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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십 가까운 나이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는?
이정범  2021-11-15 06:51:49, H : 1,107, V : 37


   팔십 가까운 나이에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그는?

그를 알게 된 지 4년 정도 되었다
그를 알게 된 것은 순전히 내가 마라톤을 해 온 덕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를 처음 만난 곳은 청량산 기슭 대원사 밑 어느 체육공원이었다

매년 4월 무렵부터 10월까지는 오전 5시 조금 넘어 달리기하러 집을 나와
그때그때 훈련 거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주말 장거리 훈련을 빼놓고는
대충 오전 7시 무렵이면 달리기를 마치고
그곳 체육공원에서 기구를 이용 몇 가지 근력운동을 하는데
그는 대부분 내가 운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나타나 운동을 시작한다
마치 임무교대라도 하듯이

특이한 것은
그는 체육공원에 있는 여러가지 운동기구 중 오로지 평행봉만 이용한다
나머지 운동은 맨몸체조나 스트레칭이 대부분이다
거기에다가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체육공원까지 왕복 2km 남짓의 창곡천 산책로를
느릿느릿하게 걸어서 왕복하는 것이, 그가 하고 있는 운동에 관하여 내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는 올해로 58년차에 접어든 연극배우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배우는 아니지만
그쪽 바닥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원로배우다
올해 우리 나이로 78세인데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그가 하고 있는 연극의 발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집에서 체육공원을 향해 걸을 때 흥에 겨워서인지
노래를 부르며 창곡천 상류길을 걸어오를 때도 있다

내가 그와 만나게 된 특별한 이유는 그곳 체육공원의 운동기구에 숨겨져 있다
위례신도시 내에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가까운 주변만 해도 체육공원이 여러 곳 있는데
내게 제일 필요한 운동기구인 철봉은 오로지 그곳 청량산 기슭 체육공원밖에 없었다
달기기 후 철봉에 매달려 그네 타듯이 몸을 앞 뒤로 힘차게 흔들어주는 것 만큼
달리기로 긴장되거나 뭉쳐진 허리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운동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철봉이 내게 그렇듯이 그에게도
그에게 꼭 필요한 평행봉 운동기구가 그곳 체육공원밖에 없었다
다른 체육공원에는 없는 철봉과 평행봉이 나와 그를 만나게 한 중매 역할을 해 준 셈이다

그는 내가 알기로 비나 눈이 내리는 험악한 날씨나 툭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침운동을 거르는 날이 없다. 그의 평행봉을 이용한 운동은
10대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의 나이가 올해 78세이니
60년 이상을 평행봉과 동거동락해 온 셈이다
그의 연극인생보다도 길고, 결혼생활보다도 긴 세월이다
팔십 가까운 나이에도 왕성하게 연극활동을 하고 있는 건강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그는 나이 사십이 넘어 결혼을 하였다. 마흔셋에 총각을 벗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부인과의 나이 차이가 열 살이 넘는다. 정확히 열세살 차이로 알고 있다
가끔 부인과 동행하여 체육공원에 오는 걸 보면 부부 금슬도 무척 좋은 것 같다

그의 이름은 오영수다. 藝名이다. 본명은 오세광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등장한 연극배우다
나이 팔십 가까이 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를 처음 만나고 며칠 후
그가 연극계의 원로배우라는 것은 일찌감치 알았지만
내 눈에는 범상하기보다는 평범하게 보였던 그가
최근에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을 알게 된 후 적지않게 놀랐다
평범 속에 비범함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삶은 참으로 알 수 없는 불가사의다
한 인간 속에 잠재된 비범함이
언제 어디서 어떤 계기로 드러나고 꽃 피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팔십에 가까운 그를 보라
그는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다
적어도 그에게 있어서는 공부와 수행은 끝이 없다
그는 지금도 앞으로 10년 이후를 내다보며 내공을 쌓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문득 한 시절 세계적인 첼로의 거장이었던 파블로 카잘스가 떠오른다
그는 생전에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 다섯 시간씩 첼로 연주 연습을 했다고 한다

누구나
무슨 일을 하든
하루하루 성심과 성의를 다하여 노력한다면
본인도 예기치 못한 보상이
언젠가는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大器晩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햇살
 (2021-11-19 10:30:47)

대단한 노익장 이십니다. 정말 존경 스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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