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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9] 진주남강마라톤(2:36:39, 431)  
함찬일 2015-03-29 22:16:38, 조회 : 2,197,

이번 경기를 위한 여정은 지난 금요일 새벽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 5시 8분에 출발하여
메트로짐 헬스에서 3킬로를 아주 빡세게 달려주고 출근하려
옷을 입고 준비를 마친 후 밀에 올랐는데,
컨디션이 휴식 부족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1Km도 달리지 않고 중단한 후 출근을 하였습니다.

하루 근무를 마치고 울산행 일반고속버스를 타기 위하여 시간과 다툼을 벌입니다.
자리는 조금 불편하지만 경비를 조금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6시 30분에 있는 일반고속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울산에 가는 이유는 지난 3월 1일 울산마라톤 경기에서 한 사람을 만나기로 하였었는데,
머리가 하얗게 되도록 잊고 그냥 오는 바람에
저의 신용도가 땅 밑으로 추락하였기에
조금이라도 만회를 할 수 있을까 하여
사람을 만나러 가기 위해 울산에 겸사겸사해서 가며
10Km  경기 참가를 하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밤 10시 45분경에 울산신복로터리에서 하차하여
대로사우나에서 일박을 하였습니다.

28일 아침에는 울산에 사시는
이0무 선배님의 도움으로 경기장까지 편안히 이동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풀코스, 하푸코스 출발 이후에 10Km가 출발을 합니다.
순간에 초고수분들이 앞으로 튀어나가시네요.
저도 모처럼 10Km 경기 참가하는데
호흡을 거칠게 몰아쉬며 달리지만 역부족입니다.

10Km 경험이 부족한 저는 초반 오버페이스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잠시 속도를 늦추며 호흡을 정리합니다.

순간에 대한민국 여성 마스터즈 최고주자인 정0연씨가 추월해가며 화이팅을 외쳐주시네요.
정0연씨를 따라 달리며 속도를 유지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잠시 뒤에서 달립니다.

그러다가 좀 더 속도를 내며 앞서 나가 달려봅니다.
앞서 달리던 남자 주자 몇 명을 추월해 가며 달리는데,
5Km 갈림길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실수를 하여 그만 5Km 방향으로 길을 접어 들었습니다.
순간 어, 이게 아닌데 하며 방향을 되돌아 다시 달리니
정0연씨가 저 만치 앞서 달리네요.

한 동안 달려 남자 몇 주자를 추월해 달리니 아까 달리던 그 순위네요.
태화강변 경치 좋고, 공기 좋고 물 맑아 보여 좋은데
다만 가끔씩 모레길을 달리기도 하며,
마지막 골인을 얼마 앞두고 다리를 건너기 위해 달팽이 모양 경사로를 오르 내리는 곳에서
속도를 낼 수 없으니 시간이 좀 소요됩니다.

7위로 골인하며 기록은 35분 19초로 목표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지인분과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였습니다.

내일 경기가 있기에 울산에서 진주로 속히 이동하려
울산 신복로터리에서 진주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종점 울산에서 승객이 많이 타고 오는 바람에
3대씩이나 그냥 보내는 고생 끝에
4시 20분쯤에서야 진주행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리며 진을 빼고 피로가 많이 쌓이는 듯 하였습니다.
버스는 진주에 오후 6시 30분경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자금성 사우나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낮에 10Km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고
버스 정거장에서 진을 빼어 그런지
피곤하여 잠을 잘 잘 수 있었습니다.

아침 6시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진주 남강 경기장 둔치에는 오전 8시경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침 공기는 신선하고 좋았으며,
예상하건데 오늘 경기는 좀 더운 날씨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경기는 9시 30분에 시작되는데
풀코스이니 시간이 소요되고 그 동안에 해는 높이높이
기온도 덩달아 높이높이...

8시가 조금 지나면서 경기 참가자들이 모여 드릭 시작합니다.
8시경에 도착 한 것은 굉장히 일찍 도착한 것인가봅니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한 동안 시간을 보낸 후에야 경기 출발 시간이 임박해 오네요.

드디어 9시 30분이 되고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제게 조심스러운 날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주자들은 오늘 경기를 참가하지만,
저는 어제 10Km를 달리고 왔기에 조금은 남들보다 피로 누적이 되었을 것이기에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저보다 조금 늦다고 생각되는 주자를 찾아
한 동안 같이 달리며 저의 상태를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웬 일인지
출발하여 한 동안 달리기까지 장년부 주자들이 속도를 내지 않고 달립니다.
청년부는 참가자가 적고 경쟁도 별로 없어 벌써부터 뒤에서 천천히 달립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 선두에 노란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한 명의 주자가 있고,
그 뒤를 장년부 실질적인 선두권이 달리고 있습니다.
심0덕, 이0재, 박0현, 김0익씨
이 주자들 틈에서 저도 달립니다.

이렇게 달리기를 15킬로,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마라톤 경기는 오늘이 끝이 아닌데...

다음주부터 비중 있는 경기가 줄줄이 달려 있다는 것이죠.
해서 오늘 경기에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 경기들을 위한 훈련의 차원에서 오늘 경기가 중요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냥 이렇게 천천히 달리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경기에서 입상을 하고 안하고보다는
다음 경기를 위한 훈련 차원에서
좀더 속도감 있게 달리며 오늘 경기 승부수를 띄우기도 하고
훈련쪽에 역점을 두기로 하였습니다.

15Km 정확하게 지나는 지점에서부터
제가 앞서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안가서 앞서 달리던 노란 유니폼 주자를 추월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사실은 노란색 유니폼 주자를 뒤 따라 달리려 했는데, 발소리를 들으시고는
옆으로 피해 주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속도를 내며 달려 나갔습니다.

이때부터는 쫒기는 위치에서
동반주자 없이 홀로 달려야 했습니다.

반환점을 돌아서며 2위 주자를 바라보니 200여 m가 조금 안되는 거리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참 박빙의 경쟁에서 힘든 경기를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도차량을 따라 달리는 선두의 기분 좋음도 있지만,
쫒기는 피말림도 동시에 작용하네요.

경기중에 뒤 돌아보지 말자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하여 달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려지지 않네요.
간혹 뒤도 돌아보고,
또는 급수대를 지나치며 들려오는 응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2위 주자와의 거리를 가늠해 보기도 합니다.
1위가 안정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전혀 아니올시다 이네요.

제일 잘 달릴 수 있는 방법은 역시
호흡입니다.
호흡의 맥을 놓지지 않기 위해 열중하며
호흡에 맞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다행이도 속도의 기복 없이 잘 달려지는 것 같습니다.

오르막에 약한 저는
비록 오늘 경기 코스에 오르막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오르막을 만나면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오르막을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에너지를 비축하고
내리막을 만나 급경사를 지나쳐 완만 경사지를 달릴때에는
보폭을 최대한 넓히며 속도를 높혔습니다.

한 동안 여러 경기에 참가하면서 발 뒤굼치 물집이 잡히는 일이 없어서
뒤굼치 물집을 망각하고 경기 참가를 해 왔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 크게 언덕이 없다는 생각으로 운동화 깔창을 빼고 달렸습니다.
30여 Km를 달릴 때까지 괜찮았습니다.
아뿔사 잠시 망각하는 사이에 저의 고질병인 왼발 뒤굼치에 물집이 커다랗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뒤굼치에 충격이 심하게 가면 뒤굼치가 따끔거려 오네요.

순위 변동 없이 달리는 가운데
이제 남은 거리가 3Km가 되지 않네요.
뒤 돌아 보니
가까이에 2위 주자는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오늘 경기 수확은 좋겠다는 생각이 굳어지는 가운데,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이유?
경기는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다.
오늘 경기는 내일을 위한 최선의, 최상의 훈련이다.
골인을 하기까지 역주를 합니다.
골인 아치를 바라보면서도 더 세차게 달려 전진을 합니다.

아니 이게 웬일?
전방의 전광판 시계를 보니
38분이 아직 멀었습니다.
기록이 잘 나왔습니다.
오늘 주자들이 거리가 좀 짧았다고 합니다.

우승 인터뷰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로부터 시작된 매주 풀코스 경기 참가
테이프를 멋지게 끊었습니다.

오늘 경기에 참가하신 마스터즈마라토너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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