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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지면 더 잘 달릴 수도 있다?
이정범  2021-08-23 09:50:29, H : 881, V : 20


       넘어지면 더 잘 달릴 수도 있다

2021년 8월 2일 오전 도쿄올림픽 여자 1,500m 예선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네델란드의 하산 선수가 400m 트랙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 놓았을 무렵
선두 그룹 맨 후미를 달리다가 바로 앞을 달리는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쓰러진 선수에 걸려서 같이 넘어졌는데 금방 일어나 폭풍 질주한 끝에
앞을 달리던 열 명의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하산 선수는 그날 저녁에 있었던 5,000m 결승에서 1등을 하여 금메달을 획득하고
그 4일 후 벌어진 1,500m 결승에서는 3위로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그 다음날에 벌어진 10,000m 결승에서는 또다시 1위를 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산 선수가 넘어지기 며칠 전에 나에게서 벌어진 일이다
이른 아침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에 녹초가 되어
창곡천 주로를 맥없이 달리다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넘어지는 순간 번쩍 정신이 나고
주변에 사람은 없었지만 창피하기도 하여 얼른 일어나
통증이 있는 부위로 시선을 돌리니 바른쪽 무릎과 팔꿈치가 까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달리는데 지장이 있을 만큼 큰 부상도 아니고
넘어지는 순간 저절로 覺醒도 되고
무엇보다 피를 보니 저절로 흥분이 되어 새로운 힘이 솟아났는지
나는 의외의 더욱 힘차고 빠른 속도로 목표한 거리의 조깅을 마칠 수 있었다

내가 넘어졌기 떼문에 하산 선수가 며칠 뒤에 넘어졌는지
그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나 하산 선수나 모두 넘어지며 적당한 충격을 받아
정신이 버쩍 나며 초능력이 발동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 같다

오래 달리다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평탄한 길을 별 부상이나 고통없이 순조롭게 달리는 사람보다는
거친 길을 달리다가 가끔 넘어지며 가벼운 부상도 당하고 고통을 겪은 자가
더 먼 길을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일도 달리는 일과 비슷하다
온실에서 곱게 자란 아이보다는
거친 벌판을 달리며 때로 넘어지고 피 흘리며 자란 아이가
더 먼 길을 더 힘차게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넘어질 일은 아니고
일부러 넘어질 사람도 없겠지만

좋아요
 (2021-08-23 11:33:12)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이네요.
더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모두들 좋은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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