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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세계적 의사가 말하는 [러너스 하이]의 놀라운 효과
작성자 운영자
몸을 움직이면 엄청난 고양감을 얻을 수 있다.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 안데슈 한센 씨는 "나는 러너스 하이를 두 번 체험했다. 그것은 마법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모르핀에서 초래되는 고양감과 흡사하다"라고 한다.



다음 글은 안데슈 한센이 저술한 『운동뇌』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러너스 하이'는 동기부여 회복에 응용할 수 있다

운동은 우리 정신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몸을 움직이면 엄청난 고양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른바 「러너스 하이」다.

어쩌면 여러분 중에서도 체험해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러너스 하이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소개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동기부여 회복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너스 하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이 러너스 하이를 가져오는 것인가.  이는 곧 가슴 뛰는 과학의 신비일 뿐이다.

■합법적으로 '위법 수준'이 된다

아편이 아픔을 없애주고 도취감을 가져온다는 것은 기원전 부터 알려져 있다.  로마제국 시절 이 양귀비 열매에서 채취한 액체를 건조시킨 것은 약품으로 사용됐고 대중은 마약으로도 애용했다.

19세기 초 독일 과학자들이 아편의 유효성분인 모르핀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자 그것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었으며 주로 부상병을 위한 진통제로 긴요히 사용되었다.  그 약의 효험은 눈부셨다.

가령 두 팔과 두 다리를 잃은 부상병이라도 불과 0.2~0.3g만 복용하면 통증이 거의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알콜에도 진통 효과가 있지만 이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백 배의 양이 필요했다. 그래서 적은 양으로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모르핀은 바로 꿈의 약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초 뇌세포 표면에 모르핀과 결합하는 수용체가 있음을 알자 왜 모르핀의 작용이 그토록 강력한가 하는 의문에 답이 나왔다.  그러나 거기서 새로운 의문이 생겼다.

도대체 왜 인체에 모르핀을 집어넣는 수용체가 있을까?

자연계는 인류를 모르핀 중독으로라도 만들자는 것인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가장 이치에 맞는 답은 뇌가 직접 만든 모르핀을 합성할 수 있고, 그 미지의 물질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용체가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너도나도 [뇌의 자체 제조 수제 모르핀]의 정체를 알아내려 했고 그 노력은 금세 결실을 맺는다.

1976년 돼지의 뇌 안에서 방출되는 미지의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그 물질은 돼지의 뇌 자체가 합성된 것으로 여겨졌고 분자 구조는 모르핀과 많이 비슷했다.

■더없는 행복감에 휩싸여 고통이 완화된다

같은 해 송아지의 뇌를 조사하던 미국 과학자들이 역시 비슷한 물질을 발견했다.

돼지와 송아지에서 발견된 미지의 물질은 서로 분자 구조가 비슷했기 때문에 모두 '자체 모르핀'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인간의 신체에도 존재하는 이 물질은 체내에서 합성된다고 해서 '체내성 모르핀(엔도제너스 몰핀, endogenous morphine)'으로 명명되고 명칭은 줄여서 '엔도르핀'으로 불리게 된다.

엔도르핀에는 모르핀과 마찬가지로 눈부신 진통작용이 있다.  그리고 모르핀과 마찬가지로 행복감을 안겨준다.

그런데 왜 뇌가 스스로에게 그런 물질을 주는 걸까.  왜 체내에는 그런 메커니즘이 있을까.  또 뇌는 어떤 때 그 물질을 방출하는가.  그것은 인간이 약품이나 마약을 사용하지 않고 고통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행복감을 얻는 것이 필요한 환경과 관련이 있다.

미국인 장거리 주자 제임스 픽스는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기적의 러닝』(퀵폭스사, 1978년)에서 그 체험을 이야기한다.

그는 장거리를 달릴 때 여러 차례 더없는 행복감에 휩싸여 고통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픽스는 그것을 '러너스 하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러너스 하이」를 체험한 사람이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유산소운동 스포츠 운동선수들이 같은 체험을 했다는 사실을 속속 밝힌 것이다.

■모르핀에서 초래되는 고양감과 흡사

제임스 픽스의 저서는 1970년대 마라톤 붐 속에서 출간됐다.  '러너스 하이'라는 말은 금세 유행어가 됐고 엔도르핀이라는 새로 발견된 물질이 그 효과를 가져오는 장본인이라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다.

이제 러너스 하이라는 말을 모르는 러너는 별로 없지만 실제로 그것을 체험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감각은 남다르고 약간 상쾌한 정도가 아니다.

운동이 우리 정신에 미치는 여러 영향 속에서 러너스 하이는 단연 강렬한 감각이다.

나 자신은 두 번 체험했다.  그것은 마법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운동을 끝냈을 때 느끼는 상쾌한 성취감과는 완전히 다르다.

온갖 고통이 사라지고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에 휩싸여 머릿속은 맑고 질풍처럼 빠르고 어디까지나 영원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 감각은 너무 생생해서 한번 경험하면 잊을 수 없다.

만약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이 러너스 하이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러너스 하이가 아니다.  러너스하이는 모르핀에서 초래되는 고양감과 흡사하기 때문에 이론상 엔도르핀이 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엔도르핀만이 요인' 아니다

그러나 러너스하이를 가져오는 물질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엔도르핀 이외의 물질이 고양감을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 의문에 답을 주기 위해 독일 뮌헨의 과학자 그룹이 지역 러너스 클럽 회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해 조사를 벌였다.  러너들이 달리기 전에, 또 전력으로 달린 2시간 후에 PET 스캔(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장치)이라고 불리는 검사에 의해 엔도르핀의 레벨을 측정했다.

결과는 일목요연했다.  주자 전원의 엔도르핀 수준이 달린 후에 증가한 것이다.  특히 증가가 현저했던 것은 전두전피질과 변연계로 불리는 부위였는데, 그 두 곳은 감정을 제어하고 있는 영역이다.

또 러너들이 자신의 고양감을 단계별로 나타내보았더니 그 단계가 높은 러너일수록 뇌속의 엔도르핀 수준도 높았다.  이 결과를 보면 러너스하이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답이 나온 것 같지만 엔도르핀만이 요인이라는 설에는 다소 이론도 있다.

첫째, 엔도르핀 분자는 크기 때문에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둘째, 모르핀이나 엔도르핀을 차단하는 물질을 투여받은 장거리 러너에서도 러너스 하이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왜 '워킹 하이'는 일어나지 않을까?

러너스 하이를 가져오는 물질로서, 그 밖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내인성 칸나비노이드」다.  이 역시 엔도르핀처럼 체내에서 합성돼 진통작용도 있지만 엔도르핀보다 분자가 작기 때문에 뇌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뇌에는 엔도르핀과 결합하는 수용체와 별도로 내인성 칸나비노이드와 결합하기 위한 수용체가 갖춰져 있다.  이 수용체는 중독성이 높은 약물과도 결합한다(마리화나의 유효성분이 결합하는 것은 이 내인성 칸나비노이드의 수용체다).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가 러너스하이에 연관돼 있다는 지적은 프랑스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갑자기 신빙성을 더했다.  이들은 유전자를 조작해 내인성 칸나비노이드 수용체가 결여된 쥐를 만들었는데, 그 쥐의 운동량에 변화를 보인 것이다.

일반 쥐라면 케이지 내 쳇바퀴를 스스로 자청한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작당한 쥐는 쳇바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일반 쥐의 절반밖에 달리지 않았다.

쥐가 얼마나 달려야 고양감을 느끼고 러너스 하이가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이 달린 후에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아보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이렇게 보고되고 있다.  단지 걷는 것만으로는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가 분비되지 않는다.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가 분비되려면 달리기를 1회당 최소 45분에서 1시간은 지속해야 한다고 한다.

이 조건은 바로 러너스 하이가 일어나는 조건과 같다.  그리고 당연히 걷기에서는 러너스 하이를 체험할 수 없다.

과학자 중에는 러너스하이는 엔도르핀이나 내인성 칸나비노이드가 아니라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이 늘어나면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 체온이 올라가면 고양감이 초래된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도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로는 러너스 하이를 가져오는 요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으며, '엔도르핀과 내인성 칸나비노이드 모두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생물학적 요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과학자뿐이다.  러너나 사이클리스트, 테니스 플레이어, 그 외 다양한 스포츠를 실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러너즈 하이의 구조보다, 러너즈 하이라고 하는 현상이 실재한다는 것만으로 희소식이 아닐까.

■'공복감'을 존에 들어가는 신호로 삼다

달리면 고양감이 초래되는 현상도 우리 조상들이 사바나에서 살던 시절의 흔적이라고 한다.

아마도 사냥할 때 긴 거리를 달려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나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살고 있는 산족은 그런 수단으로 식량을 조달하고 있다.

몇 마일 거리를 달려 사냥감을 몰아넣을 때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고 거기서 엔도르핀의 혜택을 본 것이다.  예를 들어 발목을 삐거나 근육을 다치면 엔도르핀이 그 통증을 없애줬다.  또 숨쉬기가 힘들어도 고양감을 가져옴으로써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냥감을 죽일 확률이 높아졌다.  지금도 우리가 달리면 러너스 하이가 되는 것은 아마 거기에 이유가 있다.

러너스 하이가 장거리를 계속 달려 사냥감을 잡기 위한 원래 몸에 갖춰진 구조임을 가리키는 증거는 다양하다.

우리 신체에는 체지방이 소비되면 '렙틴'이라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줄어든다.  그러면 뇌는 에너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체는 말라붙지 않도록, 즉 기아 상태가 되지 않도록 돼 있고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은 그에 반하는 사태이기 때문이다.  즉 생존 본능이 항상 몸에 에너지를 듬뿍 담아두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러너스 하이가 먹이를 잡기 위한 구조라는 가설이 맞다면 우리 몸은 러너스 하이를 통해 이렇게 알려주고 있다.  "에너지 비축은 곧 고갈될 거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달려라. 식량을 더 구해야지!"   그리고 그것을 돕기 위해 고양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 러너스 하이가 되는 조건

연구에서는 적어도 45분은 달려야 러너스 하이가 찾아오고, 또 자주 달릴수록 러너스 하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 안에서 엔도르핀이 방출되는 양도 운동량이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러너스 하이가 되기 쉬워진다.

그래서 포기하지 말자.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가 러너스 하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또 달리다가 바로 모르핀을 투여했을 때처럼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한계치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늘로 찌르거나 꼬집어 통증에 대한 내성을 조사한 실험에 따르면 정지해 있을 때보다 달릴 때 통증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엔도르핀이 고양감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통증을 완화하는 작용도 있음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그 작용이 극히 강력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고속으로 달릴 때 엔도르핀의 효과는 팔이나 다리가 골절됐을 때 투여되는 모르핀의 일반적인 양, 10mg과 맞먹는다.  주자가 피로골절(오랜 기간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힘이 가해지면서 일어나는 골절)을 당해도 계속 달릴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달리는 한 통증을 느끼지 않지만 멈추자마자 엔도르핀의 효과가 희미해져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는 운동이 뇌에 주는 작용으로는 월등히 강렬하지만, 비록 엔도르핀이 솟구치는 듯한 '눈짓하는 체험'은 할 수 없더라도 극히 평범하게 고양감은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운동을 하면 러너스 하이라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엔도르핀이나 내인성 칸나비노이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피로감이 가시지 않으면 주3회 30분 달리기를

우울증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는다거나 마음이 무거워 어쩔 수 없는 일은 없을까.  그럼 나가서 뛰자.  달리기 등 심박수가 늘어날 수 있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오래 지속하면 훌륭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그 때 다음에 열거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해 주기 바란다.

30~40분 달리기를 일주일에 세 번 할 것.  운동의 강도는 최대 산소 섭취량이 최소 70%는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숨이 조금 차는 기준으로 '약간 빡세다'고 느낄 정도).  속도는 '보통'이 적합하지만 숨이 차오르는 정도의 부하를 가할 필요가 있다.

달리기 대신 사이클링 등 다른 유산소 운동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의 종류나 장소가 아니라 강도나 시간이다.

그 활동을 3주 이상은 계속하자.

첫 운동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 직후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쾌적하게 지내려면 정기적으로 몇 주 동안 계속할 필요가 있다.  동기를 부여하려면 처음 1, 2주에만 많은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 안데쉬 한센 : 정신과 의사.  스톡홀름 상과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노벨상 선정으로 알려진 명문 캐롤린스카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현재는 왕가가 명예원장으로 있는 스톡홀름 소피아헤멧병원에서 근무하며 집필활동을 하고, 그 한편 유명 TV프로그램에서 내비게이터를 맡는 등 정력적으로 미디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운동뇌」는 인구 1000만명의 스웨덴에서 67만부가 팔렸고, 「스마트폰 뇌」는 그 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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