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과 달리기는 비슷한 유산소 엔진을 공유하기 때문에 많은 엘리트 사이클리스트들이 사이클링에서 은퇴한 후 강력한 연령대의 러너로 전환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거 투르드프랑스의 영웅 암스트롱도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순조롭게 전향하는 것은 아니며, 투르 드 프랑스의 전설 마크 카벤디쉬(Mark Cavendish)도 그 사실을 어렵게 깨달았다. 2024 투르 드 프랑스를 끝으로 프로 사이클링에서 은퇴한 39세의 스프린트 아이콘은 러닝에 도전하고 있다.
카벤디쉬는 SNS에 하모니 무투엘 세미 드 파리 메달과 함께 셀카를 올렸고, 일부 팬과 팔로워들은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1.1km를 1시간 57분 08초로 완주하며 평균 5km당 5분 33초(마일당 8분 55초)의 기록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하프 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는 많은 아마추어 러너들에게는 훌륭한 기록이지만, 투르 드 프랑스 스테이지 35회 우승자인 그의 운동 경력을 고려할 때 체력 부족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가 뭔가 놓치고 있는 건가요? 나는 53살이고 쉽게 달릴 수 있다"며 ‘보통 사이클 선수들은 잘 달리는데... 이 경우는 정반대이군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존 0.5에 해당할 것이다."라고 또 다른 댓글은 농담을 던졌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와 한 판 붙어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캐번디시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같은 레이스에서 또 다른 투르 드 프랑스 스테이지 우승자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4번 스테이지 우승자이자 현재 프랑스 사이클링 국가 대표팀 감독인 토마스 보클러는 1시간 13분 21초로 남자 45-49세 그룹 4위, 전체 참가자 48,000명 중 179위를 기록했다. 카벤디쉬보다 6살 많은 보클러는 자신의 기록에 더욱 불을 지폈다.
투어에서 캐번디시는 지구력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맨스 미사일(Manx Missile)'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길고 힘든 업힐보다는 평탄하고 빠른 피니시를 지배하며 사이클링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프린터 중 한 명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그의 강점은 장거리 달리기에 필요한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이 아닌 순수한 스프린트 스테이지에서 발휘되었다. 달리기의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우사인 볼트 같은 선수가 마라톤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캐번디시를 옹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새로운 선수를 환영하지 않나요?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그의 기록을 폄하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는 스트라바에서 자신의 자전거 기록을 보고도 공개적으로 당신을 비난하지 않죠. 잘했어요, 캐번디쉬."라고 또 다른 댓글이 달렸다.
캐번디시의 하프 마라톤 1:57:08 기록은 당장은 완주 기록을 깨지 못할 수도 있지만, 첫 시도치고는 대단한 노력이며 특히 다른 종목에서 전환한 선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2025년 파리 마라톤을 위해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 캐번디시는 비판보다는 찬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