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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04, Vote: 0, Date: 2021/09/15
제 목 킵초게가 마신다는 '붉은 주스'의 비밀은?
작성자 운영자
세계 최강 마라토너로 꼽히는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6)가 중요한 레이스 시작전에 비트루트(beetroot)라는 붉은 채소즙을 농축한 주스를 꼭 챙겨 먹는다고 한다.  이 쥬스에는 「러너의 지구력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연구 성과가 연달아 발표되어 스포츠 의학이나 생리학 전문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러너에게 큰 힘을 내게 한다는 「붉은 주스」를 사이언스 측면으로 접근해보았다.

사상 3번째로 올림픽 2연패한 킵초게 선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01:39의 공인 마라톤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무렵 마라톤으로 전향하여 기존 분야인 중장거리를 월등히 추월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출전한 12회의 마라톤에서, 2위를 기록한 2013년 베를린 마라톤, 2021년 런던마라톤 8위를 제외하면 모두 우승하였다.  현재 공식대회에서 2시간 벽을 처음으로 돌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또 2019년 INEOS 1:59 Challenge 대회에서 1:59:40의 기록으로 골인하여, 인류 최초로 2시간 이내에 마라톤 코스를 달린 선수가 되었다.  다만 이 대회는 정식 기록은 아니다.  사실 이 대회 자체가 킵초게 딱 한 명이 참가했다. 목적은 오로지 인류의 2시간 벽 돌파 가능성 확인. 이를 위해 킵초게에게는 과학기술로 가능한 한 최대한의 지원을 받았다. 페이스메이커로 중장거리 및 마라톤 엘리트 선수들 수십 명을 동원하고, 음료는 자전거를 탄 주최측 요원에게 전달받았으며, 나이키에게 특수한 전용 신발을 제작받았다. 마라톤 코스, 습도, 기온까지 최적의 상황하에 진행 된 이벤트다.

킵초게 선수의 강점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일류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케냐·난디 지구의 출신으로, 「고속 유전자」를 계승하고 있다」 「비포장의 고원에서 실시하는 고지 트레이닝의 효과다」 「에너지의 로스가 적고 「연비」가 좋은 러닝 자세가 몸에 배여있다」.…….여러 가지 요인이 지적되는 가운데 의외라고 할 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것이 비트루트 주스의 존재다.  이 사실은 3월 31일 일본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서 열린 제30회 러닝 학회 대회에서도 다루어졌다.

질산염 함유 '붉은 주스'의 효험은?

러닝학회는 달리기를 생리학과 동작분석 등 여러 측면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이다.  올해 대회에서는 2017년 [브레이킹-2]에 참여한 생리학자 대표로 영국 엑시터대(University of Exeter) 앤드루 존스(Andrew Jones) 교수가 참석해 특강을 했다.  존스 교수는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 선수에게도 과학적인 조언을 해줬고 발표 논문 수가 400편이 넘는 스포츠 과학계의 일인자다.

2년에 걸친 브레이킹-2 준비 기간 중 킵초게 선수와 친해진 존스 교수는 그가 지난 5년간 비트루트 주스를 즐겨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킵초게 선수는 올림픽이나 여러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주스를 마셔 승리해 왔다.  그는 비트루트 주스가 (달리기) 퍼포먼스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비트루트는 레드비트, 비트라고도 한다.  붉고 순무와 비슷해 적순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붉은무과에 속하며, 천채(사투리무)에 가까운 종류의 뿌리채소이다.  보르시치 등 러시아 요리에 자주 이용되면서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소화 촉진 등에 약효가 있는 건강 야채로 사랑받아 왔다.  화학적 조성으로는 질산염(NO3-=질산이온을 포함한 화합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물이나 채소를 통해 입으로 섭취된 질산염은 주로 장벽(腸壁)을 통해 흡수돼 혈액으로 이동하며 이 중 일부가 침 속에서 분비된다.  타액에 포함된 질산이온은 입 안의 세균에 의해 아질산이온(NO2-)으로 환원됐다가 다시 흡수돼 혈관으로 들어간다.  혈액 속을 흐르는 아질산 이온의 일부가 다시 일산화질소(NO)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화질소는 혈관벽 세포에 작용해 혈관을 넓히는 작용이 있다.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질산약의 약리작용과 원리는 같다.  혈관이 넓어지면서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고 마라톤과 같은 유산소운동의 성능을 향상시킨다고 존스 교수 등은 주장한다.

존스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선수들에게 질산염이 듬뿍 든 비트루트 주스와 질산염의 양을 줄인 비트루트 주스를 마시게 한 뒤 운동 퍼포먼스를 비교하는 실험을 계속해 왔다.  질산염이 많이 든 주스를 마신 운동선수들은 지속력과 산소 소비 효율 등을 나타내는 수치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브레이킹-2 시행 전에도 질산염 보충제를 킵초게 선수들에게 먹였다고 하니 그 효과는 실전을 통해 가시화된 셈이다.

질산염의 작용에 뜨거운 관심을 쏟는 사람은 존스 교수뿐만이 아니다.  운동생리학 분야에서는 최근 질산염 섭취가 인간의 지구력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이 많이 발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 전기통신대 가노 유타카(狩野豊) 교수(운동생리학)도 질산염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확인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질산염 효과'는 유전자 차이에서 유래되는 것인가



다만 비트루트는 결코 마법의 주스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질산염 섭취량을 바꾼 비교대조 테스트 결과를 실은 여러편의 논문을 보아도 질산염 섭취의 효과는 극적이라고 할 만큼 눈부신 것은 아닌 것 같다.  운동 테스트의 종류나 강도에 따라 섭취량이 많든 적든 결과가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10명의 남자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2015년 논문에서는 거치형 자전거 페달을 전력으로 밟는 시간과 반복 횟수를 바꿔 퍼포먼스를 비교하는 세 가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중 질산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젓는 시간이 가장 짧았던 시험(6초 전력 저기를 24초간 24회 반복하는 시험)뿐이었다.

2016년 논문에서는 36명의 남자 운동선수에게 20m 왕복달리기(셔틀런)를 시켜 타임을 비교했다.  질산염을 많이 섭취한 선수의 기록 평균이 3.98초, 섭취량이 적은 선수는 4.03초로 기록 단축 효과는 1.2%였다.  극적인 효과라고는 할 수 없다.

뒤집어 보면 질산염이 만약 장거리 주기의 특효약이 될 만큼 효과가 좋다면 오래 전에 금지약물로 지정돼 도핑검사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이나 치즈 등 식품첨가물에 들어 있는 질산염은 체내에서 발암성이 있는 니트로소화합물로 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원래 야채에 들어있는 질산염은 식품첨가물과 조성이 다른 데다 체내에 어느 정도 흡수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식량농업기구(FAO) 합동전문가회의도 질산염 섭취와 발암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매일 많이 마신다면 몰라도 1년에 몇 차례 소중한 레이스 전에 채소 주스를 조금 마시는 정도라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의를 부추기는 듯한 붉은 비트루트 주스, 그 성분의 질산염 감수성은 달림이 개인의 체질 즉 유전자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3월 일본 러닝학회 대회 얘기로 돌아가면, [마라톤 2시 깨기를 위한 생리학적 통찰]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존스 교수의 강연은 수많은 청중으로 가득 찼다.  세계 최강의 주자가 좋아한다고 하는 빨간 주스를 마신다고 하면 다른 선수나 일반 아마추어 선수들도 출발전 이를 마시는 풍경이 연출될지도 모르겠다.  

참고자료 : 일본 요미우리 신문 & 일본러닝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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