몰갓-숀(Yannick Molgat-Seon)에 의하면 근육이 생성한 에너지의 80%는 열이 된다. 추운 날씨에서는 열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운동 중 열은 방해한다. 그래서 우리는 땀을 흘린다. "혈액이 피부에 보내지는 것도 몸이 열을 제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몰갓-숀은 지적한다. 여분의 열을 근육에서 피부로 이동시켜 땀으로 방출하는 구조다.
그렇지만 체내의 혈액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피부와 운동중의 근육이 혈액을 서로 빼앗는다. 몰갓-숀은 "이기는 것은 언제나 피부이므로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아도 혈액이 흐르지 않는 근육은 산소 부족에 빠져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되어 버린다"고 한다.
기온이 15~20도일 경우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다지 퍼펙트하다고 할 수 없는 기상 조건이다. "Daniels’ Running Formula"의 저자 잭 다니엘스가 창안한 The Run SMART Project 계산기에 따르면 기온이 20.5도일 경우 10km를 45분 만에 달리는 주자의 기록은 41초가 늦어진다. 같은 기온에서 진행된 엘리의 연구에서도 엘리트 마라토너와 3시간대 마라토너의 기록이 1~4분 늦어졌다.
더위 속에서 훈련을 시작하면 몸은 빠르게 순응한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혈장량이 증가하기 시작한다고 암스트롱은 말한다. 그 결과 체중이 0.5~1kg 늘어날 수 있지만 체액이 늘어나 땀을 흘려도 탈수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근육에 보내는 혈액량을 극단적으로 줄지 않고, 피부에 충분한 혈액을 보내는 것도 편해진다.
더위에 익숙해진 몸은 체간온도의 상승을 예측하기 때문에 달리기가 무섭게 땀이 나게 된다. 또 몸이 나트륨을 저장하기 때문에 땀의 양은 늘고 짠맛은 없어진다. 게다가 심박수가 약간 저하하므로 폐에 넣을 수 있는 산소량이 증가해 혈류량이 증가한다. "심장이 고동을 칠 때마다, 운동중의 근육에 혈액이 보내져, (땀에 의해) 몸이 차가워지게 된다"고 암스트롱은 설명한다.
몸이 익숙해지면 더운 날씨에서 달리기가 편해진다. 미군 열조사원이었던 매튜 엘리의 아내 브렛 엘리(Brett Ely)는 이라크 환경에서 병사들이 어떻게 훈련했는지 들여다 보았다. 그래서 열흘이면 병사들이 이라크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자신을 과열시키지말고 서서히 시작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기온이 20~26도일 경우
이 기온에서는 매튜 엘리의 엘리트 마라토너 기록이 3분, 서브 엘리트 마라토너 기록이 최대 20분 늦어졌다. 그렇지만 더위의 영향을 받는 정도는 러너에 따라서 다르다. 엘리의 데이터를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더위에 강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몸집이 작고 부피보다 체표 면적의 비율이 크기 때문에, 피부로부터 열을 방출하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작은 몸집인 것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여성 만이 아니다. 기온 23도, 상대습도 90% 속에서 시작된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마라톤의 금메달리스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쉬아 투과네는 몸무게가 고작 44kg. 은메달을 딴 한국의 이봉주도 57kg 정도였다.
더위와 몸집 사이의 상관관계는 마라토너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Lore of Running』을 집필한 운동생리학자 팀 녹스(Tim Noakes)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전 러닝머신으로 8km 타임트라이얼을 했는데, 시원한 방에서는 체구가 작은 남자와 덩치 큰 남자의 퍼포먼스가 동등했다. 하지만 실온이 35도까지 상승하자 몸집이 작은 남자는 덩치 큰 남자보다 1.5km를 평균 45초 빨리 달렸다. 이 원칙은 그다지 가혹하지 않은 환경에도 해당된다.
기온이 26~31도일 경우
이쯤 되면 아무리 땀을 흘려도 좋을 일이 없다. "땀을 줄줄 흘리고 있을 때는 없어지는 체열보다도 없어지는 수분이 많으니까"라고 몰겟-숀은 말한다. 몸이 한계에 접근함과 동시에 아무리 효율적으로 땀을 흘려도 증발이 늦어져 몸에 열이 쌓이게 된다. 이 상황에서는 페이스를 늦출 수밖에 없다.
암스트롱에 따르면 바깥기온이 26도, 습도가 70%를 넘으면 경기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이런 환경에 어설픈 마음으로 몸을 길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열리는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면 그 비슷한 환경에서 제대로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대회 1~2일전부터는 더위 대책의 훈련량을 줄여야 한다. 여기까지 열심히 해왔다면 여러분의 몸은 충분히 더위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걸 믿고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 출발선에 서는 데 집중하자.
기온이 32도 이상일 경우
기온이 올라갈수록 달리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2007 세계선수권 여자 10,000m를 준비하던 미국 엘리트 러너인 카라 구쳐(Kara Goucher)는 개최지인 일본의 여름이 초고온 다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레이스 당일도 역시 초고온 다습했다. 「날씨가 찌고 있어 숨이 막혔다」고 31도의 오사카를 회고했다.
그래서 구처는 꼼꼼히 준비했다. 긴소매 긴 바지로 한여름의 트랙을 달렸고, 사우나 슈트(고무 같은 재킷과 팬츠)로 조깅을 실시했고, 레이스 2주 전에 일본에 도착했다. 그 결과 괜찮다는 확신을 갖고 레이스에 나서 동메달을 땄다.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는 날도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 열리는 울트라마라톤 [배드워터 135(Badwater 135)]의 단골 그렉 프레슬러(Greg Pressler)에 따르면 가혹한 환경에서 달릴 때 중요한 것은 퍼포먼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페이스 관리, 복장선택 등)를 모두 고려한다는 것이다. 사우나 출입도 도움이 된다.
수분 보충을 마스터 해 두는 것도 좋다. 짧은 레이스에서도 전해질 태블릿을 사용해보고 수분 보급량을 최대화한다. 그러면 혈류량이 늘어 탈수증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물을 더 마시는 연습도 하면 좋다. 1시간에 1L가 한계라지만 프레슬러가 말해주듯 그만한 양을 마시는 데 익숙한 사람은 드물다. 그 상태에서 고온다습한 훈련을 하면 금세 탈수가 되어버린다. 다만 수분의 섭취량을 늘린다면, 전해질의 서플리먼트도 섭취하여 체내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
혹서 속에서 레이스에서 살아남을 뿐 아니라 또 좋은 결과도 남기고 싶다면, 구처가 말하는 「수분 보충, 그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 빨리 현지에 들어가는 것」의 3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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