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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해  
번달사 조회 : 1,607, 추천 : 143


한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진다. 그 들녘에 승냥이처럼 선다. 빈 나무, 빈 뜰, 빈 터, 빈 숲, 빈 주로, 빈 가슴, 빈 손, 빈 공(空)에 빈 자(貧者)다. 빈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분다. 바람 소리가 지나간 시간들의 1년에 불과하지만 내 누추한 삶의 중력에 지나온 한 해 동안 덧칠된 회한의 무게가 또다시 커다랗게 자리 한다.

"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누구와 함께 달려온 것일까?"

주로에서 어깨를 나란히하며 흉허물없이 들어낸 구리빛 살갗을 마구 비빌 수 있고, 진정한 길 벗이 정녕 있었던 것인가? 생존을 위해 더 이상 발버둥치지 않고 간혹 휴식의 시간을 가져도 좋다할 수 있나. 그런 진부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지만 신통한 해답은 역시 찾아낼 수 없다.

길 섶의 사물들과 한 몸을 이루고 사계절 변화하며 손사례치듯 나뭇잎, 풀잎 들과 교감을 나눈다. 정신적 시련의 통과가 달리기의 육체적 시련속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지친 육신에 누군가가 옆에 있을 때 절망과 권태를 벗어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외롭지않고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

빈 주로에 채도 낮다. 햇볕이 마른 풀잎 위로 반짝이는 한 겨울 아침이 스산하다. 빈 나무가지에 아직 떨어지다만 나뭇잎 하나 달랑이며 나붓긴다. 초록의 윤기나고 번들거리던 여름을 잃고 누렇게 조락한 잎이 달렸다 떨어진다. 차가운 강바람에 저 나뭇잎 하나 떨어지면 한 해도 저물어간다.

빈 땅, 동토(凍土)의 강변을 쿵쾅쿵쾅 뒤뚱인다. 한 해의 끝자락 시간이 빠르다는걸 실감한다. 흔히 나이를 먹으면 왜(?)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하나 라고 물으면 혹자가 이 질문에 대해 인생을 강변(江邊)따라 달리기에 비유한것처럼 젊은 시절 한창 다리가 탱탱할 때는 강물보다 더 빨리 달리며 깔깔거렸다. 하지만 숱한 세월의 이슬에 젖고, 오금이 저려오며 강물보다 더 빨리 달리기 힘드니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얼굴을 스치는 얄나한 바람 계산하지 않으며. 한 해도 계산하지 않으며. 다만 느낌이 있다. 코끝 맵도록 차고 달콤하도록 맑다. 그 공기가 한 해를 턴다. 빈 해 이지만 그럭저럭 유쾌하게 살아가는 공생의 길이다. "빈 해 라도 괜찮다."  달릴 때 시간이 아깝지 않다. "또 한생이 뽀얀 입김처런 공(空)속으로 사뭇없다."  빈 주로를 호호하하대는 뽀얀 입김이 공(空)을 안개처럼 채우듯 빈 골(骨)을 옹골차게하고, 내안의 짐승인 승냥이를 길들이기 때문이다.

피이에스 : 한 해 동안 소생의 빈 글을 보아주신 마온가족 및 달림이분들께 고마움을 전 합니다. 한 해의 끝트머리가 지나온 한 해의 시간보다 즐거웁고, 보람되며, 더 행복한 시간 되시길 기원 합니다.          

        

        





육공

어느새 중반이 되어 칠공을 ...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12.30
11:37:20




번달사

육공님 반갑습니다.
호의적인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 더욱 더 건강하세요
14.12.30
22:00:42




금오산1

좋은글 감사합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14.12.31
12:25:41




번달사

금오산님 안녕하세요.
더 나은, 발전하는 2015년 되세요
14.12.31
13:16:30



이 름
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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