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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마조히즘
이정범	2014-09-15 05:41:55, H : 4,285, V : 133

     마라톤(51)
       -마조히즘

             이 정 범

마라토너는 마조히스트다.

그는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고
고통을 몸 안으로 불러들여
고통의 뜨거운 열기로 온 몸을 가동시켜,

삿된 욕심을 죽이고
참된 생각을 불러일으켜
참된 나로 돌아간다

본래의 나로 돌아가
세상에서 가장 지극한
法悅과 恍惚을 맛본다

그 주체적인 고통이
창조의 도가니이고
부활의 씨앗이며
기쁨의 샘물임을,

마라토너는
힘차게 달릴 때마다
체험하고
깨닫는다


공감 (2014-09-15 08:06:32) 공감하는 멋진 시입니다.~^^ 달리기 10년차로써 왜 오늘도 나는 달리는가? "나를 찾아 떠나는 움직이는 명상"이기에.....


이정범 (2014-09-15 08:35:16) 고맙습니다.^^ 공감님! 좋은 하루 즐거운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허허 (2014-09-15 09:13:43) 놀고 있구만! 맨날 연대별 등수 타령에 트로피가 지겹네 어쩌네 하면서 욕심을 줄이고?, 참된 생각?, 참된 나?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헛 웃음만 나오네 그랴. 또 이걸보고 비아냥 거린다고 역겹네 어쩌네 하겠지. 다 지가 뿌린 씨앗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참된 나 가 무었인지 글로서 흉내만 내내지말고 진정으로 깨닫기 바라오. 내가 무슨 이정범님에게 엄혹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때는 더러운 욕심을 다 들어내다가, 갑자기 마음을 비우네, 수양을하네, 참된 나가 어쩌네 하니, 사람이 일관성이 없다보여서 이리하는 것이니 너무 고깝게 생각지 마시길 바랍니다.


노성효 (2014-09-15 09:38:22) 준수한 마라톤 실력에다 시까지 쓰시다니... 대단합니다. 공감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들어가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힘~


이정범 (2014-09-15 09:45:01) 정말 놀고 있는 한심한 사람은 당신이군. 연대별 수상과 기왕이면 좀 더 괜찮은 트로피를 받고 싶은 욕망이 더러운 욕심인가? 당신한테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마라톤을 덜 지루하고 덜 힘들고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단일 뿐이네. 마음의 수양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 적은 추호도 없네. 또한 내 마음 속에는 악마에서부터 천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가 있지. 당신이 말하는 일관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하는 소리인가.


이정범 (2014-09-15 09:49:26) 노성효님! 격려와 칭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활기차고 즐거운 한 주가 되시기 바랍니다.


프랫 (2014-09-15 10:16:56) 정범님 좋은시 감사합니다.. 허허님.. 저도 주위평가가 성실하고 착하고 일관성 있다는 등 좋게들 보지요.. 하지만 저는 온갖 잡스런 생각과 욕심들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감춰두고 잘드러내지 않아 주위로부터 소위 번듯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저는 솔직하신 정범님이 정말 인간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정범 (2014-09-15 10:22:35) 고맙습니다.^^ 프랫님!


ㅊㅈㅅ (2014-09-15 11:38:39) 위에 "프랫"님의 지적에 제 가슴이 움찔합니다. 저 역시나 아주 비슷한 케이스라서 놀랍습니다. 노랫말에도 있지요? "내 속에 다양한 내가 너무 많다"고요. 더 사랑하지 못해 미칠 지경의 심정이 있는가하면 죽이지 못해 한이 맺힐 증오의 심정도 갖고 있습니다. 항상 선악이 내 맘 속에서 갈등하다가 어떻게 자주 어떤 심정으로 발현되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선악인을 평하겠지요. 자신의 내면을 진솔하게 내 보인다는 것! 가식들이 판치는 세상에 보기 드문 수양자들이라 생각합니다. 詩에 담긴 내용처럼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恍惚"한글이 어찌되지요?


서호소나무 (2014-09-15 12:33:26) 내자신에 잠재되어있는 지킬앤 하이드를 우리가 살아가는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고 인간의 수수께끼이기도 합니다.그러나 그러한 이중성의 취약점과 선의 지향성 때문에오늘을 살아가는 존재이유가 더욱 극명해지지 않을까요? 마온에서 항상 좋은 글과 시로 잠재된 아름다움과 살만한 인생의 기쁨을 일깨워 주시는 이정범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정범 (2014-09-15 15:33:04) ㅊㅈㅅ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한글로 표현해도 되는 단어를 어려운 한자로 써 놓아서..... 물으신 한자 단어는 '황홀'입니다.^^


이정범 (2014-09-15 15:36:46) 서호소나무님! 고맙습니다.^^ 과한 칭찬을 해주시니 오히려 제가 송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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