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없는 537키로
야밤에 차도는
하얀 실선이 소삽하다.
눈꺼풀 아래
선 잠 매달고
눈 반은 감고
반은 뜬다.
빛 살 트는
아침을 향해
그냥 달려
이지러 지고
구겨진 삶의
파편처럼
차 바퀴에서
돌이 튕겨도
뒤굽 닳은 신발이
멍에처럼 끈다.
손에 쥔 안내표시에 기대여
칠흙같은 어둠에 기대여
경계석에 엉덩이 기대여
코끝 달도록 냉한 공기에 기대여
그을린 구릿빛 어깨에 기대여
젖은 러닝복 남방염천에 기대여
풀잎의 둥근곡선에 기대여
데자뷰 현상에 기대여
풍찬노숙에 기대며
갈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댄다.
울트라는 소소한 일상의 기쁨은
길섶 사물들을 낯설게 보는 것
어제도 오늘도 거기 머문 세상을
낯선 눈으로 돌아보는 것
그 순간 풍요를 향해
가슴에 번호표 크기만큼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에 기댄다.
이러한 기대가 있어
그들은 포기하지 않었다.
부디 安樂한 길로 이어지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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