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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는 생각보다 강하다
번달사	2014-12-16 12:19:29, H : 4,281, V :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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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핵전쟁이 일어난다해도 살아 남을 것은 바퀴벌레와 러너 뿐이다. 러너는 몸을 한계점에 이르게하고 바닥을 경험하므로 웬만한 좌절에 휘둘리지 않는다. 대회시 세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실패가 있어 자신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끈임없이 두두려도 소리가 나는 장구통을 씌운 쇠가죽같은 지구력과 스스로를 최악의 상태까지 끌고 내려가서 일어설 줄 아는 슬기와 지혜로움을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터득한다.

주로에 선 러너들은 어깨를 나란히하며 청년과 중 장년이 교감을 나눈다. 척척 달리는 젊은이들과 어울어지며 뒤따른다. 그 차이는 주로에 깔린 칩매트 한장 차이다. 중년에 들어 삶이 재미없어지는 이유도 도무지 흉낸 낼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얼굴이 자줏빛 생강처럼 달아오르고 피끗피끗한 상퇴의 뒤를 따르며 나도 젊은이라며 발맞추면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나와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과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삶이 지속적으로 창조적이 되게 이끌어 준다. 공(空)을 가르며 몸에 와 닿는 미풍(美風)을 느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즐거워진다.

요즈음처럼 년 말이 가까워지면 인간의 육체가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평소 둔감했던 인간의 영혼은 시침(時針)의 날카로움에 흠칫 놀라 새로운 삶의 자극을 느끼게 마련이다. 달리기로 청년과 장년이 조우할 수 있어 시침의 날카로움에서 다소 벗어나며 달리는 시간은 값비싼 시간으로 바꾸게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을 느끼는게 정설이다. 이 질문에 어느 심리학자는 인생을 강변(江邊)따라 달리기에 비유하는 답을 내놓았다. 철없고 한창 팔팔한 나이엔 누구나 천천히 흐르는 강물보다 더 빨리 달리며 깔깔거린다. 하지만 숱한 세월의 이슬에 젖어 머리가 하얘지면 강물보다 더 빨리 뛰기 힘드니,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렇듯 강물이 덧없는 세월의 진행을 보여준다.

러너는 다르다. 강물보다 빠르진 않더라도 뒤쳐지지는 않는다. 러너는 장구통에 매달린 쇠심줄같은 지구력이 있다. 지구의 중력에서 자유로웁게 공중부양한다. 몸이 땅에서 떨어져 있을 때 공중에 뜬 기분은 스릴과 쾌감을 준다. 러너에게만 주는 특권이다.

발의 관절이 최소한 60도 이상 배굴이 되어야 족저근막이 긴장한다. 족지골이 배굴됨에 따라 족저근막이 더욱 긴장되어 발전체를 둥굴게 만들며 이로 몸을 힘차게 앞으로 전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발의 추진 과정에서 발의 정점을 지나 다음 낙하하기 시작하여 낙하 직전에 대부분 수백만분의 몇 초간정지한다.이때 다리 근육들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축하면서 저항한다.

러너가 일정 속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그 속도에 도달하면 단지 앞쪽으로 낙하하면서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반복하기만 하면 속도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러너의 착지 시의 충격은 다리의 근육, 힘줄, 인대 등과 같은 몸의 물렁조직으로 전달되고 이 조직들을 진동시켜 공명을 일으키며(물렁조직의 공명주기는 초당 약 10~50회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용수철처럼 탄력을 주면서 지면에 닿을 때 충격을 줄여 주고 발돋음을 쉽게 해주는 구조물들이 있어 골(骨)이 옹골차지고 "러너는 강해진다."

인류는 혹독한 환경에서 진화해왔기 때문에 생존에 불필요한 기능을 유지하는 사치는 허용되지 않은 것이 다른 동물들과 차이를 둔다. 러너는 러닝머신의 혜택을 누린다. 마라톤에 도전하여 완주메달을 목에 건다. 강자가 완주하는 것이 아니라 완주하는 자가 강자라고 일컫는다. 병들거나 사고로인해 갈지라도 끝까지 살아낸 도전적인 인생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늘을 달리고 있는 러너가 알아야 한다. "도전하는 러너는 생각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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