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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하게 시작한 5대륙 여행. 갑자기 알래스카에서 대낮에 노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3주 만에 캐나다 국경에 도착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은 국경이 아니라 그냥 미국(알래스카)을 빠져나온 것뿐이었다. 캐나다로 들어가려면 30km를 더 달려야 하는데, 이곳이 그 완충지대인 것 같다.
일본은 육로로 국경이 없으니 상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4시간을 달려서 드디어 캐나다 국경이다. 불친절한 입국 심사관에게 여권 검사, 지원 차량 등록 검사를 받고 무사히 캐나다에 입국했다. 이후 멕시코, 중미 등 9개의 국경을 넘나드는데, 나라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달라서 매번 힘들었다. 게다가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매번 진땀을 흘리면서 매번 3시간씩 걸렸다.
그런데 캐나다에 들어서니 풍경이 푸르른데다 나무 열매도 많이 자라기 때문인지 동물들을 자주 보게 된다. 거대한 뿔을 가진 무스, 그림책에서만 보던 그리즐리, 너무 귀여워서 힘이 빠지는 비버 등 등.... 특히 흑곰과의 만남이 많아 하루에 여러 마리를 만날 수도 있다. 위험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으면 곰이 도망가기도 한다. 달리다 보면 차에 치여 죽은 곰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인간을 경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 번은 1m 가까이 다가온 적이 있는데, 곰이 좋아하는 향기를 몸에서 뿜어낸 것일까?
자연과 동물이 풍요로워지면 인간도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마을이 발전한다. 하지만 광활한 땅이기 때문에 간장이 떨어져 이웃집에 가서 꾸려고 해도 차로 10분 정도 달려야 한다. 도중에 현지인을 만나 '야영을 하면 가엾다'며 집에 묵게 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다들 집터를 다 돌아본 적이 없다.
그런 일생일대의 만남을 경험하면서 캐나다도 남부로 접어들고, 드디어 발전된 마을과 도시를 지나 미국 본토로 들어간다. 이곳에 몇 번 왔던 터라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길을 지나고 싶어 북쪽 국경에서 남쪽 국경까지 트레일로 연결되는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CT)'을 통과했다. 거리는 4000km가 넘지만 산불과 통행금지를 피하느라 모든 구간을 트레일로 연결하지 못했다. 또한 1000km 떨어진 곳에서 트레일 레이스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코스를 변경해 레이스 전날에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출발선에서 이미 피로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100마일 레이스를 완주하고 5위라는 상도 덤까지 챙겼다. 왠지 모르게 완전히 엉망진창인 특이한 길로 접어들었다.
매일 70~80km를 달린 지 5개월이 지났다. 처음 1주일은 근육통이 있었지만,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해서 행동이 '습관화'되면 몸이 점차 익숙해져 계속 달릴 수 있게 된다. 물론 경기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회복에 대해서는 항상 의식하고 있다. 식사도 회복의 일환인데, 이 챌린지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식비를 아끼기 위해 일주일의 절반은 주로 인스턴트 라면으로 생활하고 있다.
다만, 길을 가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끔씩 음료수나 과일을 주기도 하고, 현금을 주시는 분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현금을 주기도 한다. 만약 내가 일본에서 차를 운전하고 있을 때 외국인이 지나가면 내가 무언가를 줄 수 있을까? 아니, 부끄러워서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텐데, 아마도 이런 점이 체면을 중시하는 일본인과 외국의 차이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는 반면, 경찰에 붙잡혀 수갑을 채워 구치소에 끌려갈 뻔한 적도 있고, 마치 좀비처럼 행동하는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곳에서 굴러다니는 주사기를 피하며 달리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36일 동안 약 6300km를 달린 신발. 도중에 두 번이나 교체했다고 한다.
어쨌든 출발한 지 9개월이 지난 2024년 3월, 1만4000km를 달려 중미의 마지막 국가인 파나마에 무사히 도착했다. 5대륙 중 단 하나만 끝났을 뿐이라 “야~!” 하고 쓰러지거나 감격에 겨워 울지 않고 안도의 한숨만 내쉬었다. 세계 여행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게임으로 치면 레벨 15 정도일 것이다.
아직은 더 험난한 환경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동기부여를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올리는 SNS 포스팅을 꼭 봐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길 바란다, 6월에는 다음 스테이지인 남미를 시작한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현재의 그의 도전은 진행중이고 진행 상황은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https://tabirun.run/world/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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