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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중 성폭행 서바이버 "내가 달리기를 계속하는 이유"
코스모  2021-10-26 16:41:53, H : 1,837, V : 95


다음은 10/25자 코스모폴리탄 잡지에 실린 달리기중 성폭행 피해자의 수기다.



성폭력과 성폭력을 이겨낸 생존자들은 그때부터 신체적인 것뿐 아니라 트라우마 등 정신적인 상처와의 오랜 싸움이 시작돼 고통을 헤아릴 수 없다.  우연한 상황에 피해 당시가 플래시백함으써 그중에는 매우 좋아했던 취미나 일과에 임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사람도 있다.

러닝 중 성폭력 피해를 당한 캣 크로퍼드 씨도 그중 한 명이다.  본 기사는 캣 본인이 말하는 성폭력 서바이버로서 달리기를 계속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새벽 전 러닝 중에...
(이야기: 캣 크로퍼드 씨 본인)

남자친구과 함께 뉴욕에서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로 이사 온 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로큰롤 하프마라톤에 출전할 준비를 하는 게 당시 일과였다.  샌프란시스코의 거리를 누비는 날들이 즐거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어느 날 저는 새벽 근무를 마치고 아침 4시 45분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로등이 있는 중심가의 달리기 코스로 향했다.  그 날은 10~12km 정도 달릴 예정이었다.

갑자기 덤불에서 칼을 든 남성이 뛰어나와 나에게 덮쳐 온 것은 3km 정도 달렸을 때의 일이었다.  그 순간에 느낀 것은 공포보다는 「이게 현실이야? 꿈을 꾸고 있냐고 하는 당혹감이었다.  왠지 「범죄 특수반」의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기시감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저를 힘으로 붙들고 입을 누르는 순간 꿈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나는 그때까지 자신이 강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칼을 든 남자에게 힘으로 이길 수 없어 차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차 안에 갇혔고 남자들에게 저항도 헛되이 습격당했다.  그 때는 이런 사태가 되기 전에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자책했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혼나겠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제가 착용하고 있던 애플워치로 긴급 신고를 시도했지만 그걸 눈치챈 남자는 초조해 했고 저를 더 세게 묶었다.  그 때 이전에 자주 보던 「범죄 특수반」의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강간등의 상해 사건의 대처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가해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상대와 "사람으로서 대화"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는 남자를 더 이상 흥분시키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저를 놓아주면 아무도 제가 없어진 걸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남자에게 나의 업무 시프트 스케줄을 알려주고 언제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제 남자친구이나 직장 동료가 걱정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호신용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가까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대로 남자에게 말을 걸면서 눈치 채지 못하도록 차 잠금을 풀고 서서히 문 쪽으로 몸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이때다 할 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습니다.

달려서 도망치고 있는데 아파트가 보였기 때문에 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낯선 사람의 집에 들어가는 것도 두렵기 때문에 주차장에 있는 차 뒤에 숨어 경찰과 남자친구에게 연락했다.  애플 워치의 위치 정보를 확인한 연인이 바로 데리러 왔고 곧 경찰도 도착했다.

'달리기는 평생 안 해'

경찰은 주변을 살펴봤지만 가해자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저는 병원에 가서 가해자를 특정하기 위한 증거 수집을 하는 '강간 키트' 검사를 하고 성병 예방약을 받았다.

가해자의 특징을 증언할 때 훨씬 더 기분이 나빠졌고 최악의 기분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해자의 차 냄새.헬스 가방에서 나는 땀 냄새와 데오드란트, 그리고 담배가 섞인 것 같은 냄새였다.  지금도 그와 비슷한 냄새를 맡으면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달리기를 할 때는 애플 워치로 항상 트래킹하고 있는데 습격당했을 때에는 달리던 페이스가 느려져 차에 끌려 들어갈 때까지의 저항이 지그재그로 표시되어 있어 생생했다.

사건이 일어나서 며칠 동안은 약 등의 영향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일을 쉬고 침실에 틀어박혀 지냈다.  그 때 일과였던 달리기를 일체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목표로 했던 대회에서 완주

어느 날 그가 침실로 들어와 내게 러닝화를 주면서 5분 뒤에 동네를 달리러 가자고 말을 걸어 주었다.  저는 시키는 대로 함께 10km 정도 달렸다.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계속 목표로 했던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권유해 준 덕분에 등을 떠밀려 달리기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 결과 그 사건의 3주간 후에는 대회에 출전했다.  무사히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가해자로부터 도망칠 때에 활약한 "내 다리"로 레이스를 끝까지 달릴 수 있던 것은 나를 한 걸음 앞으로 내민 것처럼 느꼈다.  그것이야말로 어떤 일이 있어도 나라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해갔다.

달리기를 재개하긴 했지만..

그 후 서해안에서 반대쪽으로 이사를 했는데 지금도 어둑어둑한 새벽이 두렵다.  평일에는 체육관에서 달리기를 마치고 주말에만 밝은 시간대에 밖을 달리도록 하고 있다.  호신을 위한 무기는 휴대하고 있지 않지만 달릴 때는 항상 스마트폰과 애플 워치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도 악몽이나 수면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지만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강함을 느낄 수 있어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를 계속 갖고 있다.

3월 4일은 '서바이버데이'

피해를 입은지 1년이 지난날 너무 감정적이 되어서 마치 제 마음속에서 폭풍이 일어나는것 같은 하루를 보냈다.  사건은 제 인생을 확 바꿔버린것 같고 그 사실이 너무 슬퍼서 어쩔 수 없었다.

그때 생각해낸 것이 아버지의 존재였다.  아버지는 11년 전에 생사를 방황하는 대형 사고를 만나 어려운 수술 끝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아버지는 매년 그날이 되면 "오늘은 아버지의 '생명의 날'이야"라고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런 아버지의 생각에 자극받아 저도 3월 4일을 미워하면서 인생을 보내는 게 아니라 서바이버데이(내가 살아남은 날)로 축복해 나가자고 생각하게 됐다.

매년 3월 4일은 일을 쉬고, 그 밖에 모든 해야 할 일에서 거리를 두는 날로 하고 있다.  그 날은 일단 달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고 네일샵과 마사지 예약, 그리고 그날 마지막는 꽃장식이 많이 장식된 케이크를 시켜서 'Happy Survivor Day'라고 데코레이션을 받는다.

저는 제 자유를 되찾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를 계속한다.  달리기는 저를 구해 주었고, 지금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해 준다.

마펜
 (2021-10-27 09:18:55)

이런 류의 기사는 왠지 읽는이로 하여금 우울하게 만드네요~
좀더 밝고 재미있는 기사를 발굴해주세요.^^


마라토너
 (2021-10-27 13:48:04)

마라톤은 지구력 달리기인 만큼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위기에서 일단 탈출할 수만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장거리 달리기로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영토가 넓지도 않고 인구는 높으니 저런 불상사를 당할 가능성은 낮겠죠.
하지만 우리도 새벽이나 밤늦게 인적이 드문 코스를 여성이 혼자서 달리는 일은 조심해야겠습니다.


참고로
 (2021-10-27 16:57:04)

이런 글도 올라와 특히 여성분들이 으슥한 곳이나 이른 아침에 달릴 때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실격
 (2021-10-27 22:37:19)

이런글 올리지말라.....너무 안타깝다.....내가 만일 당사자라면 울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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