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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3448, Vote: 1, Date: 2020/02/27
제 목 코로나 바이러스 시기에 달리기
작성자 운영자
다음은 2월 25일자 뉴욕타임즈가 게재한 "코로나 바이러스 시기에 달리기(Running in the Time of Coronavirus)"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뉴욕 타임즈 국제판 편집자인 올리비아 파커(Olivia Parker)가 홍콩마라톤에 대비하여 훈련해왔으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자 자체적으로 코스를 만들어 달린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모든 대회가 취소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오랫동안 훈련해온 동호인이라면 스스로 코스를 만들어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쳐보는 것도 아쉬움을 달래는 한 방법인 것같습니다. (운영자 註)



1월 말 친구가 "마라톤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를 보낸 것은 내가 47번째 훈련을 마치고 막 집으로 돌아 왔을 때였다.

나는 많이 실망했다.  2월 9 일에 예정된 스탠다드 차타드 홍콩 마라톤이 열리기를 간절히 기대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문제로 인해 취소되었다.

첫 마라톤이었고, 신청서와 함께 접수를 탄원하는 이메일을 보낸 후 지난 10월에 참가권을 확보했다.  내 벽에 붙여놓은 초보자용 16주 훈련 프로그램 대부분을 묵묵히 소화했고 정신건강관련 자선 기금을 모금해왔다.  수십 년간의 달리기를 기피해온 후 마침내 에너지 젤, 런닝 벨트 및 동기 부여 팟캐스트와 같은 것에 집착하면서 진정한 러너가 된 것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영국에서 날 응원하기 위해 날아올 계획이었지만 이제는 응원 할 일도 없어졌다.

취소가 이해되기는 했다.  이 대회는 일반적으로 70,000명 이상의 주자가 참가할 예정으로 전염성이 있고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전 지역에 퍼져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에 걸쳐 힘들게 숨을 쉬는 것은 위험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또한 새해 전날 불꽃 놀이와 홍콩 최대의 음악 및 예술 축제인 Clockenflap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공공 행사가 반정부 시위 때문에 연기되거나 취소된 도시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체념하고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최근의 이유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실망감을 떨칠 수 없다. 내가 가입한 러너의 WhatsApp 그룹에서  많은 고수 달림이들은 낙관적이다.  한 사람은 “더 많은 대회를 달려보라 그러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고 썼다.  또 다른 멤버는 "날씨 때문에 일본 마라톤은 대회 4시간 전에 취소된 적이 있다"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첫 마라톤이었다.  첫 마라톤이라면 모든게 얼마나 중대하게 느껴지는지 어떻게 잊을 수 있냐고 대꾸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주 신속히 어쨌든 그 거리를 달리기로 결정했다. 나는 이미 훈련에서 최대 20 마일(32km)까지 달렸으며, 26.2마일(42.195km)을 달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었다. 나는 대회 자선모금에 기부한 모든 친구와 동료들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다.

또한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마라톤이 취소된 시점에서 5건의 확진자가 확인되었으며 예정한 날짜에 36건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많은 지역이 봉쇄된 중국 본토를 방문한 적이 없다면 이곳 사람들은 검역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홍콩 건강 보호센터가 “가능한 한 집에 머물러라”고 하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모든 수영장과 공공 스포츠 센터는 문을 닫았지만 많은 체육관과 운동 공간은 비록 방문 인원은 얼마 없지만 열려 있다. 입구에서 체온을 체크하고 손과 장비를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한다. 적어도 요가 수업 하나만은 얼굴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했다.  하이킹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운동이다. 가파른 언덕과 산책로가 잘 연결되어 있어 홍콩은 하이킹에 매우 적합하다.

나는 GPS 러닝앱 Strava를 사용하여 나만의 마라톤 코스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42.195km 코스를 설계했다.  홍콩의 해안가를 따라 왕복으로 달릴 것인데 이 해안가는 편평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코스는 집 근처의 버거 비스트로 가까운 곳에서 끝난다. 취소된 마라톤의 희생자였던 두 명의 다른 주자도 나와 함께 했고, 한 사람은 풀코스를 달리고, 다른 한 사람은 하프 마라톤을 달리기로 했다.

다음 2주 동안 나는 훈련을 끝내고, 젤을 비축하고, 달리기 전 24시간 동안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 인터넷상의 복잡한 여러 정보를 독파하려고 노력했다.

레이스 데이가 시작되었다.  2월 9일은 화씨 50도(섭씨 10도)에서 홍콩 평년기온에 비해 차가웠지만 맑아 완벽한 달리기 조건이었다.

내가 설정한 Golden Bauhinia Square의 출발선까지 걸어가면서 얼굴에 수술용 마스크를 썼지만 일단 출발하자마자 버렸다.  달리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의문은 없었다. 코와 입 주위에 뜨겁고 답답한 공기주머니가 만들어져 걷는 동안에도 숨쉬기가 불편했다. 대중 교통과 붐비는 곳에서는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공원이나 바다 옆에 있는 보다 넓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 코스는 대체로 그런 곳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우리 셋은 시총이 아니라 작은 징을 치면서 출발했다.  공식 레이스 티셔츠는 없었지만 "홍콩을 생각하자"는 내가 지원하는 자선단체가 디자인한 나만의 비공식 버전과 '응원해주세요'라고 손으로 적은 번호표를 달았다.  

마라톤 당일에 많은 스태미너를 북돋아 준다고 하는 연도에 가득한 응원인파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규모의 친구들이 그들의 개를 동반하여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나타나 사인판을 들고 소리치며 응원해줘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거리는 처음에는 조용했지만 특히 코스 중간에 페리 부두 근처에서 점점 더 번화해졌다.  거기서 배에서 내리고 타는 승객들을 손을 흔들어주었다.  항구 공원에서 우리는 산책하는 가족, 운동하는 사람들 및 태극권을 연습하는 홍콩 노인들을 지나치며 달렸다.   "응원해주세요"라고 번호표 써서 달렸지만 소리를 지르며 응원해주는 시민들은 없었다.  어쩌면 메시지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읽지 못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달리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위생 문제로 보건 당국이 오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거리의 모든 분수대(급수대)에 검은 색 플라스틱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  물 공급을 해야했는데 이로 인해 아마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탈수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2월초 이래로 화장실 휴지 공급이 적어진다는 소문에 사재기가 촉발되고 실제 부족현상이 발생했지만 우리 코스에 있는 공중 화장실로는 확대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했다.

내 친구와 나는 마라톤을 함께 마쳤고 반짝이는 메달이 아니라 친구가 구운 쿠키를 리본으로 묶은 메달로 목을 장식했다.  그리고 우리의 전화 배터리가 23마일(37km) 부근 어딘가에서 죽어버림으로써 실제로 26.2 마일보다 길었는지, 짧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고통스럽고, 끝이없고, 활기찬 실제 마라톤처럼 느껴졌다.

Olivia Parker는 홍콩에 주재하는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의 편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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