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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그나마 잘 한 일-2025년 9월 4일에
이정범	2025-09-04 20:21:01, H : 1,976, V : 219

  오늘 하루 그나마 잘 한 일
    -2025년 9월 4일에

        이 정 범

2025년 9월 4일
실내기온이 섭씨 29.5도까지 올라간
오늘 하루 그나마 내가 잘 한 일

무엇보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만 틀어놓은 채
웃통 벗고 앉아서 시 세 편 쓰며
글쓰기 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그 다음으로는 새벽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려
야외 달리기를 포기하고
대신 아파트단지 내 헬스장에 가
그토록 싫어하는 트레드 밀에서
땀으로 러닝복을 흠뻑 적시며
10km를 달려준 것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나를 내 스스로 칭찬해 주기 위해
저녁식사에 반주로 막걸리 한 잔 마시며
아직도 여름 잔당이 게릴라처럼 남아
오는 가을과 간헐적으로 교전을 벌이고 있는
9월 초순 하루를 전쟁 중에서도 자축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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