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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일본인의 서울마라톤 참가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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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0 09:16:03, H : 495, V :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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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앞으로 진행하다 보면 안내소와 아디다스 부스가 있다. 야외형 마라톤 엑스포의 느낌은 있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정작 중요한 참가자 접수처가 조금 헷갈렸지만, 인포메이션에 물어보아 알려주어 괜찮았다. 눈에 금방 띄지는 않았다. 참가자 접수처에서 미리 받은 메일을 출력한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 번호표 등이 들어있는 백을 가져다 준다. 참고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서 여권을 보여주었다. 백을 받고 명부에 사인을 하면 끝이다.
가방 안에는 선수용 번호표, 짐 보관 가방, 대회 안내 책자(거의 한국어로만 되어있음), 참가기념품인 티셔츠 같은 것 2장, 아미노바이탈 세트(개수가 많고 항상 마시는 것이라 고마웠다)와 함께 여러 가지가 들어있었다.
특별히 돌아다닐 만큼 부스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일찍 나왔다. 오늘 묵을 호텔로 가기로 했다. 마라톤 스타트 부근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지하철로 이동했다. 일찍 물품을 수령한 탓에 예정보다 일찍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물어보니 문제없이 체크인을 허락해 주었고, 14시대에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한숨 돌리고 오후 4시쯤 이른 저녁을 먹었다. 걸어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김밥집에서 김밥 2인분을 시켜서 배불리 먹었다. 카보로딩이다.
그리고 세븐일레븐에 내일 먹을 것을 사러 갔다. 보통 주먹밥을 팔고 있어서 일본에서 타 지역 대회에 나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주먹밥을 구입했다. 전날 마실 우유와 요구르트. 그리고 이번에는 경구보충액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게토레이도 구입하니 모두 합쳐서 1000엔 정도되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마라톤 당일 장비 준비를 하고, 마라톤 전날 해야 할 이것저것 마무리했다. 해외 대회이지만 대체로 일본에서의 지방 원정때와 같은 준비가 된 것 같다. 역시 이웃나라답다. 마라톤 복장은 지난주 베이후무 가사오카 마라톤 티셔츠 입고 달리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서울마라톤 당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시작했다. 이상한 꿈을 꾸고 일어났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기 힘들었다. 그런데 역시 한국의 호텔 난방은 바닥 난방이라 따뜻하다. 어젯밤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한 주먹밥을 간헐적으로 보충했다.
그리고 아침 6시에 호텔 체크아웃. 서울 마라톤은 편도라 짐을 출발지점에서 결승점까지 운반해 준다. 단, 물품보관 백이 워낙 작아 가지고 있는 모든 짐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해외의 수하물 보관소는 일본만큼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블라디보스톡 마라톤에서 짐을 던져놓고 1시간 이상 걸려 짐을 돌려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귀중품은 당연히 넣지 말고, 결승점에서 갈아입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옷 등을 가방에 넣는다. 최소한의 옷이라고는 하지만, 출발할 때 입었던 옷이라 이것마저 없어지면 귀국이 좀 곤란하다. 그땐 유니클로에서 옷을 구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외의 짐은 기본적으로 호텔에 맡기고, T-Money 카드(일본에서 말하는 Suica)는 달릴 때 휴대했다. 결승점에서 호텔로 돌아올 때 사용해야 하기때문이다.
종로3가역 부근의 숙소에서 출발지인 광화문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날씨가 흐려서 접이식 우산이 유용하게 쓰인다. 걸어서 약 16분, 6시 16분경 광화문 도착하니 이미 러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약간의 비가 흩뿌려서 몸치장이 조금 불편하지만, 지붕이 있는 곳(뭔가 유적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찾아 이곳에 자리를 잡고 몸치장을 한다. 참고로 탈의실도 따로 있었다.
오늘 서울의 기온은 6도 정도로 춥다. 이 후 기온이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다. 이번 겨울 마라톤 시즌에 처음으로 티셔츠 한 장이 아닌 속옷을 입고 달리기로 했다. 그 위에 쓰레기봉투 판초를 입고, 핫팩을 들고 준비 완료.
그리고 수하물 보관소. 안쪽에 작은 경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자기 블록의 알파벳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맡길 수 있는 듯하다. 44번으로 가서 맡겼다. 담당자가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제스처를 취하니 영어로 말을 건넨다. “한 번 맡기면 골인 지점까지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일본 대회와 같은 규칙이다. 일본과 조금 다른 점은 가방에 붙이는 것은 내 참가번호 스티커가 아니라 짐을 맡길 때 다시 번호를 부여받아 짐과 내 번호표 모두에 각각 붙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좀 걱정이다. 특히 비로 인해 번호표에 부착된 번호 스티커가 벗겨지면 짐을 찾을 수 없는 게 아닐까? 라는 불안감이 생긴다. 블라디보스톡 마라톤도 이 방식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스티커가 뚝뚝 떨어졌다(그래서 주머니에 넣어서 달렸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스티커 접착력 기술을 믿는다! (결과적으로는 벗겨지지 않았다.) 혹시나 벗겨졌을 때를 대비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도 해두었다.
그리고 화장실. 10분 정도 줄을 서서 화장실을 이용했다.
일본식 더러운 화장실이었다. 이를 보니 일본의 토일리트리는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한국인 러너가 말을 걸어와서 잠깐 대화를 나눴다.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쓰레기 버리는 곳도 제대로 있다. 참고로 출발 전에 위에 입고 있는 옷을 버리면 되는 모양이다.
시간은 아침 7시 전, 출발은 아침 8시라고 하니 이제 막 출발그룹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늘은 D블록. 위치상으로는 미국 대사관 근처였다. 이 시간대에는 아무도 줄을 서지 않고 블록 맨 앞에 설 수 있었다. 7시 20분 정도까지 줄을 서면 맨 앞에 서게 된다.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출발시간이 임박해와야 서둘러 모이는 것 같았다.
스포츠 DJ 같은 분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리는데, 전부 한국말이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아는 한국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정말', '사랑해요', '일본', 'TV가 고장 났는데요',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요' 정도밖에 모른다! 이웃 나라인데 언어력이 너무 부족해서 정말 죄송하다. 아, 뭔가 DJ가 중간에 준비운동 같은 것이 있었는데, 당연히 말을 알아듣지 못해 함께 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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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2025-03-20 10: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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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올려주길...바래요.....
내가 일본마라톤....출전할때랑 느낌이
비슷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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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공 (2025-03-20 16: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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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패니즈 한국에 왜 왔지?
ㅇ 야외형 마라톤 엑스포의 느낌은 있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눈에 금방 띄지는 않았다.
ㅇ 대회 안내 책자(거의 한국어로만 되어있음),
ㅇ 일본식 더러운 화장실이었다.
글에서 간간이 묻어 나오는 감정이 거의 부정적이다. 표현이 자세한 것을 보니 성격이 세심한 것 같다. 혹시 일본 마라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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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워 (2025-03-20 19: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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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마라톤대회는 큰규모의 풀코스대회도 부지기수로 많고
지방대회도 개최대회수준이 상당히 높고...풀코스 참가자수도 수천명은 거뜬히넘는다...
한마디로 참가비는 좀 비싸도....대회퀄리티는 보증한다...
저변도 엄청나고 러너들 열정도 대단하다...그러하니....최고의 세계적인 풀코스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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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공 (2025-03-20 19: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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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알고나 댓글 달어. 사람은 글의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글쓴이가 코리아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저런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문장은 담지 않을 것이다
당신 같으면 사랑하는 여자에게 편지를 쓸 때 그 동네 화장실은 더럽고, 마을 회관 같은 것은 좁고, 회관 간판은 잘 보이지도 않고 등등의 글을 쓰겠는가?
이슬람 같은데서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살인이 일어 난다. 특히 외국에 대해 글을 쓸데는 조심해서 쓰야 한다.
불만사항 같은 것은 주최 측에 메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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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공 (2025-03-20 20: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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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귀를 못 알아먹는군. 너는 누가 네집에 다녀가 놓고 그 집 참 어디가 지저분하더라는 말을 다른이를 통해 듣는다면 퍽도 기분 좋겠다.
위에 말했자나. 외국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조심해서 쓰야 하고. 불만 사항은 개인 메일로 하면 된다고. 심보가 꼬인 것은 너인 줄도 모르지?
특히 일본과는 역사적으로 구원이 있다. 너는 임진왜란 때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이 노예시장에 대량으로 팔려 노예값이 폭락한 것을 알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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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 (2025-03-20 20: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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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글이군요.
한국 사람이 서울 마라톤에 참가할 때 이 글을 참고해도 될 정도이네요.
다음 글이 보고 싶은 마음은 저 뿐만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3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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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공 (2025-03-20 20: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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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탕질은 네놈이 하고있지 않나? 뭐가 분탕질이냐?
그래 네놈 집에 다녀간 누가 네집 어디가 참 더럽더라 하면 기분 좋겠냐? 그거야.
사람의 도리란 굳이 안해도 될 말은 안하는 것이 기본이다. 분란이란 안해도 될 말을 해서 생기는 것이야.
니가 내게 감정이 있는 모양인데, 니가 분노해야할 방향은 안이 아니라 밖을 향해야 할것이다.
그런 분별력도 없느냐? 그저 나를 씹고 싶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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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아줌 (2025-03-20 2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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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D그룹이면 sub4인 주자인데, 참 꼼꼼하시네요. 1박 2일 마라톤 여행을 이리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억하여 빠짐없이 기록하셨는지... 책으로 1권쓰시겠어요...저도 3편이 기다려집니다. 저는 그간 많은 대회들을 다니면서도 대충대충 하고 말았는데, 다음부터는 꼼꼼히 살펴야겠습니다. 많이 배웁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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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아 (2025-04-01 14: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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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화장실은 간이식 푸세식 화장실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거 솔직히 안 더럽냐?
너는 거기에서 동싸면서 편안하디?
뭐가 우리나라를 험담한다고 댓글을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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