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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뒤애서 보면 30대 같아요!
이정범  2021-08-29 06:53:15, H : 1,205, V : 10


    오빠, 뒤에서 보면 30대 같아요!

2021년 8월 25일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생각만 해도 즐겁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가벼운 조깅을 끝내고 정리운동을 하는데
마스크를 써서 나이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지만
키가 크고 날씬한 몸매에다가 미모의 50대쯤으로 보이는 여인이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엄지척을 하며 묻는다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시느냐?”며
그동안 많이 궁금했다고 한다.

마스크로 얼굴이 상당 부분 가려지기는 했지만
눈매며 말하는 억양이며 묻는 얼굴에 드러난 표정을 보아하니
창곡천 일대에서 5년 반 동안 달린 내 모습을
꽤 오래(?) 관심있게 지켜본 여인인 것 같다.

그래서 “70인데요” 하고 대답하니
환한 웃음과 함께 나를 오빠라 호칭하며
“뒷 모습이 30대 같아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엄지척을 하며

오빠란 호칭과
30대 같다는 말에
나는 금방 가슴이 마구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떠나간  청춘이 돌아오가라도 한 것처럼


세상에 마라톤을 오래 하다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賞讚의 말을 들을 때가 다 있구나 하고
감격의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하긴 그동안 마라톤 훈련을 하며
처음 듣는 칭찬의 말은 아니었다

50대 초반에는 분당 율동호수 주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몇 명의 초등학생들로부터
“와, 이봉주다”라는 말도 들었고

60대 초반에는 역시 분당에 살 때
아파트 앞 소공원에서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할머니로부터
뒷 모습이 고등학생 같다는 말도 들었다

거의 10년을 주기로 있었던 일인데
자세히 분석해보면
운동 중이긴 하지만
타인에게 비춰진 내 이미지는
이봉주에서 고등학생으로
고등학생에서 30대로
꾸준히 변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 변화는 애석하게도 진화나 진보는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늙어온 퇴화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이에
비록 뒷 모습이나마 30대 같다는 말을 들었으니
20년이 넘게 마라톤을 해 오는 동안
최대한 노화를 늦추며
내 몸에서 젊음을 빼앗아가려 온갖 공격을 감행하는 세월로부터
나를 최대한 방어해낸 셈이다

무엇보다도 뒷 모습이 30대 같다는 말을
미모와 늘씬한 몸매를 함께 거느린 중년의 여인으로부터 들은 것은
내가 지금까지 들은 그 어떤 칭찬의 말보다도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너무 감동적이고 가슴 벅찬 일이었다.

내일부터는 그 여인으로 인하여
달리는 아침이 더 기다려지고
더 신이 나서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누구에게 일부러 잘 보이려고
타인을 의식하며 달린 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내일부터는 달리는 자세와 표정에
조금쯤은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달리는 아침에 그 여인을 만나는 날은
하루가 온통 즐거움으로 충만하고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2021-08-29 16:20:25)

앞에서 보아도 최소 20 년은 더
젊어 보이시고, 실제로 신체나이
역시도 그리 하시도록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이정범
 (2021-08-29 18:42:38)

고맙습니다.^^


ㅇㅎ
 (2021-08-29 23:50:19)

ㅇㅎ 그저 웃고 말지요..


금붕어
 (2021-08-30 02:41:10)

인간은 누구나 다 착각속에 살아간답니다.
하지만 남에게 해를 주지 않으면 그 착각은 자유인 것이고
그러한 자아만족이 본인의 정신 건강에도 이득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한수 배우고 갑니다^^


수달
 (2021-08-30 08:15:01)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좋은 말은 듣는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칭찬과 격려의 말로 차고 넘치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이 좋은 세상~
이 풍진 세상~~
에헤라디여~~~^^


송파러너
 (2021-08-31 05:18:17)

글쎄요


저도
 (2021-08-31 12:59:06)

저도 달리면서 한 10kg 정도 감량하니 보는 사람마다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그런 말은 더없이 "더 열심히 운동하자!" 라는 큰 동기부여가 되죠..멋지시네요^^


갑장님!
 (2021-09-01 12:32:40)

칠순나이에 뒷모습은 30대....젊은이처럼 질주하는 님의 투혼과 정신력
정말 대단합니다
홧팅!!


이정범
 (2021-09-01 13:53:42)

고맙습니다. 갑장님!
날씨가 선선해지니
달리는 것이 한결 가벼워지고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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