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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동계마라톤(2:48:18)

함찬일	2015-02-08 18:39:35, 조회 : 2,135,

오늘 경기는
참으로 걱정되는 경기입니다.
오늘 아침 최저기온의 영하 11도라니 말입니다.

오전 10시 출발이기에
집에서 늦으막한 시간에 일어나
여유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바람의 힘으로 남자 탈으실은 없네요.
집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않고 출발하였었더라면....?

나름대로 컨디션이 좋아서
오늘 경기에서는 우승을 도전하고 싶은 날입니다.
쌀쌀한 날씨로 시간이 임박하여 환복을 하고 출발 준비를 합니다.

친구 김0목씨의 지도로 스트레칭이 실시되고,
이 후 수원에 사시는 방0덕 형님의 사회로 진행된 카운트 다운과 출발...

너무 여유롭게 얼마를 달렸을까?
1.5Km쯤을 지날 때
벌써 선두와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출발하여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선두를 놓쳐 버린 것입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제간 순위싸움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밀려나 버린 것입니다.

같이 동반주를 하는 것은 가능하시만,
칼바람? 태풍? 이라 할 오늘 같은 바람의 영향하에 달리면서
조금의 거리를 줄이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2위 그룹과 함께 1차 반환점까지 달립니다.
2위 그룹은 속도가 상당히 늦습니다.
8Km를 달릴 때 하프코스 선두주자인 이0국씨가 추월해 쏜살같이 달립니다.
곧 이어 2위 김0건 젊은 피가 끓어 오르고요.
하프코스 2위 주자를 따라 달라볼까 생각하며 옆으로 튀어나가려는데,
공교롭게도 저의 달리는 위치가 같혀 있는 상황이라서
옆으로 나갈 틈을 얻지 못하였으며,
또 한 편으로는 하프코스 주자인데 따라가다가는 오버페이스겠지...

곧 이어 9Km를 지나 달리며 풀코스 정0근, 김0환 선두 주자가 1차 반환점을 돌아 오며 마주칩니다.
벌써 거리가 꽤나 멀어진 상황입니다.
그 후에 이0래 주자가 마주쳐 지나갑니다.

1차 반환점을 돌아서며 손0석 형님이 굉장한 속도로 질주해 나갑니다.
뒤에서 조금 따라가 보지만 이건 속도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멈춥니다.
그 뒤로 박0현씨가 따르다가 제가 속도를 조금 늦추자 저를 추월해 무서운 기세로 달립니다.
여기서 처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박0현씨를 따르는데,
곧 이어 이0훈씨가 세차가 달리며 추월해 나갑니다.
역시 이0훈씨를 따르는 것도 빠르다는 생각으로 박0현씨 뒤에서 달립니다.

랠리같은 경기가 이어집니다.
앞 주자와의 거리가 멀어지는가 싶으면 조금 가까워지기도 하고
둘 사이의 거리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래도 일정거리가 유지되며
달립니다.
시속 15Km로 달리는데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등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풍속이 얼마나 빠르기에 이 정도일까 달리며 생각해봅니다.
3위로 달리던 이0래 주자가 속도가 많이 떨어지며 계속 추월을 당합니다.
저도 14Km쯤에서 이0래 주자를 추월해 달리며 5위로 올라섭니다.
이0훈 주자를 2차 반환점을 지나며 추월해 갈 수 있었습니다.
2위 주자와의 거리가 비슷하게 달릴 쯤 그 앞 주자인 손0석  형님과는
좀 더 거리가 좁혀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4위로 달리며 앞 주자와의 거리를 가늠해 보니
이런 속도로 달린다면 38Km 지점에서 추월할 거라는 계산을 합니다.

그럼에도 알 수 없으니 좀 더 속도를 내어 달리게 됩니다.
열심히 따라 붙은 결과 손0석 형님을 10Km에서 따라 붙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잠시 같이 달리며 호흡을 안정시킨 후 다시 추월하여
이제 3위로 달립니다.

순위경쟁에서 앞서 달리는 것은 항상 위험하지만
남은 거리가 있으니
마지만 골인을 앞두고 벌이는 속도 경쟁보다는
지속주를 통한 안전한 거리 확보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역시 조금 뒤에 달리는 주자가 유리합니다.
골인전 6.6Km 한강변으로 나오는 코너를 돌며 뒤를 바라보니
바로 뒤에 형님이 따라오고 계시네요.

이 때부터 좀 더 속도를 내어 달리는데,
이제까지 힘들게만 달렸었는데,
보폭도 넓어지고 힘도 마구 솟구치네요.
곧 4위 주자와 많은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뭐 워낙에 바람이 세서 좋은 기록은 안 나오겠지만
좀 더 기록을 단축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립니다.
맞바람이 아니니 발 가는대로 편안하게 달릴 수 있어
열심히 달리다 보니
자아도취 상태, 무아지경?
뭐 이런 상태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는
스케처스 고런3를 신고 달렸는데,
지난 주 그렇게 고생을 하였던 물집으로 인한 고생은 흔적조차 없이
말끔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제 발이 오늘 너무 편안했습니다.

골인 300여 m를 남기고는 그야말로
기분에 날아가는 느낌으로 달린 것 같습니다.

드디어 방0덕 사회자의 3위 풀코스 주자 함찬일 선수가 들어오고 있다는 멘트가 나옵니다.
고 올 인...

시간을 확인해 보니
48분대라네요...

마라톤경력 14년에
오늘 같이 추운날 경험은 없었습니다.
굉장히 추운날 치룬 경기입니다.

이토록 추운날에 경기를 진행해주신 한국마라톤협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경기 치루시느라 굉장한 고생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오늘 경기에 참가하여 달리신 전국의 모든 달림이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빠른 회복으로 오늘 경기 후유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생활 하시기를 응원드립니다.

이 름

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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