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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이 개막해 선수들이 시상대 정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달을 향한 치열한 싸움의 이면에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각 기업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부활을 걸고 큰 무대에 도전한 기업의 궤적을 따라가 보았다.
일본 브랜드가 맛본 '바닥의 굴욕'
7월 26일 개회식 이후 약 2주 후, 파리 올림픽 대회 막바지에 열리는 남녀 마라톤은 올림픽에서도 손꼽히는 피날레 경기다. 이번 대회 코스는 기복이 심하고 고저차가 156m에 달해 '역대 최난관'으로 불리는 42.195km를 각국 대표 선수들이 달려야 한다.
경쟁하는 것은 비단 러너들 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특히 육상 장거리계에서는 선수들이 착용하는 신발의 성능에 따라 기록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달리기 붐 속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어떤 신발을 신었느냐에 따라 판매량도 크게 달라진다. 이런 치열한 경쟁의 장에 사활을 걸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 바로 아식스다.
과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다카하시 나오코, 노구치 미즈키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고, 세코 토시히코, 소노시게 타케시, 아리모리 유코 등 유명 러너들의 '발밑'을 지탱해온 일본 브랜드 아식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바닥'의 굴욕을 맛보았다. 그 앞에 선 것은 미국의 거대 스포츠 기업 나이키였다.
2017년 나이키가 개발한 고탄력, 두꺼운 밑창의 '카본화(줌 베이퍼 플라이 4%)'를 신은 정상급 선수들이 연이어 좋은 기록을 세웠고, 2018년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기존 기록을 1분 이상 단축한 2시간 1분 39초라는 경이로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슈퍼슈즈 효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상급 선수들이 너도나도 나이키 신발을 선택하게 된다. 장거리 육상 경기 중 하나인 하코네 역전에서도 아식스는 2019년 점유율 1위에서 밀려났고, 2021년에는 참가 선수의 95.7%가 나이키 신발을 신어 아식스는 '제로'가 되었다.
애초에 나이키는 1960년대에 아식스의 전신이자 창업자 기츠카 키하치로(鬼塚喜八郎)의 이름을 딴 '오니츠카 타이거'의 미국 대리점으로 설립되어 오니츠카로부터 신발 제조 노하우를 배우며 발전했다. 이렇게 '하청 판매점'이었던 나이키가 세계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신발의 성능에서도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출범한 'C 프로젝트'
설욕을 위해 2019년 11월 당시 사장인 히로타 야스히토(広田康人, 현 회장)가 사장 직속 'C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프로젝트 담당자의 설명이다.
“'C'는 정상을 의미하며, 창업자 기즈카 키하치로(鬼塚喜八郎)의 철학인 '정상작전(頂上作戦)'에서 유래했다. 말 그대로 정상=최고 선수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그들이 싸울 수 있는 신발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로, 상부에서는 '개발비용을 조금만 더 투자해도 괜찮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연구개발, 선수 지원, 생산, 마케팅 등 사내 각 부서에서 실력파 직원들을 모아 부서 간 협업을 통해 팀을 구성했다. 선수들과 직접 대면해 의견을 듣기 시작했지만, 그 길은 평탄치 않았다.
선수들로부터 “아식스 신발로는 더 이상 못 뛰겠다”는 목소리도 들려왔다고 한다.
“한 명, 또 한 명씩 선수들이 아식스를 떠나갔다. 한편 우리를 믿어주는 선수들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싸울 수 있는 신발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앞의 관계자)
선수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그 반응에 따라 밑창의 두께, 발가락 모양 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보통 2~3종류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이 10종류가 넘었다. 이때 떠오른 것은 '두 가지 방향성'이었다.
“피드백을 수집한 결과, 한 걸음당 보폭이 큰 '스트라이드 러닝'을 하는 러너는 두꺼운 밑창을 선호하고, 발의 회전 속도로 승부하는 '피치 러닝'을 하는 러너는 두꺼운 밑창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각각의 특성과 취향에 맞춰 두 종류의 아이템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앞의 관계자)
'메타 스피드'의 3세대 모델인 '스카이 파리', '엣지 파리'
그리고 2020년 가을의 런던 마라톤. 개발 중인 신발의 프로토타입을 신고 출전한 미국의 사라 홀이 2위를 차지해 “드디어 붙어볼만 한 신발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반응을 얻었다.”(앞의 관계자)고 한다. 아식스가 발을 지탱해준 홀은 2개월 후 37세의 나이로 자기 최고 기록을 크게 경신했다. 하코네 역전 대회에서 점유율 '제로'가 된 것은 바로 그 직후였지만, 반격의 준비는 이미 다 되어 있었다.

(메타 스피드 스카이 파리)
2021년 3월, 아식스는 '메타스피드 스카이'(스트라이드주법)와 '메타스피드 엣지'(피치주법)라는 두 가지 신제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올 봄, 드디어 '메타스피드'의 3세대 모델인 스트라이드 주법에 적합한 '스카이 파리'와 피치주법에 적합한 '엣지 파리'를 출시했다.
북미와 유럽 선수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으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도쿄 올림픽과 2022년 세계 육상 남자 마라톤 동메달을 획득한 바실 압디(벨기에 대표) 등이 아식스와 계약을 맺고 메달에 도전한다.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듯 보이지만, 아식스의 도전은 계속된다.
“C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선수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대회에서 달리는 모습을 마치 가족처럼 보게 된다. 큰 대회에서 아식스 선수들이 연단에 서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신발을 개발할 뿐이다.” (앞의 프로젝트 담당자)
과연 아식스는 시상대의 'C(정상)'에 설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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