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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은 과연 자기자신과의 싸움일까?  
이정범 2018-02-12 08:38:52, 조회 : 640, 추천 : 18

                마라톤은 과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일까?

대다수의 러너들은 마라톤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 한다. 누가 맨 처음 이 말을 사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그는 미루어 짐작컨대 이런 경우를 빗대어 말했을 것으로 본다. 풀코스를 뛰다보면 경기 종반으로 갈수록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몸이 힘들어질 때가 많은데, 그 위기 상황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몸을 채찍질하며 달려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한 경우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나름대로 추측해본다.

여기서 싸움의 상대(객체)인 자기 자신은 포기하려는 나약한 나(에고)이고, 싸움의 주체는 강력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또 하나의 나(슈퍼에고)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싸움의 상대인 자기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가 하는 점이다. 몸은 아직도 특정부분이 특별하게 나빠진 것도 아니고 완주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 단순히 에너지고갈 현상이 오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인지, 아니면 신체 일부의 특별한 이상 현상과 함께 에너지 고갈 현상도 심각하게 겹친 것인지….

즉, 자기 자신이 처해 있는 피로 누적의 정도, 신체 일부의 異狀 정도를 스스로 직감적으로 파악했을 때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준이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란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만, 그 수준을 한참 벗어나 정신력으로 도저히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 몸은 결코 원천적으로 싸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싸움은 자기 자신에 대한 自害이고, 自爆이고, 自殺이기 때문이다.

설사 그 때의 자기 자신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그 무엇이라 하여도 포기하고(주저앉고) 싶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행위를 싸움이라 말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 그 때 그 행위에 대해서 정의한다면 힘들어하는 나를 달래고 격려하여 무사히 골인함으로서 몸과 마음이 같이 완주 후의 기쁨을 누리는 ‘내 자신과의 사랑’이라 표현하고 싶다. 즉, 마라톤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사랑인 것이다.

마라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란 이상한 주술에 걸려 많은 러너들이 훈련이나 경기에서 혹사당하고 부상당하며 쉽사리 마라톤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매일 부닥치는 현실에서 싸워야 할 외부의 힘겨운 적도 많은데 왜 자기가 건강과 행복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마라톤에서도 자기 자신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악착같이 싸워야 하는가.

현실에 상처받고 위축당한 자기 자신이 불쌍하지도 않고 가엾지도 않은가. 어떻게 상처받은 자기 자신이 위로와 격려의 대상이지 싸움의 대상인가. 마라톤은 자기 자신의 한계를 견디거나 극복하는 운동이고, 궁극적으로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운동이다. 마라톤은 그 어느 운동보다도 평화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공감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아주 좋은 말씀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오늘 글을 읽고 많이 깨닫고 뉘우쳤습니다.
저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8.02.12
17:07:47




하하하

난 풀마라톤 84번짼데....
뛰면서 서브4를 할라치면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라 느껴진다....
18.02.13
22:36:33




ㅊㅈㅅ

선배님 의견에 동의 합니다.
어제 새벽 동마대비 44Km 장거리주 했습니다.
마지막 5Km쯤 남겨 두고 너무 힘들어
멈추고 싶고, 걷고 싶은 충동과 맞닥드렸습니다.
선악을 떠나
완주 후의 성취감과 포기함에 따른 좌절감(?)을 놓고
잠시 고민했었지요.

벙거지 밑으로 뾰족히 매달린 땀고드름 두 개가
몸은 지쳐 있었지만 보기엔 참 좋았습니다^^~
18.02.14
13:35:40



이 름
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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