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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글? (둘)
이정범	2014-05-19 05:02:01, H : 4,882, V : 277

           一切唯心造(1)
           -허접함에 대하여

                   이 정 범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어느 누가 내 글이 허접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났다
반드시 뿌린 대로 거두게 될 것이라고 속으로 그를 저주까지 했다

잠시 후 밖을 향한 분노의 화살은
방향을 180도로 바꿔 나 자신을 향했다. 생각할수록
허접하다는 말 한 마디에 흐려지고 거칠어진 내 마음이 한심했다
허접하다는 그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글만 허접한 것이 아니라 나도 허접했다

그런데 허접하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늘 아래 새로운 것 하나도 없듯이
하늘 아래 허접하지 않은 것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그가 내 글과 나를 똑바로 평가한 것인데
나는 당연한 사실을 아니라고 애써 부정하니
내 마음이 잠시 힘들어진 것이다

화는 억지로 가라앉힌다고 군말 없이 따를 순한 동물이 아니었다.
내 마음 속에 일어난 화를 연민과 사랑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나를 허접한 인간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내가 확 바뀌고
세상이 확 달라졌다

분노와 미움이 순식간에 감쪽같이 사라지고
마음이 거울처럼 고요해졌다
고요한 마음에 세상이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들어왔다
하늘 아래 허접하지 않은 것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늘 아래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
다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그 허접함 속에 아름다움과 위대함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아름다움과 위대함 속에 허접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삼 깨달았다

맨 처음에는 내 글을 모욕한 그가 야차같이 보였지만
나중에 내 스스로 나를 허접한 존재로 내려놓은 다음에는
그가 나를 일깨워준 천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른아침 (2014-05-19 06:42:41) 지나간 시간속의 나를 돌아보게 되는 글을 보게되네요. 성격이 급한놈인지라 화가 빨리나고 조금 지나면 또 누그러져서 후회하고... 근데, 화가 났다가 가라앉아도 마음이 거울처럼 고요해지는 경우는 드문것을 보면,,,역시 아직도 이 몸과 마음이 덜 자란 듯 합니다. 이른아침에 좋은글...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네번째 줄의 '반듯이'는 '반드시'의 오기 이겠지요^^)


주자 (2014-05-19 07:45:27) 작년의 오늘, 그러니까 2013 년 5 월 19 일에 했었던 당신의 고민은 무엇이었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고민, 괴로움, 화... 이런 것들은 1 년이면 절로 소멸되고 마는 겁니다. 반듯이...^^ (반드시의 오기입니다)


이정범 (2014-05-19 09:28:22) 지적 고맙습니다.^^ 바로 정정하곘습니다.


ㅊㅈㅅ (2014-05-19 11:25:36) 상대가 나를 자신의 기준에 빗대어 평가를 할 때 맞고 틀리고를 떠나 나는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결론을 내리며 상응한 반응을 합니다. 그도 나도 그 어느 누구도 완벽한 인간이 아닌 이상 내 생각만 맞다는 착각에서 많은 오류를 범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수준일겝니다. 독초를 가지고 명약을 만드는 지혜? 많은 노력과 시행 착오가 따름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스스로를 허접한 존재로 내려 놓고 마치 해탈하신 듯 평온하게 글을 옮겨 주신 님이 존경 스럽습니다. 잘못을 하고도 잘못인지 모르거나 잘못인지 알면서도 반복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은 세상. 님의 글을 보고 저도 반성 좀 해볼랍니다. 일전에 "배려"라는 댓글을 주신 님? 저는 그 분이 저의 어리석음 깨우쳐 준 천사님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이정범 (2014-05-19 12:06:51) 독초를 가지고 명약을 만드는 지혜? 압권의 문장입니다.^^


비고 (2014-05-20 11:58:58) 허접함. ㅈ ㄸ 아니다란 말인데요. 그냥그렇다는 말인데요. 그렇게 허접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신선한 글이라고 생각치도 않습니다. 인내하며 곧게 뻗은 나무처럼 가끔은 구부러진 가지처럼 그렇게 사신것처럼 느꼈습니다. 글이 허접하진 않으나 강함이나 신선함이 있었으면 합니다.


비고 (2014-05-20 12:12:37) 상대방이 나를 허접하다고 할때 그것은 상당한 공격입니다. 당연히 화가 납니다. 이때 나는 스스로를 판단합니다. 내가 허접한 가 아닌가를. 내가 허접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면 그땐 상대를 무시하거나 공격하게 됩니다. 허접하다는 결론을 갖게되면 수용하게 되죠. 허접하다 는 허름하다라는 대부분의 뜻에 잡스럽다는 뜻이 더해진 단어죠. 이 글을 보면 잡스럽진 않지만 허름한 면이 있습니다. 국민 전체를 보게 되면 99%의 사람이 허름한 면이 있습니다. 글이 색이 눈부시거나 빛이 강하지 않고 많이 보던 색에 예전부터 알고 있던 느낌때문에 필이 밋밋한 감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하시는 글을 통해 자기관리를 잘하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이런 자기관리능력은 대단하시네요. 우리나라 총인구의 10%도 안됩니다. 직장생활 30년을 하셨으면 그래도 직장의 신이셨네요.


내생각 (2014-05-20 14:58:16) 죄송하오나 제 생각에도 허접한 글로 보입니다. 글 내용이나 형식도 허접하지만 스스로 허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간에 이렇게 글을 올리는 행위가 더 허접하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글을 써야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글을 써 놓고 허접하다고 느껴지면 올리는 것을 주저하게 되거늘... 그래서 겸손으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비고 (2014-05-20 18:53:58) 위에 허접하다고 생각하는 분의 의견에서 공감력이 떨어집니다. 어떤 부분이 허접하다는 겁니까? 예를들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인생이 나무와 같다. 뭐 이런 표현이 허접하다 라든지, 뭐 이런 구체성이 부족합니다. 윗 분의 글을 보면 허접함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아니고 인신공격하는 투로 보입니다.


ㅋㅌㅋ (2014-05-20 19:10:07) zzz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


비만 런녀 (2014-05-20 19:37:15) 익명게시판이기에 자유롭게 적는 것은 자유이겠습니다마는, "비고"님, "내생각"님도 댓글을 상식적으로 달아주시면 더욱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생깁니다. 저 마라톤이 참 건전하고 거짓없는 성실한 운동같아 자주 이 게시판에 옵니다만, 경우없는 댓글들 볼 때면 마음이 아프고 마라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려고 할 정도입니다. 악플에 대한 통찰로 승화시킨 "이정범"님의 글에 다소 생각이 다르시면 아예 댓글을 달지말면 되지않을까요? 꼭 그렇게 초를 치셔야 속이 시원해지시는지요? 좀 아쉽습니다... 저 또한 두 분께 쓴소리를 적었다는 것에 스스로 유감스럽습니다만,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주로에선 즐겁게건강하게 달리시기도 기원합니다.


똑같아 (2014-05-21 07:06:18) 글이나 말은 누가 했느냐에 따라서 그 무게가 달라질 것입니다 비고님과 내생각님은 본 글을 쓰신분을 잘 아시는 것 같고 비만런녀님은 아예 모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만런녀님도 혜량을 원하기까지 하시면서 댓글을 왜 쓰셨을까요 그거는 상식이고 경우에 맞는 것일까요 익명의 게시판에 글을 쓸 때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 됩니다


프랫 (2014-05-21 09:39:52) 익명의 게시판이라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자세라... 그럼 누가 어떤 글을 쓰더라도 신경쓸 필요가 없는거 아닌가요.? 제 생각엔 비만런녀님 댓글은 상식에 맞는거 같고 똑같아님은 정작 그 모든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안되어 있는거 같습니다..


비고 (2014-05-21 21:56:58) 위에 댓글을 다신분들은 모두 자기 상식선에서 글을 썼습니다. 얼마만큼 받아들이냐는 각자에 달려 있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받아들 일 수 없는 거고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이겠죠. 인간은 모든 것을 다 잘하지 못하죠. 운동도 잘하는 종목이 다 다릅니다. 누군 단거리 , 누군 중거리, 누군 장거리, 누군 턱거리, 누군 뛰는 것보다 타는 거 좋아하고 ... 좋을 때로 각자 해석하면 됩니다. 그 결론도 각자의 몫입니다. 그런 결론을 통해서 하나의 인간으로 완성됩니다. 성숙의 완성도가 사람처럼 키만 멀때같이 클 수도 있고 , 옆으로 퍼지게 성숙도가 퍼질 수도 있고 알맞게 형성될 수도 있고, ...이런 결론의축적으로 조금씩 자신이 어떻게든 완성될 것입니다. 어떻게 완성되는지 아는 사람이 있고 어떻게 완성돼 가고 있는 지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20가지 아는 사람이 아무리떠들어도 10가지 가진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고로 토론이라는 것은 정말 힘든 것이고 뭘 논한다는 것의 결론은 다툼이 대부분입니다. 뭐 모르면 어떻습니까. 다 갈때가 되면 다 갑니다. 다 100년안에 갑니다. 그냥 자신의 생각대로 각자 살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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