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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가는 남자도 얼마든지 더 멋있어질 수 있다
이정범  2024-05-07 07:15:07, H : 1,075, V : 3


  늙어가는 남자도 얼마든지 더 멋있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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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어느 날 오전 창곡천으로 달리러 나가는 길
가볍게 몸을 풀며 전원주택단지를 걸어가는데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하면서도 날씬한 몸매의 여인이
맞은편에서 경쾌하게 걸어오며 환하게 웃는다

한눈에 바라봐도
머리카락을 보면 70대 같은데
옷차림이며 몸매며 걸음걸이를 보면
잘 다듬고 가꾸어진 50대 여인 같다
거기에 환한 미소까지 지으니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진다

누구일까
그녀는 나를 금방 알아보는데
나는 그녀가 어서 본 것 같기는 한데
누구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저토록 멋진 여인을 금방 기억해내지 못하다니
이런 바보 멍청이가 있는가
마음속으로 ‘어어’ 하는 순간에
그냥 지나치고 만다

쫓아가서 “누구신지요” 물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어디까지나 생각뿐이었다
자존심 때문인지
용기가 부족해서인지
멀어지는 뒷모습을 한 번 뒤돌아보고는
내 갈 길을 갔다

내 아내한테는 미안한 고백이지만
달리는 와중에도
달린 후에도
생각은 온통 그 여인뿐이었다
도대체 누구이길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온통 그녀 생각으로 내 마음을 설레고 궁금하게 하는가

   2
며칠 후 그 여인이 누군지 정체가 밝혀졌다
먼저 만났던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어디 사시냐고 물으니
전원주택단지 서쪽편에 산다는 것이었다

아! 그제야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에
가끔 뵀던 분이다
그녀는 창곡천 일대에서 열심히 걷는 분이었고
저녁 식사 후 전원주택단지를 산책할 때
가끔 만나는 분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통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몇 년 만에 확 달라져 다시 만나니 내가 알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몇 년 전에는 내 또래나 나보다 몇 살 위로 보였는데
오히려 몇 년 전보다 훨씬 더 젊어진 것 같고
몸매도 더욱 날씬해진 것 같았다

내 주변에서 봐 오던 내 또래나 나보다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인 중에
이렇게 몇 년 만에 더욱 젊어 보이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 여인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했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누구나 똑같이 늙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이가 들어가도 오히려 더 젊어 보이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여인을 통해 실감하게 되었다

물론
그녀가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기 때문에
그녀가 더욱 젊어 보이고 아름다워 보였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누군가에게
그것도 우아한 여인으로부터
미소를 받아도 좋을 만큼 아직은
쓸모있는 존재이거나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나란 인간이
나의 달리기가
내 눈을 끌어당길 만큼 우하한 여인의 입에
눈부신 미소를 피울 수 있을 만큼
그럴듯하고 괜찮은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늙어가는 여인이 늙어지면서도
얼마든지 더 젊어 보이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늙어가는 남자 또한 늙어지면서도
얼마든지 더 젊어 보이고 멋있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마라토너
 (2024-05-07 09:58:04)

저 역시 만60세를 넘어서도 40대에 달리던 것과 체력적으로는 조금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날마다 기분좋게 달리고 있으니(물론 풀코스 기록면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요) 과연 몇살까지 이렇게 변함없이 즐거운 기분으로 달릴 수 있을까.....하고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달리기 뿐만아니라 전체적인 건강면에서도 영양제 한 알 먹지 않고 생명보험료나 병원비 지출 없이 몸 어느 곳 한군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꾸준한 달리기만한 운동이 이 세상에는 결코 없다고 스스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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