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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얼마나 넘기 힘든 고개였으면
이정범	2024-12-02 05:03:00, H : 1,445, V : 15

  겨울이 얼마나 넘기 힘든 고개였으면

   1
겨울은 누구에게나 힘든 계절일 것이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빨리 늙어가는 노인들에게는
더욱 더

나이가 들수록
겨울이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추위를 느끼는 정도는 점점 심해진다

같은 기온이라도
작년에 체감했던 추위와
올해 체감하는 추위가 다르다

같은 온도에도
추위를 더 느끼는 그만큼
내 몸이 쇠약해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래서
그 어느 계절보다도
겨울이 오면
“내가 이렇게 속절없이 늙어가는구나” 하는 것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한겨울 야외 달리기를 계속하려면
같은 기온이라도
작년보다는 올해
방한이 되도록 옷을 더 따듯하게 입어야 한다

이번 겨울에는 아예
바람이 강하게 불고
체감온도가 한낮에도 영하 3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은
아파트 내 헬스장에서 트레드밀을 달린다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것은
몹시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일상생활의 건강과 활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달리는 행위는 계속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내 몸의 변화에 맞춰
운동하는 공간이나 방식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

   2
겨울이 얼마나 넘기 힘든 계절이었으면 越冬이라 했겠는가
사계절 중에 월越 자가 계절 앞에 붙는 것은 겨울밖에 없다
그 옛날 너무 배고프고 못 입고 가난해서 더욱 추위를 느꼈던 시절에
만들어진 말일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살았던 농촌에서는
가을 수확이 끝나자마자 겨울이 오기 전 늦가을부터
추운 겨울을 최대한 덜 춥게 하기 위해 땔감 준비도 하고
눈이 많이 내리면 집 앞 마당과 출입로에 쌓인 눈을 치울
싸리비와 넉가래 같은 제설도구도 준비하고
차가운 북서풍을 막기 위해 문풍지도 새로 바르고
월동 준비에 바빴다

그렇지만 지금의 도시 생활
특히 아파트에서는 겨울이 닥쳐도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다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냉 온수를 선택해 쓸 수 있고
집안도 얼마든지 따듯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지 나이가 든 세대에게는
날씨가 몹시 춥거나 눈이 많이 내리면
바깥 출입이 어려워져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생활에 힘들거나 불편한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하루에 어쩌다가 몇 번 들어가는 스마트폰 단체 대화방에는
이번 겨울 들어 유난히 이런저런 사진과 동영상과 글을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정년 퇴직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육 칠십대들이다

그 단톡방에 올리는 것들도
본인이 자기의 사는 모습이나 생각을 직접 드러내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창작물들을 여기저기서 퍼 나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그 내용들도 대부분 건강과 행복을 비는

무료하고 지루해지는 일상
한 해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몸
특히 겨울이면 짧은 해 부족한 햇빛과 흐린 날씨에
엄습하는 무기력감이나 우울을
그렇게 해서라도 견뎌보려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다

허약해지는 몸에다가
마음까지 공허해지면 더욱
남의 것에 의지해서라도
하루하루의 무료하고 무기력한 시간을 견뎌보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3
어쨌든 나 역시 겨울은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힘들어지고 싫어진다
그렇지만 아직은 겨울이 견디기 버거울 정도로
무섭거나 두려운 계절은 아니다

나 또한 겨울 하늘이 잿빛 구름으로 오랜 뒤덮이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질 때도 있지만
이미 내 몸에는, 그 우울이나 무기력보다 더 견디기 힘든
그 춥고 배고픈 겨울을 수없이 넘긴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더군다나 지금 나에게는
그 어떤 겨울도 충분히 물리칠만한
마라톤이란 강력한 무기도 있고
거기에 더하여 어느 정도의 건강만 유지된다면
죽을 때까지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글쓰기란 숙명적인 일거리도 있지 않은가

그에 더하여
하늘의 잿빛 구름도
그로 인한 내 마음의 우울도
거대한 자연이나 내 몸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금방 지나가리라는 것을
살 만큼 산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그 겨울 뒤에 오는 찬란한 봄을
우리가 인내하며 넘긴 겨울 만큼 누리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4
옛말에 苦盡甘來란 사자성어가 있다
쓰디쓴 괴로움이나 고통도 때가 되면 수명을 다하고
연이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달콤한 기쁨이 온다는 것을

모든 기쁨이나 즐거움이나 행복은 저절로 오는 법이 없다
누구나 누리고 싶은 그것들은
누가 빌어준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고
내가 지불하고 투자한 고통이나 괴로움이나 슬픔 뒤에 오는 보상이다

우리에게 힘든 시간이 와도
우리가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이 힘든 시간 뒤에는 최소한 힘들지 않은 시간이 온다는 것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을 유난히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런 자연이나 삶의 이치나 섭리를 앞세우고
이 힘든 계절을 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덜 힘들게 잘 넘기시길
(2024년 1월 8일)


Koonda (2024-12-02 23:19:28) 이정범님은 시인인가요? 마라톤 사이트에 이런 글들을 매번 올리는게 기쁘신가요? 운동정보 얻을려고 마온 오는 입장에서 매번 거슬리네요 무엇을 위해 이러시나요?


Koonda (2024-12-02 23:22:46) 몇년동안 글 올려주시는거 고맙다고 느꼈으나 언제부터인지 짜증남 읽혀지지도 않는글 미안하지만 여기선 조금 지양 부탁드립니다. 마라톤 정보를 위해 매번 들렀다가 올때마다 짜증이 나는것도 사실입니다.


글세요 (2024-12-02 23:47:22) 불편하면 안보면 될것인대 몇년간 고맙게 느꼇는대 지금은 짜증이 난다고 이렇게 글을 싸질르는 인간됨됨이가 참 못쓰겠내요 마라톤 정보는 위에 메뉴가 많은대 거기서 봐도 충분하다 봅니다 이정범님의 글을 보고 동감하는분도 있을것인대 이런글은 본인의 인격을 깍는 다는것도 아셔야 할겁니다 마라톤을 하시는분이 이렇게 속이 좁아서 쓰겠어요?


60대아줌 (2024-12-07 00:36:21) Koonda님, 익명게시판이라 느끼는 점을 솔직히 여과없이 쓰셨나본데, 그래도 님께서 쓰시라마시라 할 수는 없으실 것같습니다. 원글님 글이 좀 긴 편이라 저도 시간될 때만 읽게 되는데, 그래도 달리기와 글쓰기는 문무겸비같아서 본받고 싶습니다. 모쪼록 평안을 찾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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