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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발톱이 내게 말하는 것
이정범	2021-03-29 06:40:01, H : 6,317, V : 315

죽은 발톱이 내게 말하는 것

이 정 범

지금까지 20년 이상 마라톤을 해오며
그 어느 한 해도 엄지발톱이
한 번쯤 죽지 않은 적은 없었다

발톱 하나만 쳐도
내 몸에서
수십 번 삶과 죽음이
반복되거나 교차된 것이다

신기한 것은
발톱이 시커멓게 죽어갈 때마다
죽어가는 발톱을 밀어 올리며
새 발톱이 나온다는 것

죽은 발톱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죽어가는 발톱과 새로 탄생하는 발톱이
내 몸에서
사이좋게 동거한다는 것

죽어가는 사람과
태어나는 아기가
이 지구에
아름답게 동거하는 것처럼

그걸 보면
삶과 죽음은
철천지원수지간이 아니라
막역한 친구 사이거나
금슬 좋은 부부 사이라는 것

그걸 보면
살아있다고 모든 것이 살아있는 것은 아니고
죽었다고 모든 것이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것

수십 번 거듭 죽어나가고
수십 번 거듭 태어나는 발톱을 보면서
어찌 지금 이 삶이
단 한 번의 죽음으로 쉽게 끝날 수 있을까 하는 것


백오 (2021-03-30 13:37:11) 나도 오른쪽 엄지발톱이 항상 검게있다..... 자주 뛰다보니....뭐 어쩔수없지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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