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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은 자기자신과의 싸움?
이정범  2021-11-01 07:03:06, H : 3,848, V : 136


                      마라톤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

  내가 원체 싸우는 것을 싫어해서인지 싸운다는 말은 왠지 거칠고 사납게 들린다. 그런데 의미가 비슷한 말이지만 다툰다는 말은 물리적인 폭력은 배제되고, 그냥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티격태격한다는 말로 들리거나, 네가 옳으냐 내가 옳으냐, 네가 잘 났느냐 내가 잘 났느냐, 논쟁하거나, 옥신각신하거나, 경쟁하는 말로 들린다.

싸움이 뭔가 폭력적인 느낌을 준다면 다툼은 비폭력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싸운다는 말이 전쟁처럼 살벌한 느낌을 준다면, 다툰다는 말은 경쟁같이 좀 온화한 말로 들린다.

그래서 나는 싸운다는 말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증오한다. 아니 저주하는지도 모른다. 폭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이든 폭력을 휘두르는 자나 폭력을 당하는 자 모두를 망가뜨리는 행위이기 때문에....폭력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될, 일어나서는 안 될 인류 공동의 적이므로...

경쟁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본능이고 숙명인지도 모른다. 내 안에 잠재된 폭력적인 본능을 문화적인 장치에 의해 순화시키고 길들여놓은 것이 경쟁일 수도 있다. 경쟁은 문명의 발전, 역사의 발전, 내 삶의 발전이나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과도한 것이 아닌 한 경쟁은 삶을 역동적이게 하고, 삶을 새롭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싸움이 전쟁지향적이라면 경쟁은 평화지향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마라톤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이 그렇게 말하니까 무의식적으로 무심코 생각없이 따라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싸움을 은근히 즐기는 폭력적인 인간인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풀코스를 100회 이상 완주했지만, 달리는 동안 나 자신과 싸운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나 자신과 다툰다거나 경쟁한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힘들어하거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 하는 내 몸을 향해 “조금만 더 힘내라”고, “조금만 더 참으라”고, “그러면 곧 평화의 시간이 올 것이다”라고, 달래고 격려는 했어도, 힘들어하는 내 몸을 향해 사나운 채찍을 휘두른 적은 없다.

나는 내 몸을 싸움의 대상으로 여긴 적이 없다. 싸움은, 전쟁은, 패배한 어느 한쪽에 숱한 상처나 폐허를 남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기자신과 싸움에서 이기고 풀코스를 완주했다면, 패배한 자기자신은 숱한 상처와 페허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풀코스를 완주하고나면 우리의 몸이나 마음은 모두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달리는 동안의 고통은 온데 간 데 없고 순도 100%의 고요가 내 온몸을 휘감고 있다. 패배한 내 자신의 상처와 폐허에서 나올 수 있는 고요나 평화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승리한 몸과 마음에서 오는 고요함이고 평화다.

그것은 105리를 달리는 동안 내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전리품도 아니고, 내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도 아니고, 힘들어 하는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견디면서 같이 달렸기 때문에 얻은 것이다. 내게 풀코스를 달리는 것은 내 자신과의 싸움도 아니고, 내 자신과의 경쟁도 아니고, 단지 힘에 겨운 내 몸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나 정신력을 기르는 일이다.

개굴개굴
 (2021-11-01 10:34:52)

경쟁이란 말에 싸우다, 다투다는 의미가 있고, 다투다, 싸우다는 같은 뜻인데,
무슨 싸우다는 것은 싫고 다투다는 말은 꽨잖다는 것인가?
이자의 뇌피셜은 좀 기가 막히고 헛 웃음이 아니 나올 수가 없다.

마라톤 하는 사람의 격을 스스로 낮추는 글이니 만큼 남들이 볼까 두렵다..


개굴개굴
 (2021-11-01 11:00:31)

평화를 원하면 전쟁준비를 하라는 말이 있다.
평화는 그것을 지킬 능력이 있을 때 지켜지는 것이지,
말로만 평화, 평화 한다고 평화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망전필위(忘戰必危)라 했다. 미군은 Fight tonight 태세를 유지한다고 한다.
싸울 태세를 갖출 때, 스스로를 지킬 수가 있는 것이다.

제갈량은 촉을 지키기 위해 6출 기산을 감행했다.
싸우지 않고, 촉에만 머문다면 멸망을 피할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사를 희생하고 군량을 소모하면서, 군사력이 월등한
위와 전쟁을 벌였다.
제갈량이 승상으로 있을 때 만큼은 아무도 촉을 넘보지 못했다.

이 점이 내가 제갈량을 존경하는 이유다.


후암
 (2021-11-01 11:14:50)

싸우다와 다투다는 단어의 미묘함이 있습니다.
먼저 싸우다는 심각하고 격렬한 충동에 의해서 힘이나 무기가 주요 수단이 되는 것이고,
다투다는 일상적이고 가벼운 갈등으로 말이 주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싸우다는 정신적인 분투나 내면적 투쟁과 같은 추상적 차원까지도 아우르는 말입니다.
다투다는 개인들 사이에서 일시적인 사안을 놓고 벌어지는 시비와 갈등을 의미합니다.
이정범님의 글에서 싸우다와 다투다의 쓰임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내 자신과 싸우다"라고 하는데 이정범님의 글을 읽고 "내 자신과 다투다"라고 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무한한 우리말의 사용법을 일깨웠습니다.


개굴개굴
 (2021-11-01 11:35:30)

싸우다, 다투다는 의미가 차이는 있지만, 뜻이 통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싸운다는 말이 싫어, 다투다는 말을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누가 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피할 수 없을 때는 자존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워야지요.

싸움을 피하면 무시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잔략적 인내? 웃기는 소리입니다.

내글의 요지는 뜻이 통하는 말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쿸 별 의미없는
설풀이 할것이 아니라, 자존을 지키는 과감한 행동을 해야 할때는 해야 한다.
그것입니다.


하하하
 (2021-11-01 14:24:23)

고마합시다.....자기자신과의 싸움이란 인내하라는 얘기이죠......
마라톤42.195키로가 그만큼 힘드니 참아내고 인내하라는 얘기죠.....
더이상 없습니다.....


심리분석가
 (2021-11-01 14:51:33)

개국개굴
우선 이 분은 좀 나이가 있는 것 같군요
망전필위와 삼국지의 제갈량을 들먹이는 걸 보면
그런데 성질이 사나울 것 같아요
아니 성질이 더더운 분인지도 몰라요
쉽게 흥분하는 걸 보면
뭐 조금 아는 것 같기는 한데 설배운 것 같아요
이해력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독해력도 떨어지고
내면에 열등감도 상당한 것 같아요
특정인을 위해 쓴 글도 아닌데
함부로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보면
남에 대한 배려는커녕 너무 몰교양한 것 같아요
노년에 접어든 것 같은데 참으로 여생이 걱정되는 분이네요^^


비교분석가
 (2021-11-01 15:00:56)

개굴개굴님과 다르게
후암님은 성격이 차분한 분 같아요
같은 뜻의 말이라도
말이 표정이나 질감을 구분해내는 걸 보면
교양도 있어 보이시고
이해삼도 넓어보이시고
아무튼 성격이 온화하신 분 같아요
개굴개굴님과는 너무 비교가 될 정도로

개굴개굴님이 멍청하고 시끄럽기만 한 개구리라면
후암님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학이라 할 정도로^^


비교분석가
 (2021-11-01 19:13:38)

위 댓글
넷째 행
말이 표정이나 질감을
말의 표정이나 질감으로 정정합니다

급하게 쓰다보니^^


나감동
 (2021-11-04 12:53:41)

마라톤 온라인 게시판에서 달리기와 마라톤에 대한 이정범 선생님의 사색과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저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부디 사소한 댓글을 마음에 담아두시지 말기 바랍니다.게시판의 댓글도 싸워야 할 대상은 아니겠지요 ㅎ


이정범
 (2021-11-05 05:12:15)

고맙습니다
이 마온에 나감동님같은 분도 계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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