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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을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일도  
이정범 조회 : 1,028, 추천 : 9

                마라톤을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일도

역시 마라톤은 오래 하고 볼 일이다. 20년 가까이 마라톤을 하다 보니 훈련이나 경기 과정에서 이런 저런 흥미로운 일을 겪게 된다. 역으로 이런 흥미 때문에 마라톤을 오래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매일 매일의 달리기에 흥미나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면 어떻게 20년 가까이 마라톤을 할 수 있었겠는가.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매일 매일의 일과대로 오전 9시 무렵 창곡천과 휴먼링 일대에서 좀 빡센 훈련을 하고 있는데 중학교 고학년이나 고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일군의 남녀 학생들(?)을 만났다. 창곡천 주로를 몇 백 미터 무리를 지어 걷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족히 수백 명은 될 것 같았다.

이 곳 위례신도시에 이사 와 2년 반 이상 달리기를 해 오며, 가장 한적해야 할 시간대의 공간에서 수 백 명의 인파를 만난 것도 처음이거니와, 주부나 나이가 좀 든 어른들도 아닌 학생들을 만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었다. 걷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달리는 내가 더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학생들의 차림으로 보아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가는 것도 아니고 오전 9시 수업이 시작 되자마자 한 학년 전체가 산책을 하며 체육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늘 대체적으로 나이 든 어른들만 만나는 주로에서 수백 명의 중학생들을 만난 것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학생들의 이동경로를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은 십 몇 분 후였다. 휴먼링 남쪽 구간이라 할 수 있는 창곡천을 지나 휴먼링 전체구간을 빠른 속도로 2회전 할 요량으로 휴먼링 서쪽과 북쪽 구간을 지나 동쪽 구간을 5분의 2쯤 달리고 있는데 다시 학생들 중 선두그룹이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창곡천 첫 번째 만남에서 나이가 꽤나 있어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예사롭지 않게 달리는 나를 좀 신기한 눈초리로 바라보던 학생들의 조용한 시선은 두 번 째 만남에서 “와, 저 할아버지 잘 뛰시네.”하는 연이은 탄성으로 바뀌었다. 할아버지란 호칭 대신 아저씨란 호칭을 붙여주는 센스 있고 기특한 학생들도 여러 명 있었지만….

하긴 첫 번째 만남보다 두 번째 만남에서 학생들은 더 놀랐을 것 같다. 학생들이 1km 정도 이동하는 동안 나는 3.6km 정도를 달려왔으니…. 확실히 첫 번째 만남 때보다는 더 적극적이고도 대대적인 학생들의 반응에 고무되어 달리는 내 발걸음은 더욱 신이 나며 가속이 되었다. 신이 나면 더 빨리 달려도 별로 힘이 들지 않는 법.

학생들을 세 번째로 만난 것은 휴먼링 북쪽 구간 초입이었다. 그 제서야 학생들의 오늘 계획된 動線과 함께 어느 학교 학생인지 소상하게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의 오늘 미션은 4.6km 정도의 휴먼링을 한 바퀴 삥 도는 것이었고, 그들은 휴먼링 서쪽 구간에 인접한 위례 중앙중학교나 위례 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이었던 것이다.

세 번째 만남에서 학생들이 보인 반응은 두 번째보다 훨씬 뜨거웠다. 환호의 함성과 박수 소리는 더 커졌고 얼굴 전체, 몸 전체로 열광하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그런 모습은 그 긴 대열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학생들의 선두그룹에서 후미그룹까지 600m 이상 되는 구간을 정말 정신없이 달렸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더구나 20년 가까이 마라톤을 해오는 동안 이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혼자서…. 그것은 메이저급 마라톤대회에서 골인지점인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진입할 때 입구 연도에 늘어선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보다도 훨씬 대대적이고 열광적인 것이었다.

더구나 메이저마라톤대회도 아닌 조그마한 신도시 한 복판 한적한 주로에서 훈련을 하며 수 백 명(?)의 박수갈채와 환호의 함성을 혼자 받았으니,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그 순간만큼은 수 천 명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아카데미 식장에 깔린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무대로 향하는 세계적인 영화배우도 부럽지 않았다.






kk

생각만해도 감동입니다
그 느낌 알수있을듯 합니다 ㅎ
18.11.06
09:08:57




미남마라토너

저도 엇그제 jtbc 마라톤 뛰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학생들 무리를 지날 때마다 "와우, 아저씨 잘 생기셨어요"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아줌마들 무리를 지날 때도 "꺄악 ~~" 하면서 환호를 하더군요. 저처럼 너무 잘생겨도 피곤한 경우가 많습니다. 18.11.06
11:38:13




k

와~ 정말 멋진 달리기입니다 18.11.06
12:11:17




거짓말

두번째 댓글,
미남마라토너///
이제 꿈에서 깨어나세요.
18.11.06
16:36:53



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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