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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2021, Vote: 0, Date: 2024/02/14
제 목 전세계가 상실감에 빠진 이유
작성자 운영자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 켈빈 킵툼,  달리기 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1년 동안 세계 마라톤계를 풍미하며 불꽃처럼 살다 일요일 밤 24세의 일기로 홀연히 떠나갔다.



그는 케냐 서부 리프트밸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킵툼의 코치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36)도 이 사고로 사망했고, 또 다른 승객 샤론 코스게이(Sharon Chepkurui Kosgei)는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월요일 퇴원했다.  

킵툼이 사망하기 불과 5일 전, 세계 육상 연맹(World Athletics)은 작년 10월 시카고 마라톤(Chicago Marathon)에서 자신의 2시간 00분 35초 세계 기록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는데, 킵툼은 공인 대회에서 2시간 01분 이내로 달린 첫 번째 선수가 되었다. 킵툼은 4월 14일 로테르담 마라톤(Lotterdam Marathon)에서 공인 레이스에서 마라톤 2시간 벽깨기에 도전을 앞두고 있었다.

킵툼(Kiptum)은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동안 마라톤 세계를 휩쓸었다. 그는 2022년 12월까지 마라톤을 한 번도 뛰지 않았는데, 그때 발렌시아(Valencia)에 비교적 무명으로 입성했고, 역대 가장 빠른 마라톤 데뷔전인 2시간 1분 53초의 승리로 일약 역대 3위 선수로 떠올랐다.  그후 그가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고, 그의 성적뒤에 코스기록과 세계기록의 라벨이 붙었다.

사무엘 완지루의 메아리

킵툼의 죽음은 그의 경력 중 전성기에 사망한 케냐의 2008년 올림픽 마라톤 챔피언인 사무엘 완지루의 2011년 죽음을 비극적으로 재현했다.  죽음의 방식은 달랐지만 – 완지루는 그의 집 발코니에서 추락사  – 비슷한 점들은 아주 많다.  두 사람 모두 사망 당시 24세였고, 두 사람의 마지막 대회가 시카고 마라톤에서의 우승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반대의 방식으로 마라톤에 접근했지만, 각각은 마라톤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참가한 7개의 마라톤 중 5개의 대회를 우승한 완지루는 공격적인 레이싱으로 유명한데, 가장 유명한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이다. 기온이 30도를 넘는 쨍쨍한 날씨 조건에서 열린 그 경기에서 완지루는 도로에서 42.195km가 아니라 마치 400m 트랙 경기처럼 두려움 없이 마라톤을 공략했다. 그는 세계 기록이 2시간 4분 26초였던 때에 (페이커 없이) 62분 37초로 하프를 통과했고 2시간 6분 32초의 올림픽 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완지루에 이끌려 그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자오우드 가립을 제외하고, 그 이전이나 이후로 올림픽 마라톤에서 2시간 8분을 깬 선수는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킵툼은 마라톤에서 미증유의 속도를 내기에 앞서 후반까지 페이스메이커들과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발렌시아에서의 데뷔전에서, 킵툼은 30-40km의 10km에서 28:05를 포함하여 61:38과 60:15의 스플릿을 달렸다.  킵툼의 60:15는 모든 마라톤에서 가장 빠른 후반 스플릿이었다… 물론 그 스플릿의 수명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4개월후 30-40km 구간 10km에서 놀라운 27:49를 포함하여 61:40(전) - 59:45(후)로 달렸던 2023 런던 마라톤에 비하면 발렌시아는 맛보기에 지나지 않았다.  10000m 한국기록이 28:23.62(2010년 전은회)인 것을 감안하면 30km이후 그의 페이스를 짐작할 수 있다.  다시 한번, 킵툼은 마라톤에서 가장 빠른 후반기록에서 이전 기록을 깼다.  춥고 습한 조건 때문에 그의 성과는 훨씬 더 주목하게 만들었다.   경기 후반에 비가 내리면서 다른 모든 정상급 남녀 선수들은 포지티브 스플릿으로 달렸다.   킵툼은 후반을 전반보다 거의 2분 가까이 빨리 달렸다.

시카고에서 수립한 킵툼의 2시간 00분 35초 세계 기록 또한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27분 52초(30-40k)를 포함하여 후반을 59분 47초로 더 빨리 달림으로써 그의 레이싱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았다.  2018 베를린에서 킵초게가 세계기록을 수립했을 때 60분 30초으로 달린 후반이 기록이었다.  킵툼 이전 그 기록보다 더 빠른 마라톤 후반부를 뛴 사람은 없었다.  

"나는 아직 마라톤의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역사상 그 어떤 인간보다 34초 더 빨리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에게 아직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많은 사람들은 킵툼의 최고는 아직 발휘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그 자신도 세 마라톤 중 어느 것에서도 아직 마라톤의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일요일 마지막 길을 떠나기 전 킵툼은 아내와 아버지에게 4월 2시간 벽을 깰 준비가 되었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만약 그가 로테르담에서 1시간 59분의 페이스로 나갔다면 그는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그는 올 여름 파리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 마라톤에서 어떤 결과를 냈을까?

마라톤 벽을 무색케 하면서 오히려 30km 이후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이는 파격, 한 주 내내 "먹고, 자고, 달리기"만 하면서 주간 300km의 주행거리를 쌓는 준비자세, 최정상에 선 후도 항상 차분하고 겸손한 태도, 레이스 막판 우승이 확실시 되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리고 골인 후 들썩 드러눕는 그의 모습에 세계 마라톤 팬은 열광했다.  

그는 아직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갔다.   발렌시아-런던-시카고를 거치면서 그에게 쏠린 세상의 관심은 증폭되어갔고 이제 그 관심은 4월 로테르담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홀연 그가 떠나간 것이다.  그래서 세계 마라톤 팬들은 그 누구의 죽음보다 큰 상실감으로 그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장례는 2월 24일 문화체육부장(葬)으로 치러진다고 하며, 고향 쳅코리오에 묻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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