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완주하거나 마라톤을 조금이라도 좋은 시간으로 달리려면 어떤 몸이 필요할까?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몸이면 마라톤을 달리는 데 유리할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요소를 생각할 수 있다.
① 산소를 체내에 충분히 흡입할 수 있다
주자가 오래 달리려면 근육 내에서 에너지원을 연소시켜 달리는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연소에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자는 호흡에 의해 공기 중의 산소를 체내에 흡수하여 혈액 순환에 의해 그 산소를 근육으로 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점점 산소를 흡입하지 않으면 안 되며, 어느 정도의 속도로 계속 달릴 수 있는지는 가져올 수 있는 산소의 양에 따라 거의 결정된다.
아무리 에너지원이 많아도 아무리 강력한 근육을 가졌어도 산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빠르게 오래 달릴 수 없다.
②근육이 충분한 지구성을 가지고 있다
100m를 10초 안팎에 달리는 스프린터의 근육은 짧은 시간에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마라톤의 속도는 세계 최고급 선수가 100m를 18초로 달리기 때문에 근육이 큰 힘을 발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마라토너의 근육은 2시간~수시간에 걸쳐 계속 움직이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③ 피하지방이 적다
마라톤을 달릴 때의 에너지원으로는 글리코겐과 지방이 사용되지만, 사용되어 지방은 몸에 붙어 있는 지방의 극히 일부이다.
따라서 피하지방을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이 마라톤에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쓸데 없이 무거울 뿐이기 때문에, 피하 지방은 가능한 한 적은 편이 편안하게 마라톤을 달릴 수 있다.
④ 글리코겐 저장량이 많다
근육과 간에 축적된 글리코겐(탄수화물 등에서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마라톤을 뛸 때 주요 에너지원이 된다.
글리코겐은 지방에 비해 적은 산소로 연소하기 때문에 편안한 호흡으로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일정 시간 내에 대량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다.
글리코겐을 다 사용하면 지방이 에너지원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없게 된다. 10km 레이스 등에서는 글리코겐을 다 소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저장량이 기록에 영향을 주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마라톤 거리가 되면 얼마나 글리코겐을 축적하고 있는지가 레이스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평소 긴 거리를 달리면 그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어 점점 글리코겐의 저장량이 많아진다.
이상의 4개의 요소를 갖추는 것이 마라톤을 달리는 데 적합한 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마라톤을 위한 몸만들기는 이 4가지 요소의 개선을 목표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류 마라토너의 몸매를 떠올려 보자. 슬림하고 날씬한 것 외에 외형적으로 특별한 공통 특징은 찾아보기 어렵다.
같은 주자라도 100m를 전문으로 하는 톱 스프린터는 외견적으로도 남다른 체격을 갖고 있다. 100m에서 10초를 끊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단련된 굵고 빠른 근육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세계의 톱 스프린터의 몸과 극히 보통의 우리 몸은 외견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마라토너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2시간 남짓 마라톤을 달리는 일류 선수라도 그 체격은 지극히 보통이다. 일류 스프린터처럼 대단하다는 느낌을 주는 몸매의 선수는 드물다.
이것은 마라토너의 몸의 특징이 외관에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4가지 요소만 봐도 외견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①과 ④는 몸 내부의 문제이고 ②도 근육의 질 문제이지 근육의 크기가 아니기 때문에 외견으로는 알 수 없다. 명확하게 밖으로 나타나는 것은 ③의 피하지방이 적다는 것 뿐이다.
단지, 세상에 마른 사람 등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일류 마라토너가 외형적으로는 단순히 야위어 보인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제 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