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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709, Vote: 0, Date: 2021/08/13
제 목 [오사코 달리기일지] 내가 케냐로 온 이유
작성자 운영자
고교 역전이나 하코네 역전에서의 활약하고, 작년의 도쿄 마라톤에서는 자신이 지닌 일본 기록을 21초 앞당겨 2시간 5분 29초를 마크한 일본의 오사코 스구루 선수.  그는 도쿄 올림픽을 겨냥하여 달리기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 노트에는 케냐에서 훈련하는 어려움이나 SNS의 스트레스, 경기 이외의 고민 등 동요하는 감정이 적나라하게 쓰여져 있다.  이 일지를 일본의 한 대형 출판사가 「결전(決戰)전의 러닝 노트(일지)」(문예춘추)라는 제목으로 발간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묵묵히 훈련을 쌓아온 오사코.  그는 베일에 싸인 선수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일지를 읽으면 조금이나마 그의 본모습을 엿볼 수 있다.

왜 중요한 시기에 일지를 공개하기로 했을까?  그는 말한다.

"처음에는 공개하기가 망설임이 있었다.  원래 일지라는 게 남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잖은가.  쓰다 보면은 솔직한 부분이 생기게 된다.  서적으로 정리되었을 때 이런 것을 써 버려서 세상에 내놓아도 좋은 것일까 하고 불안하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 안에서 정리할 수 있었고, 그것을 알게 된 다음 레이스를 보면 무엇인가 연결되는 부분이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은 365일 24시간 마냥 레이스만 생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을지도 모른다.  물론 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그렇지 않아도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러가지 잡념이 있는 가운데 자신의 핵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하는 힘이 있는 것이 경기에서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경기자로서나 사람으로서도 깊이가 더해지는 것 같다."

국내 엘리트 선수는 물론, 동호인 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일부를 발췌하여, 그의 일지를 소개한다.

내가 케냐에 온 이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나는 2021년 1월에 케냐에 왔다.  항상 훈련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간 후 고지 훈련에 들어갈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훈련 초기부터 케냐에 들어가기로 했다.

케냐 전지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거의 1년전 도쿄 올림픽 출전의 마지막 기회였던 도쿄 마라톤을 앞두고 가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볼더에서 고지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몇 번이나 다니는 사이에 환경에도 익숙해지고 매너리즘화되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다.  다른 환경에 몸을 두고 새로운 자극을 원했다.  그런 생각으로 케냐를 선택했지만 사실 이곳의 환경은 내 자신에게 매우 맞아서 도쿄 올림픽을 위해 이곳에서 장기 합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케냐는 볼더보다 해발고도가 높아 전 세계에서 주자가 몰려오기 때문에 연습 파트너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침착하게 연습을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코로나의 감염자수, IOC나 JOC의 대응, 올림픽은 과연 개최될 것인가… 일본에 있든, 미국에 있든 매일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부터 여러가지 정보가 흘러나오고 내가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귀에 들어온다.  "그 정보의 파고를 이길 만큼 나는 강하지 않았고, 일본 국내에 있었다면 적지 않게 휘둘려 평온한 기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케냐에서는 스스로 정보를 찾으려하지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는 보지 않아도 되니까 잡념이 적어진다.  경기를 방해하는 정보를 피하고 빨라지는 데에만 집중했다.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을 위해서라는 것이 케냐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다.

케냐에 온 지 1개월이 지났고 이전에 왔을 때보다 상당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일본에서도 같은 거리나 스피드로 달렸지만,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을 해야한다 등 불필요한 생각을 하게 되어, 아무래도 마음이 산란해질 때가 많았다.  지금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기분에 동요도 없고, 왠지 두근두근한 기분이다.

여러 가지를 버리고 왔어야 했다

기분에 기복이 없어짐으로써 연습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육상을 좋아하고 빨라지고 싶으니까, 100%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몸을 두는 것은 당연하고, 심플한 것을 심플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게 전부다.

이번 합숙은 7개월로 예정되어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부담없이 이동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오래 고지에서 훈련을 한 적은 없었다.  이 선택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이 새로운 도전은 도쿄 올림픽이 있든 없든 자신의 경험치로 절대로 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컨트롤 할 수 없는 미래의 걱정을 하면서, 도쿄나 미국에서 지금까지와 변함없는 트레이닝을 하는 것보다도, 도쿄 올림픽 이외의 옵션도 고려하여 내가 발전하기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의의가 있고, 그것이 나 다운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을 떠날 때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시간, 맛있는 식사와 쾌적한 생활 등 여러 가지를 버리고 오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막상 버리고 나면 굉장히 침착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다.  내게 유일하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게' 아닐까?



케냐 합숙의 거점은 해발 2390m에 있는 이텐이라고 하는 동네다.  고도가 높기 때문에 일년 내내 아침 저녁으로 쌀쌀할 정도로 시원하다.  낮에는 날씨가 좋으며 덥지만, 일본이나 나이로비와 달리 아주 부드러운 더위다.

일주일 일정은 대충 잡혀있다.  월, 수, 목, 토는 이지런(easy run). 닛신식품에 있던 바르소톤 레오나르도 선수와 스바루에 있던 랑갓 클레멘트가 이곳에서 작은 팀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숙소 근처 오프로드를 함께 달리기도 하고, 날에 따라서는 혼자 달리기도 한다.

케냐에는 그 때의 컨디션에 따라 설정 시간을 지키지 않고 속도를 내는 선수가 많이 있다.  그런 상황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때에도 자신의 페이스로 확실히 달릴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멘탈 면에서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누군가가 조금 페이스를 올리려고 하면 역시 초조해질 수도 있다.  의외로 달리면서 대화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자신의 리듬으로 달리고 싶을 때는 혼자 달리도록 한다.

오사코가 주관하는 슈가엘리트의 캠프

화요일과 금요일은 워크아웃(work out)의 날이다.  차로 15분 정도 가면 있는 로드코스나 차로 1시간 정도에 있는 트랙에서 연습을 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장거리주를 한다.  아침부터 2시간 반~3시간 정도 뛰다가 끝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오후에도 가볍게 달리는 경우도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비행기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나이로비에 1주일 정도 머문다.  표고가 1700m로 이텐보다 낮아지므로 여기에서는 1000m를 2분 30초 페이스로 12회를 실시하는 등 주로 스피드 연습을 한다.  나이로비에는 일식 레스토랑도 있고 머무는 동안 마일리지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절반은 휴식 시간이기도 하다.

하드한 연습을 계속하려면 모티베이션도 중요하다.  연습이 끝나면 대략 1시간 정도 사우나에 들어가는데 이 후의 맥주가 최고의 보상이다.  너무 좋아서 최악일 정도다(웃음).  다만 케냐는 고도가 높아서 잘 취하기도 하고 회복도 느리다.  얼마 전 해발 3100m 지점에 있는 뉴질랜드인 제인의 캠프에서 맥주를 마셨을 때는 몹시 취해 버려, 그 후 며칠 동안은 내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 실수도 했지만 평소에는 가급적 데미지가 남지 않도록 물도 충분히 섭취하고 맥주 1~2병으로 자제한다.

이번에는 내가 주관하는 슈가엘리트의 캠프지를 케냐에 만들고 싶어서 연습 중간중간 적절한 장소를 찾기도 했다.  솔직히 케냐가 아니면 배우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을 뛰쳐나감으로써 배울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지난 번 케냐에서 합숙을 했을 때 트레이닝이나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사람에게 신세를 졌고, 그들 덕분에 일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 기간 중 2개월에 한 번 정도 클레멘트(호텔 체인)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더 긴 안목으로 보고 나는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과 여기에 슈가 엘리트 달리기 캠프를 만들면 일본인 선수의 강화도 되고 케냐인 선수의 고용이나 생활 보장, 사회공헌에도 연결된다고 깨달았다.

이런 것은 일본에 있으면 알 수 없고 말로 전해도 자신이 경험하지 않으면 좀처럼 반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닝은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사람으로서도 인성이 풍부해질 수 있는 귀중한 계기를 주는 것이 케냐다.

물론 같은 환경에 있어도 깨닫는 선수, 깨닫지 못하는 선수가 있겠지만, 젊은 선수들에게도 뭔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장소 찾기는 임대료를 바가지 씌우거나 해서 현지 이외의 사람이 캠프지를 만드는 어려움도 통감했다.  이것은 앞으로 내가 케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계속 이어짐)
이사오 오사코 스구루, 영적 자극을 주는 선수다.
스스로를 던져 자신의 길을 개척한 용기있는 선수다.
나는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 한다.
자질구레한 여러가지 소식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케냐로 갔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08/13   
감사감사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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